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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탱 달달한 독도새우…트럼프 만찬 오른 그 맛 여기 있소

울릉도 맛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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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나물·부지갱이 등 들어간
- 산채비빔밥엔 봄 내음이 가득

- 울릉도산 목초먹고 자란 약소
- 부드러운 육질 입에서 살살 녹아

- 식감 쫄깃하고 향 짙은 홍합밥

- 내장까지 넣은 전복죽 연상
- 따개비칼국수 ‘자연의 맛’ 인기

4월의 울릉도는 산나물 천국이다. 비탈에 일군 밭마다 명이나물과 부지갱이나물이 초록빛 물결을 일렁거리며 자라고 있다. 어느 식당에 가도 산나물 반찬이 인심 좋게 담겨 나온다. 울릉도에 대단히 기교가 뛰어난 향토음식은 없다. 그러나 척박한 환경을 이기고 청정 자연에서 자란 식재료는 어느 지역과 견주어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풍성하다. 땅과 바다에서 채취한 식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린 자연식이 울릉도 음식의 특징이다.

   
산채비빔밥
■울릉도 봄을 한입에 산채비빔밥

울릉도의 산나물은 눈이 많이 오는 섬 특유의 지질·기후와 맞물려 이른 봄 눈 속에서 싹을 틔우고 자라나 향이 아주 독특하다. 그 효능이 약초에 버금간다고 알려져 있다.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로 산나물 재배 1번지인 나리분지는 산채비빔밥 식당가로 유명하다. 나리분지 버스정류장 바로 옆에 있는 ‘늘푸른산장식당’은 커다란 벚나무 아래 야외 테이블이 운치를 더해준다.

늘푸른산장식당 산채비빔밥엔 삼나물, 전호, 미역취, 부지갱이가 참기름 냄새를 솔솔 풍기며 먹기 좋은 크기로 잘려져 있다. 흰 쌀밥과 고추장을 넣고 밥알이 부서지지 않게 젓가락으로 살살 비벼 먹으면 울릉도의 봄이 한꺼번에 입속으로 들어온다.

산채비빔밥과 뜨끈한 시락국만으로 한 그릇 뚝딱 해치울 수 있는데, 산나물 반찬까지 푸짐하게 딸려나온다. 부지갱이무침, 부지갱이절임, 명이절임, 명이김치에 울릉도 해녀가 바다에서 직접 채취한 자연산 미역을 볶은 반찬까지. 불러오는 배가 원망스럽다.

여러 명이 함께 갔다면 울릉도 더덕으로 만든 매콤한 더덕무침과 삼나물무침도 먹어보길 추천한다. 울릉도 더덕은 향이 은은하고 심이 없어 익히지 않고 생으로 먹어도 맛있다.

늘푸른산장식당=경북 울릉군 북면 나리1길 63의 2. 산채비빔밥 1만 원, 삼나물무침 2만 원, 더덕무침 2만 원.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항과 가까운 횟집에서 본 살아있는 독도새우. 주로 몸통은 회로 먹고 머리를 튀김으로 먹는다.
■트럼프 만찬상에 오른 독도새우

2017년 청와대가 트럼프 대통령 환영 만찬에 독도새우를 올려 화제가 된 이후부터 항상 그 맛이 궁금했다. 독도새우는 독도 주변에서 잡히는 새우를 통칭해서 부르는 말이다. 닭새우, 꽃새우, 도화새우 3종류를 모두 독도새우라 부른다. 트럼프 대통령 만찬에 오른 새우는 정확히 도화새우이다. 독도새우는 잡히는 양이 적어 울릉도 식당에서도 쉽게 볼 수 없다. 독도새우를 잡을 수 있는 선사는 단 2곳, 울릉도에서 독도새우를 파는 식당도 2곳뿐이다. 수심 200~300m 심해에서 잡아올리기 때문에 기상 여건이 나쁜 겨울에는 거의 조업을 못 한다.

봄에 찾은 울릉도에서 드디어 독도새우를 ‘영접’했다. 살아 꿈틀대는 독도새우가 얼음을 깐 대형 접시에 담겨 나왔다. 큰 개체는 어른 손바닥만 했다. 냉장도 냉동도 아닌 살아 있는 독도새우를 먹을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비치온회센터’ 대표는 “튀김을 해줄 수도 있지만 아깝다. 회로 먹으라”고 했다. 조리하지 않은 새우가 비리지 않을까 조금 염려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새우 회의 육질은 탱탱했고, 맛은 달았다. 초록빛 새우 알의 향긋하고 씁쓸한 맛도 별미였다. 남겨둔 새우 머리는 튀김으로 만들어준다. 갑각류의 향이 진하게 나는 바삭바삭한 새우 머리 튀김은 술안주로 더없이 좋다.

비치온회센터=울릉읍 울릉순환로 772. 독도새우 600g 9만 원, 800g 12만 원, 1㎏ 15만 원. 독도새우 튀김 4만 원.

   
약소구이
■약초 먹고 자란 울릉약소

울릉약소는 털색이 거뭇거뭇한 칡소로 멸종위기에 처했다가 복원사업을 거쳐 1998년 울릉약소라는 브랜드로 개발됐다. 울릉도에 자생하는 약초같은 목초를 먹여 사육하기에 약소란 이름이 붙었다. 섬바디(돼지풀)는 울릉도에만 서식하는 목초로 줄기를 쪼개어 보면 우유같이 뽀얀 진액이 흘러나온다. 약소가 가장 좋아하는 풀이다. 울릉도는 울릉약소 7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섬내 고깃집 어디서나 약소 고기를 즐길 수 있다.

‘울릉약소숯불가든’에서 약소구이를 주문하니 등심, 살치살, 갈빗살이 모둠으로 나왔다. 모든 부위에 하얀 지방이 촘촘하게 분포해 구웠을 때 육질이 무척 부드럽다. 소금을 뿌리지 않아도 고기 자체에 간이 삼삼하게 밴 것도 특이했다. 고기 쌈도 풍성하다. 상추는 기본이고 명이절임을 비롯해 3가지 산나물 절임이 나왔다. 산나물절임이 약소구이를 부르고, 약소구이가 산나물 절임을 부른다.

울릉약소숯불가든=울릉읍 울릉순환로 556번길. 약소구이 150g 2만5000원, 약소불고기 150g 2만1000원.

   
홍합밥
■홍합밥과 따개비칼국수

울릉도 전역에서 홍합밥 파는 식당을 쉽게 볼 수 있지만 ‘보배식당’은 특별하다. 보배식당은 1995년 울릉도에서 처음 홍합밥 판매를 시작했다. 울릉도와 독도 일대에서 잡은 자연산 홍합만을 사용하는 것이 ‘원조’의 꾸준한 인기 비결이다. 울릉도·독도홍합은 밥에 넣고 지었을 때 붉은색을 띄는 게 특징이며 식감이 쫄깃하고 향도 짙다. 다른 지역 홍합에 비해 가격이 배나 비싸 울릉도 식당에서도 먹기 힘들다.

보배식당에 들어가면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진동한다. 쌀에 홍합과 참기름을 넣고 밥을 짓기 때문에 식당에 참기름 향이 짙게 배어 있다. 홍합밥을 시키면 더덕, 도라지, 돌미역, 산나물 반찬이 나온다. 홍합밥에 한꺼번에 넣고 비비고 싶겠지만 잠시 숨을 돌리자. 울릉도 사람들은 홍합밥에 간장양념만 넣고 비빈 다음 반찬은 따로 먹는다. 홍합밥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서다.

딸려나온 미역국의 깊고 담백한 맛도 인상적이었다. 보배식당은 울릉도 사람들의 맛집이다. 항상 손님이 넘치니 반드시 예약을 하고 찾자. 대규모 단체 예약은 어렵다.

   
따개비칼국수
따개비칼국수도 울릉도의 별미다. 해안 바위에 집단으로 붙어 사는 따개비로 육수를 낸 칼국수다. 부산이나 제주도 등 다른 해안 지역에서는 맛 보기 어려운 울릉도 특유의 음식이다. 내장까지 넣은 전복죽이 연상되는 맛이다. ‘태양식당’은 본점의 인기에 힘입어 대구과 포항에 분점까지 낸 따개비칼국수 맛집이다.

보배식당=울릉읍 도동2길 50의 4. 홍합밥 1만5000원. 태양식당=서면 남양1리 619의 3. 따개비칼국수 1만1000원, 따개비죽 1만5000원.

글·사진=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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