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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화석은 아이들 ‘취향저격’, 쪽빛 남해에 어른은 ‘마음심쿵’

경남 고성 공룡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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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임머신 타고 백악기로

- 정문 입구부터 곳곳에 공룡 모형 즐비
- 실물 크기 화석·가상체험관 등 전시실
- 야외 테마파크 놀이기구에 재미 두 배

# 시리도록 푸른 남쪽 바다

- 야외전시장과 연결된 상족암 군립공원
- 남해안 푸른 물·아기자기 섬 풍경 압권
- 잘 조성된 해변산책로서 봄기운 만끽

아직 아침저녁으로 찬기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제법 봄기운이 완연하다. 한낮은 하루가 다르게 따뜻함을 더해가면서, 봄도 무르익어갈 것이다. 불청객인 미세먼지마저 사라진 따스한 봄날이라면 어디를 가더라도 집 밖을 나서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것이다. 그래도 이번 주말 나들이 장소로 어디를 택할지는 언제나 고민거리다.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모든 것이 그렇지만 나들이 장소 역시 ‘자녀 취향’에 맞출 수밖에 없다. 공룡은 대부분의 어린 자녀를 유인할 수 있는 확실한 아이템이다. 그림책이나 스마트폰에서 봤던 공룡의 실제 모형을 보러 가자고 하면 아이들은 두말없이 부모를 따라나설 것이다. 행선지는 경남 고성의 공룡박물관으로 결정했다. 그런데 박물관 투어 자체도 좋지만, 그 이상의 매력적 요소가 있다. 이맘때 고성 공룡박물관 여행은 전시물을 둘러보고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빼어난 절경의 남해안에서 봄을 마중하며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일정이다.

■다양한 체험에…야외전시장도

경남 고성군 하이면의 고성공룡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공룡전문박물관으로 여러 종류의 공룡 화석을 비롯해 공룡에 얽힌 모든 것으로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어린 아이와 공룡이 금세 친구가 된다. 사진은 고성공룡박물관 중앙에 실물 크기로 공룡 뼈를 재현해놓은 모습.
고성군 하이면 덕명마을 공룡박물관은 입구부터 온통 공룡 나라다. 정문 입구 광장 곳곳에 공룡 모형이다. 공룡이 살고 있던 시대에 온 듯하다. 어린아이들의 눈길을 순식간에 사로잡을 만하다. 다만 거대한 규모의 공룡탑은 보수 공사로 인해 가림막이 쳐져 있다. 박물관은 3층짜리 건물인데 정문 입구는 2층이다. 모두 다섯 개의 전시실을 갖추고 있다. 2층과 3층을 둘러보고 1층을 살펴본 후 같은 층의 후문으로 나가면 야외전시장이다. 1전시실은 실물 크기인 공룡골격화석과 부분골격화석, 공룡 계통도 등을 공룡에 관한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전시해놨다. 2전시실에서는 고성에서 발견된 공룡발자국의 종류와 형태, 크기 등을 관찰하며 당시 공룡의 생태를 추측할 수 있다. 3전시실은 공룡이 번성했던 백악기시대에 공룡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디오라마로 설치해 초식공룡과 육식공룡의 습성을 알 수 있다. 4전시실은 보고 듣고 만지는 체험을 통해 공룡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다. 5전시실은 각각 시대(선캄브리아대,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를 대표하는 화석을 전시해 고대의 지구 생물들을 화석으로 만나볼 수 있도록 전시해놨다. 박물관 중앙에는 커다란 몸집의 공룡 뼈를 그대로 재현해놨다.

아이들은 실물 크기인 티아노사우루스 공룡의 입 모양을 한 동굴 속으로 들어가 코뿔소를 닮은 트리케라톱스가 살아 움직이는 모습 앞에서 한참을 떠나지 못한다. 공룡이 뒤에서 쫓아오는 모습의 그림 앞에선 사진을 찍는 줄도 늘어서 있다. 가상체험관도 있다. 공룡박물관 로비, 전시실, 영상실, 야외를 사이버로 체험해볼 수 있다.

1층 후문 쪽으로 나오면 공룡 모양의 쿠키와 피자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별도의 체험관 건물이 있다. 이 체험을 위해서는 비용을 내야 하는데 피자 만들기의 경우 4인 가족 단위 기준으로 3만6000원이다. 야외 테마파크는 날씨만 좋다면 아이들이 뛰놀기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미끄럼틀을 비롯한 다양한 놀이기구가 모두 공룡 모양을 하고 있어 즐거움이 두 배다. 공룡 알 모형의 조형물도 인기 포토존이다. 벤치를 비롯한 다양한 조형물도 온통 공룡 모양이다. 사슴을 키우는 조그만 농장도 아이들에게 훌륭한 볼거리다. 편백나무숲도 같은 공간에 있다. 토피어리 공원과 미로 공원, 바닥분수 공원도 따뜻한 봄 햇살이 내려앉은 모습을 하고 있다. 공원에 심긴 매화나무의 꽃은 벌써 잎을 활짝 벌렸고, 동백꽃도 만개하기 일보 직전이다. 이렇게 박물관과 야외공원을 오가며 한참을 놀다 보면 금세 배가 고파온다. 박물관 주변은 식당가가 없다. 그 대신 박물관 야외 전시장 한쪽에 유일한 구내식당이 있다. 식당 내부뿐 아니라 외부에도 식탁이 마련돼 있어 야외 식사가 가능하다. 메뉴는 돈가스와 우동으로 단 두 가지다. 독점 체제라서 그럴까. 솔직히 돈가스와 우동 맛은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

수직절벽이 밥상다리 모양을 하고 있는 데서 이름 붙여진 상족암. 주변에서는 공룡발자국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해안을 산책하며 봄 만끽

공룡박물관 야외전시장에서는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상족암 군립공원과 연결된다. 박물관 입장권을 소지하고 있으면, 상족암 일대를 둘러보고 되돌아올 수 있다. 상족암 군립공원 일대는 실제 공룡이 산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1982년 국내 최초로 공룡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지역이다. 약 1억 년 전 형성된 중생대 백악기 지층으로 해안을 따라 약 4㎞에 걸쳐 다양한 공룡발자국 화석이 발견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공룡발자국 수만 2000개가 넘는다. 큰 발자국은 너비가 40~50㎝에 이를 정도다. 한려수도가 한눈에 들어오고 해면의 넓은 암반과 기암절벽이 어우러져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상족암은 ‘천혜의 석보’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 이 같은 학술적 경관적 보존가치가 인정돼 1983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상족암 군립공원은 상족암을 가운데 두고 양옆으로 펼쳐져 있다. 공룡박물관 문을 벗어나 상족암 쪽으로 내려서자 바닷물 냄새가 물씬하다. 고개를 드니 남해안의 푸른 물과 섬이 시야에 들어왔다. 상족암이란 이름이 궁금했다. 얼핏 코끼리 상(象)을 써서 코끼리 다리라는 뜻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알고 보니 밥상 다리 모양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상족 혹은 쌍족이라고도 부른다. 가까이에서 본 상족암은 얇은 시루떡을 층층이 쌓아올린 듯한 모습이었다. 상족암 아래쪽 바다와 접한 부분은 구멍이 동굴을 이루고 있는데,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해안은 대부분 꽤 널찍하고 평평한 암석 덩어리다. 바닥을 유심히 보면 군데군데 공룡 발자국이 눈에 띈다. 공룡 하나 없어도 공룡이 살았던 시대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 셈이다. 가까이서 보니 바닷물도 이물질 하나 없이 깨끗한 모습이다. 색깔도 푸르다 못해 시퍼렇다. 바닷물에서도 싱그러운 봄이 느껴진다. 가만히 잔잔한 파도소리를 듣다 보면 마음까지 저절로 평온해지는 듯하다. 해안을 따라 덱 형식의 산책로도 잘 조성돼 있다. 근처 경남청소년수련원을 거쳐 공룡박물관 정문으로 돌아오는 산책로도 조성돼 있다.


◆주변 가볼 만한 곳

- 조선 시대 불가 화원 양성소, 호국 정신 깃든 고찰 ‘운흥사’

신라시대 의상 대사가 창건한 운흥사.
고성군 하이면 와룡산 향로봉 중턱의 천년고찰 운흥사는 1300여 년 전 신라 문무왕 16년(676년) 의상 대사가 창건했다. 임진왜란 때 승병의 본거지로서 사명대사의 지휘 아래 6000여 명의 승병이 머물 정도로 규모가 컸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수륙양면 작전 논의차 세 번이나 이곳을 찾았다고 전해진다. 임진왜란 이후에는 불가의 화원 양성소로 큰 역할을 했는데 조선 시대의 불화 중 가장 많은 걸작품을 남긴 의겸 등을 배출했다.

현재의 절은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효종 2년(1651년)에 중창한 것이다. 현존 건물로는 대웅전 영산전 명부전 보광전 산신각이 있고, 이 중 대웅전은 경상남도유형문화재 제82호로 지정돼 있으며 대웅전 내에는 경상남도유형문화재 제61호인 괘불(掛佛)과 조선 후기에 제작한 경상남도유형문화재 제184호인 경판(經板) 등이 보관돼 있다. 대웅전 안에 모셔져 있는 삼존불상과 더불어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 ‘감로탱’인데, 의겸이 그린 것으로 보이며 당시 일반인들의 생활상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현재 보물로 지정된 괘불탱화를 비롯하여 대웅전 영산전 명부전 목조각상 경판 등 30여 점의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 임진왜란 때 가장 많은 승군이 죽은 날로 기록되는 음력 3월 3일이면 국난극복을 위해 왜적과 싸우다가 숨진 호국영령들을 위한 영산재가 열린다.

글·사진=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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