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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강현의 세계의 해양박물관 <5> 유럽 최대의 항구 로테르담의 해양박물관

네덜란드인 예술·실용적 철학… ‘선박 역사’ 탄탄한 콘텐츠로 담아내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3-13 18:51:58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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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현재 운송 관련 전시 주축
- 로비 벽면 빼곡히 채운 선박모형
- 동인도회사 지도첩도 볼 수 있어

- 야외에선 생생한 해저 가상체험
- 오래된 선박·크레인에 승선 가능

- 마약 문제 다룬 프로그램 운영
- 밀무역의 충격적 진실 등 보여줘
- 시민들에 사회적 병폐 경종 울려

풍차가 서 있는 델프트항(Delft haven)으로 갔다. 동인도회사가 있던 전통적인 델프트 항구. 제2차 세계대전의 피해를 덜 입은 곳이라 그런대로 옛 네덜란드 건물이 즐비하고 전통 선박이 정박해 있다. 로테르담으로 접어들자 도시 분위기가 확 바뀐다. 전혀 새로운 도시, 만들어진 도시다.

로테르담은 네덜란드 자위트홀란트주에 있는 유럽 최대의 무역항으로 유럽 1위다. 인구 60만 명의 네덜란드 제2 도시로 부속 항구 도시인 유로포트(Europort)가 있다. 접근성이 좋아서 일찍이 중개무역으로 경제적 부를 축적시켰다. 항구와 공업지대에서 일하는 38만5000명의 인구가 결합되어 큰 시너지 효과를 낸다. 통상 메이저 정유회사가 장기계약을 통해 확보한 석유를 현물로 거래하는 석유현물 거래시장이 로테르담에서 형성된다. 석유저장소, 석유회사 등 유관 기업들이 도시 주변에 포진해 있다.
로테르담해양박물관은 옥내 시설과 옥외로 구분되는데, 건축물 내부는 과거와 현재의 운송에 관한 전시가 주종을 이루고, 외부는 유서 깊은 배와 등대 등 특별한 컬렉션이 있다. 사진은 박물관 야외 전시장 모습.
■ 네덜란드인 철학이 곳곳에

로테르담은 지속 가능한 디자인 도시로 명성을 누린다. 전쟁의 파괴로부터 벗어났을 때, 그들은 무너진 성당을 재건하는 일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복고주의적 복원과 재건에 몰두하지 않았다. 그들의 선택은 대담하고 혁신적이었으며 미래적이었다. 큐빅하우스가 상징하듯이 독특한 현대건축을 선보였다.

로테르담해양박물관은 관광객 등으로 붐비는 로테르담 해양 구역의 에라스무스 다리 근처에 있다. 박물관은 대체로 옥내 시설과 옥외로 구분된다.

정방형의 지극히 가성비 높은 건축물 안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운송에 관한 전시가 주종을 이룬다. 박물관 외부에는 유서 깊은 배와 등대 등 특별한 컬렉션이 있다. 실용성이 강하면서도 예술성이 강한 네덜란드 사람들의 철학이 박물관 곳곳에 배어 있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로비의 벽면을 빼곡하게 채운 선박 모형을 보게 된다. 책꽂이처럼 아래부터 위까지 벽면 가득히 모형으로 채웠다. 네덜란드 선박의 역사, 즉 해양력의 증거다. 박물관은 대체로 선박과 항로, 물류 운송에 집중한다.

로테르담해양박물관 로비의 벽면이 선박 모형으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해양박물관의 명품은 25개의 독특한, 수세기에 걸쳐 모은 쇼케이스다. ‘메타로’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모형 배로 무려 6세기로 올라간다. 영국에서 소유하던 동인도회사의 명품 지도첩을 2006년에 수백만 달러에 구매해왔다. 네덜란드가 소장해온 유물뿐 아니라 해외에 산재된 유물을 사들여서 전시하는 중이다.

로테르담과 뉴욕을 오고간 증기선 회사의 콘텐츠가 전시된다. 많은 이가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동인도회사의 지도첩과 항로, 자신들이 지배했던 식민지에 포진된 자회사, 황금시대를 풍미하던 그림들, 선박 모형 등이 강조된다. 바타비야 즉 오늘날의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한 인도네시아 식민지에 관한 콘텐츠, 노예선의 도면 등을 통하여 제국과 식민의 바다를 소환하는 중이다.

박물관 야외활동은 바다에서 석유, 가스, 바람 에너지를 찾는 도전적인 검색 시스템으로 이루어진다. 3㎞ 수심의 바다에서 드릴러, 크레인 운전자, 풍력 터빈 전문가 및 헬리콥터 조종사가 어떻게 멋진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체험한다. 관람객은 조끼를 입고 헬멧을 쓰고 360도로 돌아가는 영상 필름을 통해 해상 구조물에 탑승한 느낌을 받는다. 배가 오가고 헬리콥터가 뜨고 내리며 각종 직업군의 해상활동을 통해 에너지원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체험한다. 리프트는 해저 3㎞ 깊이로 관람객을 안내하여 미래 바다 에너지원의 지속 가능성을 보여준다.

■ 아이들에 특별 프로그램 제공

박물관 건물 외부 전경.
로테르담해양박물관은 아이들에게 특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아이들은 친절한 교수의 안내를 따라서 항해에 나선다. 고기를 정렬하고 짐을 싣거나 내리고 목적지를 결정한다. 때로는 화재도 발생한다. 그런 방식으로 항구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일을 배우며, 내비게이션을 따라 자신의 장난감 같은 물건이 어떻게 로테르담 항구까지 운반되는지를 배운다.

박물관 항구에 정박한 유서 깊은 선박과 크레인에도 승선할 수 있다. 이 박물관 배들은 여전히 작동 중이다. 로테르담 항구가 도시의 중심이던 20세기 초반으로 관람객을 이끌고 간다. 배의 냄새를 맡고 비좁은 작업 환경을 경험하고 머리카락을 통하여 바람을 느낀다.

박물관은 ‘마약 다루기’같은 사회적 기능도 담당한다. 마약에 관한 전문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마약은 대부분 항구를 통하여 들어온다. 매년 250t의 코카인이 유럽에서 소비된다. 로테르담을 통해서 얼마나 들여오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밀무역은 보다 정교하며 냉혹한 반합법적 일이다.

관람객은 충격적 사실과 수치, 마약 거래의 영향에 직면하게 된다. 항구 직원, 세관원, 상인, 또는 판사로서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지 판단을 요구받는다. 항구를 통하여 유입되는 마약에 대한 시민적 판단을 요구하는 프로그램이다. 컨테이너를 통해 마약을 유통하는 대가로 3000유로를 받을 수 있다면…. 그 젊은 통관원에게는 큰돈이다.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이러한 범사회적 문제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17세기 과학자들은 동인도회사 선박의 도움을 받아 진정한 모험가로서 세상을 탐험했다. 인내심, 호기심과 욕구 덕분에 그들은 유럽인의 세계관을 바꾸었다. 대항해시대의 경험과 발견의 과학, 그리고 이러한 과학이 오늘날에 네덜란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박물관 전시물이 설명한다. 17세기 황금시대(Holidays Golden Age)에 네덜란드에서 아시아로 가는 선박 항해에 9개월여가 걸렸음을 주목한다. 유럽 최고의 항구인 이 도시를 정신적으로 지탱해준 에라스무스(Erasmus, 1469~1536) 다리가 근처에 서 있고, 시 청사에는 ‘해양법의 아버지’ 그로티우스(Hugo Grotius, 1583~1645)의 동상이 있음을 기억해두자. 국립해양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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