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부산의 백년가게를 찾아서 <1> 동래할매파전

“시증조할머니 조리법 그대로 … 70년간 기교 부린 적 없죠”

  • 국제신문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9-02-27 18:55:35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백년가게’는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면서 오래도록 고객의 사랑을 받은 음식점, 도·소매점을 발굴해 100년 이상 존속·성장하도록 지원하는 중소벤처기업청의 소상공인 육성 정책이다. 지난해 시작한 ‘백년가게’ 제도에 부산지역에서는 식당 6곳, 도·소매점 2곳이 선정됐다. 그중 인터뷰에 응한 식당 5곳을 찾아 롤러코스터 같은 경기 속에서 살아남아 30년 이상 꾸준히 사랑받은 비법을 물어본다.


- 부산의 싱싱한 해물과 쪽파에
- 찹쌀 멥쌀 쌀가루 반죽 부어
- 촉촉하고 부드럽게 구워낸 음식

- “바싹한 식감 선호 세태 알지만
- 4대째 지켜온 레시피 따라야”
- 대대로 내려오는 대표의 손맛
- 젊은 층·외국인까지 사로잡아

부산 동래구청 바로 옆에 있는 ‘동래할매파전’(051-552-0792)은 ‘노포(老鋪)’의 대명사다. 현 김정희(56) 대표의 시증조할머니(강매희)가 1940년대 동래시장에서 좌판을 펴고 동래파전을 팔기 시작했고 이후 시할머니(이윤선, 1986년 별세), 시어머니(김옥자, 1994년 별세), 현 대표까지 며느리로 4대째 이어지고 있다. 지금 자리로 옮긴 시기는 1960년대, 현 상호로 행정기관에 등록한 시점이 1975년이다. 워낙 오래된 식당이다 보니 초기 역사에 관한 명확한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이야기를 김 대표가 정리했다.

   
부산 동래구 복천동 동래할매파전 김정희 대표가 30년이 다 된 무쇠 팬에서 전통 방식대로 동래파전을 굽고 있다. 김종진 기자
동래할매파전은 부산식 파전의 성지다. 은근히 우려낸 진한 맛국물에 찹쌀, 멥쌀, 쌀가루 등을 넣어 만든 반죽을 쪽파 사이사이에 넣어가며 부쳐낸다. 부산 앞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해물이 풍성하게 들어가고, 부산에서 잘 자라는 쪽파가 만나 완벽한 궁합을 이룬다. 바싹바싹하지 않고 촉촉한 식감이 특징이다. 파전을 굽는 무쇠로 만든 둥근 팬도 사용한 지 벌써 30년이 다 됐다.

김 대표는 “빨간 머릿수건을 두르고 바쁘게 다니던 시어머니가 내 나이 서른한 살에 돌아가시고 식당을 물려받았다. 내가 개업한 식당이었으면 힘들 때 문을 닫아버렸겠지만, 손님과 우리 가족의 많은 이야기가 있는 장소라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했다.

그는 파전이 저잣거리 간편식, 가벼운 술안주로 취급받을 때 가장 속상하다. 김 대표는 “동래할매파전의 전성기가 지금이라 생각하는 이가 많겠지만 사실은 시할머니 대이다. 당시 동래파전은 손님께 대접하고, 중요한 날 먹는 귀한 음식이었다. 1980년대 파전 가격이 1만 원이 넘었다. 지금 파전 가격(中 3만 3000원)이 비싸다고 하시는 손님이 있지만 오히려 다른 음식에 비해 많이 오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개업한 지 1년도 안 돼 문을 닫는 식당이 줄을 잇는 가운데 4대째 식당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동래구청 옆에 있긴 하지만 대로에서 눈에 띄는 위치도 아니고 전용 주차장이 없어 불편하지만 꾸준히 손님이 찾아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대표는 ‘기교보다는 전통’ ‘직원과의 관계’ 두 가지를 꼽았다. 그는 “조리법에 변화를 주고 싶을 때가 있다. 재룟값이 오르면 다른 재료를 쓰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파전만큼은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 조리법을 그대로 지킨다. 시어머니가 그렇게 하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반찬이나 사이드 메뉴를 바꾸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한다”고 했다.

   
동래파전은 부산 특산물인 쪽파와 해물의 조화, 촉촉한 식감이 특징이다. 김종진 기자
요즘 사람들은 바싹한 식감을 좋아한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동래할매파전을 먹고 “좀 바싹하게 구워보는 것이 어떻나”고 제안한 손님도 꽤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반죽에 밀가루를 많이 넣으면 바싹하게 구울 수 있다. 그러나 윗대부터 내려오는 레시피를 따르면 찹쌀이 많이 들어가 그렇게 구울 수가 없다. 바싹 구우려면 떡처럼 된다. 식감에 대한 고민이 많았지만 결론적으로 전통을 지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직원들과 가족 같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동래할매파전이 70년을 이어온 비결 중 하나다. 김 대표는 “20년 넘게 일한 직원이 여러 명 있다”고 했다.

   
사진 속 할머니는 동래할매파전의 2대 사장이자 김 대표의 시할머니 고 이윤선 씨.
요즘 동래할매파전 고객에는 변화가 생겼다. 동래할매파전에 추억이 있는 장·노년층도 많이 오지만 SNS를 보고 찾아오는 젊은 손님도 많다. 외국 손님만 해도 예전에는 일본 단체 관광객이 많았지만 요즘은 자유여행을 오는 중국인이 많다. 김 대표는 “1남 2녀가 모두 각자 잘하는 분야에서 식당을 이어받으려고 공부하고 있다. 후대에는 전통을 지키되 젊은 감각에 맞게 변화하고 사업적으로 좀 더 확장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부산교통공사
우리은행

 많이 본 뉴스RSS

  1. 1시큰시큰 무릎 통증, 운동·줄기세포 치료로 초기에 잡으세요
  2. 2다저스 107년 최저 방어율 갈아치운 류현진
  3. 3월드컵 부진 비난 받은 김정민 “팬·동료 위로에 안정 찾았어요”
  4. 4기독교 애니메이션 영화 ‘천로역정’ 극장 개봉 호평
  5. 5“세계적 영향력 인정” BTS, 미국 라디오음악상
  6. 6관절·척추 전문서 전문센터형 지역 거점 종합병원 도약
  7. 7태광그룹 총수일가, 계열사에 김치·와인 강매
  8. 8이상헌의 부산 춤 이야기 <17> 안무가를 위한 옹호
  9. 9희수 넘어 귀향한 ‘동양의 모차르트’…피아니스트 한동일의 인생 연주
  10. 10‘농구 황제’ 꿈꾸던 우들랜드, 생애 첫 US오픈 제패
  1. 1여야 4당, 한국당 뺀 6월국회 소집요구…20일 개문발차
  2. 2윤석열 어록 “수사권 가지고 보복하면 깡패지 검사냐”
  3. 3이해찬 "참을만큼 참았다"…'6월국회 소집' 결의
  4. 4막말 논란 한선교 사무총창직 사퇴… 욕설·‘걸레질 등 잇단 막말 탓인가
  5. 5한선교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직 사퇴
  6. 6새 검찰총장 윤석열 지명…고검장 건너뛴 ‘파격’
  7. 7막말 논란 한국당 한선교 사무총장 사퇴
  8. 8부산 한국당 내년 총선 성적 ‘신주류 3인’ 협업에 달렸다
  9. 9청와대, 적폐 청산·검찰 개혁 가속 의지…검찰 인사태풍 예고
  10. 10소득주도성장위 “성과 내고 있다…정책기조 유지해야”
  1. 1태광그룹 총수일가, 계열사에 김치·와인 강매
  2. 2경남은행, 지역 자영업자에 광고·언론홍보 등 지원
  3. 3금융·증시 동향
  4. 4한은 기준금리 낮추기도 전에…은행권 예금이자 줄줄이 인하
  5. 5미중 마찰 장기화 땐 국적선사 실적악화 불가피
  6. 6주가지수- 2019년 6월 17일
  7. 7바다 위 ‘극지연구소’ 60여 종 첨단장비에 엄지척
  8. 8항운노조 비리고리 못 끊는 정부
  9. 9공항 앞 아시아 최고 항공산단…부산, 싱가포르를 배워라
  10. 10부산 카드 연체액 급증…1인당 290만 원 전국 최고
  1. 1이번주 전국 날씨 18~19일 비 소식, 주말도 흐려요
  2. 2로또 1등이었는데… 도둑으로 전락한 30대 경찰 붙잡혀
  3. 3홍콩 시위 이유 ‘홍콩 송환법’… 보류 결정, 시위대 요구 이어져
  4. 4윤석열 ‘검찰 내 최고자산가’… 재산 ‘검찰 평균 3배‘ 지적, 사실은
  5. 5文 대통령 차기 검찰총장에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지명
  6. 6로또 1등 당첨자가 도둑으로 전락하기까지 ‘딱 8개월’
  7. 7검찰 초대형 인사태풍 예고…검사장 절반 이상 교체될 듯
  8. 8방탄소년단 팬미팅 암표판매상 적발…"플미충 아웃"
  9. 9검찰총장 직행 '파격' 윤석열…소신·정면돌파 스타일 '강골'
  10. 10박남춘 시장 개선 약속…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어떤 사건
  1. 1이강인 “전세진 엄원상 형 누나들에 소개해주고 파”
  2. 2류현진 중계… ‘시즌 10승’ 난항, 6회 2실점 무자책
  3. 3U-20 국가대표팀 환영회 최민수 모델 뺨치는 외모
  4. 4류현진은 7이닝 비자책 호투에도…실책·시프트 불운
  5. 5‘10승 도전’ 류현진 중계 어디서? MBC스포츠플러스-네이버 스포츠-인터넷 MLB 코리아-아프리카TV
  6. 6다저스 107년 최저 방어율(개막 후 14경기 선발 기록) 갈아치운 류현진
  7. 7U-20 월드컵 준우승 태극전사, 팬들 환호 속 귀국 "감사합니다!"
  8. 8U-20 월드컵 태극전사들의 유쾌한 환영식…'즉석 헹가래'
  9. 9월드컵 부진 비난 받은 김정민 “팬·동료 위로에 안정 찾았어요”
  10. 10이승엽기 리틀야구대회 22일 개막
롯데자이언츠 스프링캠프
‘롯데 5선발’ 노리는 김건국, 첫 실전 7실점 쓰라린 경험
롯데자이언츠 스프링캠프
한 점 짜내기 야구…손아섭 ‘팀배팅’ 총대 메다
  • 부산관광영상전국공모전
  • 시민초청강연
  • 번더플로우 조이 오브 댄싱
  • 낙동강수필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