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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군무 보고, 온천욕 즐기고…겨울여행 묘미 가까이 있네

창원 주남저수지·마금산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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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배후 습지 주남저수지

- 갈대 사이로 인공 제방 거닐다
- 군데군데 설치된 망원경으로
- 분주한 고니·기러기 자맥질 감상
- 운 좋으면 비상하는 새 무리도
- 매일 3회 탐조여행 가이드 진행

# 보양온천 인정받은 마금산온천

- 소금 성분이 있는 식염천으로
- 혈관 넓히고 체온 높이는 효과
- 숙박 업소 등 10여 곳 온천 운영
- 천마산 산행 후 피로 풀기 좋아

추운 겨울엔 역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는 온천여행이 최고다. 드넓은 물 위를 한가롭게 노는 수많은 철새떼를 보며 오히려 겨울 추위를 즐겨야 제 맛이다. 온천 목욕과 철새 구경을 함께할 수 있는 곳이 있다. 경남 창원의 마금산온천과 주남저수지를 찾으면 된다. 두 지역은 승용차로 5분 정도 거리로 지척에 있다. 온천욕을 즐긴 다음 철새 구경에 나서도 좋고, 철새들을 만나고 난 뒤 온천에서 몸을 녹여도 된다.
드넓게 펼쳐진 경남 창원시 동읍 주남저수지에서 한가롭게 노닐고 있는 겨울 철새들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대표적인 철새도래지 주남저수지에서는 요즘 천연기념물 재두루미를 비롯해 황새 큰고니 등 1만5000여 마리의 철새들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철새 구경에 겨울 추위도 저만치

주남저수지에서는 입구에 위치한 생태학습관과 람사르문화관을 먼저 들러 ‘예습’을 하는 게 좋다. 창원에서개최된 람사르총회를 기념해 지은 람사르문화관에서는 습지 생명을 보존하는 람사르협약 의미와 주남저수지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람사르문화관 2층에는 주남저수지 일대가 한꺼번에 눈에 들어오는 에코전망대도 있다. 생태학습관에서는 주남저수지의 사계절을 그림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생태학습관을 나와 제방으로 올라서면 조금 전 그림으로 봤던 장면이 실제 눈앞에 펼쳐진다. 제방과 저수지 갈대밭 사이에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목재 펜스가 쳐져 있고, 펜스는 저수지쪽 조망을 방해하지 않도록 만들어졌다. 군데군데 관광객들이 볼 수 있는 망원경도 있다. 평일인데도 꽤 많은 관광객이 제방을 거닐고 있어, 주남저수지의 명성을 실감케 했다. 주남저수지는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된 낙동강의 배후 습지였다. 지금 서 있는 인공 제방이 들어서기 전에는 ‘갈대의 나라’라 불릴 정도로 황량한 들판이었다.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농경지를 개간하면서 홍수 방지와 농지 공급을 목적으로 9km(전체 둘레는 26㎞)에 이르는 제방을 쌓으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주남저수지는 사실 3개의 저수지를 합쳐서 부르는 말이다. ‘메인’에 해당하는 주남저수지 너머로 보이는 곳은 산남저수지다. 서 있는 곳을 기준으로 뒤쪽이 동판저수지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읍과 대산면에 걸쳐 있고, 총면적 898만 ㎡ 규모다. 몸을 숨기고 쉴 수 있는 넓은 저수지와 먹이가 풍부한 대산평야가 있어 철새들에게는 천혜의 요새다. 우리나라 대표 철새도래지다.
한쪽으로 갈대숲이 늘어선 주남저수지 제방 길을 관광객들이 산책하듯 걸으며 주변 경관을 감상하고 있다.
TV나 신문에 실린 수백·수천 마리 철새떼의 화려한 군무는 볼 수 없었지만, 눈으로 확인한 저수지와 철새가 어우러진 풍경은 기대 이상이었다. 망원경으로 보니 저수지 중간 쯤 버드나무 주변에 철새가 모여 있다. 조류 탐사 전문가 차림으로 옆에 있던 관광객에게 물어보니 고니와 기러기, 오리류가 대부분이란다.

망원경 렌즈에 잡힌 철새들은 쉴 새 없이 자맥질을 하는 등 꽤나 분주해 보였다. 물 위를 나는 일부 새 무리는 마치 ‘내 폼이 어때’ 하며 뽐내듯 우아해보였다. 머리 위로도 이름 모를 새들이 뜻을 알 수 없는 소리를 내지르며 날아다녔다. 제법 큰 덩치의 새가 가까이 날아올 때는 은근히 무섭기도 했다. 저수지를 처음으로 찾은 초보 탐조객이 ‘반가워서 하는 행동이겠지’ 하고 혼자 생각해 본다. 철새 구경을 하다 보면 잠시나마 한겨울 추위도 잊게 된다.

제방을 한참 걸어가다 보면 창원시에서 운영하는 별도의 전망대도 있다. 직원들의 친절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주남저수지에서는 생생한 탐조여행도 즐길 수 있다. 매일 3회(10:00 13:30 15:30)에 걸쳐 각각 10인 이상 신청하면 주남저수지 제방과 탐조대를 돌며 현장 생태 가이드를 진행한다. 관람 예약은 주남저수지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창원시에 따르면 주남저수지에는 현재 천연기념물 제203호 재두루미를 비롯해 황새, 큰고니 등 10여 종 1만5000여 마리의 철새가 찾아와 겨울을 나고 있다. 재두루미는 400여 마리가 관찰됐으며 천연기념물 제201-2호 큰고니 1500여 마리, 제325-1호 개리 7마리도 인근 논에서 월동 중이다.

■보양온천…노천탕 시설도

주남저수지 입구의 람사르문화관.
판신마을이 있는 주남로184번길과 동월마을이 있는 주남로128번길은 동판저수지 가장자리로 저수지를 끼고 있는 탐방로가 호젓하다. 망원경을 가져가면 건너편 호숫가에 모여 있는 다양한 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

경남도는 최근 주남저수지를 생태관광지로 지정해 육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도는 3년 동안 전문가 컨설팅을 포함해 홍보에 필요한 재정 지원을 할 계획이다. 환경부 지정 생태관광지역 4곳(창녕 우포늪, 남해 앵강만, 밀양 사자평 습지·재약산, 김해 화포천 습지)과 상호 교류를 확대할 방침이다. 창원시는 또 주남저수지의 수위를 3.2∼3.3m로 유지하면서 동절기 어로 행위도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철새가 휴식 및 먹이활동을 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주남저수지에서 철새의 매력에 빠져 추위에 오랫동안 노출됐다면, 마금산온천을 찾아 몸을 녹이자. 의창구 북면 마금산온천은 경남에서는 처음으로 국가에서 치료, 요양, 휴양이 되는 보양온천으로 인정받은 곳이다.

주남저수지 생태학습관 내부 모습.
이곳 온천은 소금기가 있는 식염천으로 혈관을 넓히고 체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숙박이 가능한 업소를 포함해 10여 곳의 온천이 운영되고 있다. 노천탕 시설을 갖춘 곳도 있다. 추운 겨울 뜨거운 물에서 입김을 내뿜으며 하는 목욕은 색다른 느낌이다. 마금산과 천마산 산행을 즐긴 뒤 마금산온천에서 쌓인 피로를 푸는 것도 괜찮다.

두 산은 산세가 완만할 뿐 아니라 출렁다리로 연결돼 있다. 온천초교나 신리마을에서 마금산 정상에 오른 뒤 출렁다리를 건너고, 다시 천마산 정상을 오른 뒤 바깥신천마을로 내려오면 된다. 출렁다리는 일명 ‘마금산온천 구름다리’로 도로 위를 가로질러 70m나 이어진다.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출렁거리는 게 스릴 있다. 천마산 방면 출렁다리 끝에 서면 마금산온천단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 먹거리·가볼 만한 곳

- 단감빵·오리빵과 온천수 막걸리… 수령 700년된 음나무 군락지도

주남저수지 부근에는 최근 들어 크고 작은 카페가 꽤 들어섰다. 겨울 철새를 구경하다가 날씨가 너무 춥거나 하면 이곳에 들러 간단한 식사를 하거나 따뜻한 차를 마시는 것도 괜찮다. 전망 좋은 창가에 앉아 그윽한 커피향을 맡으며 철새들의 비행도 감상할 수 있다. 창원시는 창원을 대표하는 단감과 주남저수지를 상징하는 먹거리를 개발했다. 단감말랭이로 만든 페이스트를 넣은 단감빵, 주남저수지를 상징하는 오리 모양의 오리빵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남저수지 람사르문화관에도 매점이 있었으나 지금은 철수했다. 단감빵이나 오리빵을 맛보려면 창원 시내에 있는 판매처를 찾거나, 온라인으로 주문해야 한다. 마금산온천에 가면 대부분 식당이 이 지역 온천수로 만든 막걸리를 판다. 온천수로 목욕을 하고 온천수로 만든 막걸리를 맛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창원 특산물 단감 페이스트를 넣은 단감빵.(왼쪽), 주남저수지를 상징하는 오리 모양의 오리빵.
또 이곳에서 가까운 신방초등학교 앞 길가에는 천연기념물인 음나무 군락지를 볼 수 있다. 수령 700여 년으로 함경도 덕원에 한 그루 서식하고 있을 뿐, 남한에서는 유일하다. 동판저수지 주변 저지대에는 삼한 삼국시대의 대표적인 분묘인 다호리유적이 있다. 이곳 고분에서는 원형에 가깝게 보존된 통나무 관이 발견됐고, 다양한 철기 유물도 함께 나왔다.

글·사진=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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