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놋그릇 가득 ‘정성의 곰탕’…먹성 충족 ‘풍요의 어복쟁반’

금정구 구서동 ‘옥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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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운 국물 부었다 덜었다 하며
- 먹기 좋도록 토렴한 곰탕이 메인

- 숨은 강자 어복쟁반은 평양 요리
- 양지 우설 힘줄 등 소 편육 밑에
- 온갖 채소·만두 넣고 육수 부어

SNS를 타고 ‘곰탕 맛집’으로 떠오른 부산 금정구 구서동 ‘옥수관(051-513-5999)’.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다른 곰탕집과 차별화된 인테리어가 눈을 사로잡는다. 곰탕집과는 좀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개방형 주방과 ‘바(bar)’ 형태의 테이블, 짙은 브라운 톤의 고급스러운 테이블과 의자. 벽에는 흔한 메뉴판이나 주류 홍보 달력도 걸려 있지 않았다.
   
부산 금정구 구서동 ‘옥수관’의 스페셜 메뉴 ‘어복쟁반’. 소의 갖가지 부위와 채소, 만두에 곰탕 육수를 부어 은근하게 끓여 먹는 음식이다.
무엇보다 개방형 주방에 안도감이 들었다. ‘그 곰탕집 뽀얀 국물, 알고 보니 커피크림이라더라’는 등 곰탕집을 둘러싼 무수한 ‘괴담’이 개입할 여지를 애초부터 차단했기 때문이다. 주방을 완전히 개방한 것은 그만큼 맛에, 재료에, 청결에 자신이 있다는 뜻일 터이다.

옥수관은 지난해 10월 개업했다. 위치는 구서SK뷰와 구서쌍용예가 아파트 근처 주택가로, 접근성이 그리 좋지 않은 데도 SNS와 블로그에서 ‘맛집’으로 소문 났다. 기본에 충실한 맛이 비결이다.

대표 메뉴는 곰탕이다. ‘보통’ 1만1000원, ‘특’ 1만4000원으로 저렴하진 않지만 먹어보면 이해가 가는 가격이다. 곰탕에 들어간 소고기 양지 부위가 정말 부드럽다. 잡내가 전혀 나지 않는다. 국물은 맑지도, 뽀얗지도 않은 중간 정도다. 집에서 해 먹는 딱 그 정도 맑기다.

   
얼큰한 맛이 매력인 양곰탕.
옥수관 박우솔 사장은 “아버지가 축산물유통업을 하신다. 아버지 업체에서 국내산 원 플러스, 투 플러스 고기만 공급받아 쓴다. 국물을 낼 때도 양지와 사골 외에 다른 어떤 것도 첨가하지 않는다. 집에서 고아 먹는 곰탕과 똑같이 만든다”고 했다. 고기뿐만 아니라 쌀, 고춧가루, 소금, 채소도 모두 최고급 국내산을 고집한다. “음식은 재료가 전부”라는 소신이 있는 식당이다.

곰탕을 담은 놋그릇에도 눈이 갔다. 보글보글 끓어 넘치는 뚝배기가 아니라 놋그릇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었다. “뚝배기를 원하시면 뚝배기에 내어 드리지만 놋그릇에 곰탕을 담으면 육향이 은은하게 퍼지고 오래가요. 뚝배기는 온도가 지나치게 뜨거워서 처음에 국물 맛을 제대로 못 느끼는 단점이 있거든요.” 옥수관은 미리 끓여둔 곰탕을 뚝배기에 붓고 불에 펄펄 끓이는 쉬운 방식을 두고, 고기를 담은 놋그릇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 내렸다 하며 먹기 좋은 온도로 맞추는 ‘토렴’을 한다. 곰탕 한 그릇에 들이는 정성이 예사롭지 않다.

   
개방형 주방과 ‘바’형태 테이블.
옥수관의 스페셜 메뉴는 ‘어복쟁반’이다. 어복쟁반은 평양지방 향토음식이다. 소고기 편육을 놋쟁반에 담은 뒤 뜨거운 육수를 부어가며 천천히 먹기에 ‘원수도 화해시킨다’는 뒷이야기가 있는 음식이다. 옥수관은 어복쟁반에 양지, 소머리, 우설, 힘줄, 양(위), 사태 부위를 얇게 썰어 동그란 놋쟁반에 가지런히 두른다. 고기 아래에는 부추,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양파 등 채소가 풍성하게 깔려 있고, 위에는 흰목이버섯과 새싹삼을 올렸다. 만두도 4점 포함돼 있는데 직접 만들진 않았지만 ‘동네 맛집’의 손만두를 공수한다. 육전에는 홍두깨 냉장육만 쓴다. 냉동으로 쓰면 편하지만 냉장육 식감이 훨씬 좋기 때문이라고.

어복쟁반은 6만8000원으로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서너 명은 충분히 먹을 만큼 푸짐하고, 곰탕 국물을 ‘서비스’로 제공하기에 ‘가성비’가 높다. 육수를 부어 은근한 온도로 끓여가며 좋은 사람들과 술 한 잔 기울이기 좋은 메뉴였다. 고기를 다 먹고 나면 공깃밥과 채소, 계란, 참기름을 넣고 죽을 끓여준다. 아이 이유식으로도 먹일 만큼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맛이다.

   
집에서 끓인 듯 기본에 충실한 곰탕.
담백한 곰탕과 어복쟁반보다 ‘매콤한’ 맛이 당긴다면 ‘양곰탕’을 추천한다. 곰탕에 고사리, 토란줄기, 파, 시래기, 고춧가루를 넣어 얼큰하게 끓인 음식이다. 양곰탕은 특히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취향 저격’ 메뉴다. “99% 만족하고 돌아간다”고 한다.

박우솔 사장과 직원들은 “‘우리 동네에 이런 맛집이 생겨서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동네 맛집이 아니라 부산 맛집으로 통할 날이 머지 않은 듯 보였다.

글·사진=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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