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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화로 위에 활짝 핀 마블링꽃, 한우 못지않네

일본식 화로구이 ‘소우데스’

  • 국제신문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8-12-12 19:28:56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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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숙성시킨 미국산 눈꽃갈빗살
- 석쇠 올리면 육즙 지글지글
- 본토식 ‘야키니쿠’ 제대로 재현

- 양념구이는 ‘단짠단짠’ 매력
- 우설구이는 쫄깃한 맛 일품

- 칼칼한 곱창전골 ‘모츠나베’
- 면 사리 더하면 라멘 느낌
- 남은 국물로 죽 끓여 마무리

각종 단체 모임이 많은 연말이다. “한 해가 가기 전에 얼굴 보자”며 약속을 잡으면, ‘총무’의 고민이 깊어진다. 평소에 안 먹어본 특별한 음식이면서 여럿이 가는 만큼 가격 부담이 없는 메뉴는 무엇일까. 인터넷 검색을 해도 결과가 시원찮다면 ‘일본식 화로구이’는 어떨까.
   
석쇠에 눈꽃갈비살을 굽고 있는 모습.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부산 동래구 사직동에 저렴하지만 질 좋은 쇠고기를 일본식으로 준비해주는 맛집 ‘소우데스’(070-7677-5911)가 문을 열었다. 갓 개업했지만 한국과 일본의 일식당에서 오래 일한 젊은 주인장의 솜씨가 현지의 ‘야키니쿠’를 그대로 재현한다.

야키니쿠는 일본식 고기구이를 뜻한다. 생고기를 구우면 다 똑같지 한국식, 일본식이 있느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일단 소우데스 메뉴판에 표시된 고기 등급이 낯설다. 높은 가격순으로 눈꽃갈빗살, 꽃갈빗살, 부챗살, 갈빗살로 나눠져 있다. 소우데스 문기관 사장은 “일본의 등급 분류를 한국식으로 표현했다”며 “고기를 받으면 마블링이 가장 좋은 부위를 눈꽃갈빗살로, 조금 덜 좋은 쪽을 꽃갈빗살, 갈빗살 순으로 나눠 손질한다. 갈빗살 등급에도 미치지 못하면 국거리용으로 쓴다. 손님의 재방문을 유도하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장사하기 때문에 철저한 기준으로 거짓 없이 분류한다”고 했다.
   
부산 동래구 사직동 일본식 화로구이 전문점 ‘소우데스’의 생고기 차림.  (1)소 대창   (2)우설   (3)부채살  (4)눈꽃갈비살이 올라있다.
최고등급인 눈꽃갈빗살은 미국산 생쇠고기로 100g에 1만2500원이다. 한우의 2분의 1, 3분의 1 가격이라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관건은 ‘맛’일 테다. 물 건너온 미국산 생고기가 한우의 고소하고 부드러운 풍미를 따라갈 수 있을까. 달궈진 석쇠 위에 소금·후추 간을 한 눈꽃갈빗살이 올라갔다. 지글지글 배어 나온 육즙이 입맛을 다시게 했다. “지금이에요. 한 점 먹어보세요.” 미국산이라고 미리 듣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 같았다. 비싼 한우 못지않게 부드럽고 고소했다. 문 사장은 “미국산이라도 숙성을 잘 시키면 가격 대비 질이 매우 높아진다. 생고기를 3, 4주 숙성시켜 손님께 제공한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양념구이도 함께 맛봤다. 일본식 양념구이의 특징은 고기를 양념에 재우지 않고 살짝 담갔다 뺀다는 것이다. 양념이 고기 속까지 배이지 않기에 소금구이보다 질이 떨어지는 고기를 쓰는 꼼수를 쓸 수 없다. 양념은 한국식 갈비 양념보다는 조금 짜고 단 일본식이었다. 간장이 주재료로 일본에선 ‘다레’라고 부른다. 소금구이로 고기 본연의 풍미를 느끼다 짭조름한 양념구이로 입맛을 돋을 수 있다.

   
소금 간을 한 우설. 전민철 기자
소우데스 메뉴에서 눈에 띄는 부위는 ‘우설’, 소의 혀다. 내장인 우설과 대창, 육회는 모두 한우를 사용한다. 문 사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설을 수육으로 주로 먹지만, 일본에선 구이용 부위로 무척 선호한다”고 했다. 소우데스가 내놓는 우설은 지방이 많은 목구멍 쪽 부위라 식감이 부드럽다. 지방이 많다 보니 색깔도 붉지 않고 연분홍빛이다. 소금, 후추로 살짝 간한 우설 구이는 갈빗살이나 부챗살보다 쫄깃했다. 두 부위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삼겹살을 먹다 지방이 많고 쫄깃한 항정살을 찾게 되는 때를 떠올리면 공감이 될 것이다.

   
한우 육회.
고기를 먹고 나면 찌개와 밥을 먹어야 한국 사람이다. 고기만 먹으면 배는 불러도 어딘가 허전하다. 소우데스는 화로구이와 궁합이 잘 맞는 ‘곱창전골(모츠나베)’도 선보인다. 곱창전골은 일본인들이 저녁 회식이나 술자리에서 즐겨 먹는 메뉴다. 소 뼈와 닭 뼈를 우린 국물에 소 대창과 양배추 등 채소를 넉넉하게 넣고 그 위에 부추를 얹는다. 무척 매운 태국 고추와 튀긴 마늘도 들어간다.

   
소 대창이 주재료인 일본식 곱창전골.
곱창전골이 보글보글 끓었다. 먼저 뽀얀 국물을 한 숟갈 먹었다. 지방이 많은 대창이 녹아 느끼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국물이 깔끔했다. 태국 고추와 튀긴 마늘이 느끼함을 잡고 칼칼한 맛을 냈다. 어느 정도 전골을 맛봤다면 사리를 추가하자. 우동과 생라면 중 생라면을 택했다. 사리가 더해진 국물은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칼칼한 돈코츠 라멘을 먹는 느낌이었다. 라면까지 먹고 나면 남은 국물로 죽을 만들어 준다. 대창과 야채를 품은 육수로 만든 죽을 먹으며 즐거운 연말 모임을 마무리하자.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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