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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행 탐구생활 <5> 갈대·물억새 명소 을숙도

나홀로 전세낸 억새 장관 … 운 좋으면 고니도 마주쳐요

  • 국제신문
  • 박정민 기자
  •  |  입력 : 2018-11-14 18:42:01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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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코센터~철새공원~생태공원
- 인적 드물어 한적한 ‘생태 체험’
- 인근 부산현대미술관 등 볼거리
- 자전거·전동카트 타는 재미까지
- 초겨울 여행지로 더할나위 없어

늦가을 갈대와 물억새 정취를 만끽하러 전남 순천만에 가고 싶지만, 시간 여유가 없다면 을숙도 여행은 어떨까. 만추의 을숙도는 ‘작은 순천만’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운이 좋으면 동화책 속에서만 보던 ‘백조(고니)’까지 볼 수 있으니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가을·겨울 여행지로 딱 맞다. 부산 사하구 을숙도는 낙동강이 바다와 만나는 지형에 형성된 섬이다. 삼각주, 하구 갯벌, 모래섬 등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생태계의 보고’라 불린다. 특히 철새 도래지(천연기념물 제179호)로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다. 을숙도 겨울철새를 대표하는 종이 흔히 백조라 부르는 ‘고니’다. 해마다 10월부터 시베리아에서 한국으로 겨울을 보내기 위해 날아온다. 낙동강 하구에서 겨울을 지내는 고니만 수천 마리다.
   
부산 사하구 을숙도 낙동강하구에코센터 2층에서 유치원생들이 철새를 관찰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지난 7일 오후 을숙도 탐방의 ‘허브’라 할 수 있는 낙동강하구에코센터를 찾았다. 을숙도는 낙동강 하굿둑을 기준으로 상단은 을숙도생태공원(옛 일웅도), 하단은 을숙도철새공원으로 나눠져 있다. 부산현대미술관과 을숙도문화회관, 각종 체육시설은 을숙도생태공원 쪽에 몰려 있다. ‘핑크뮬리’와 잔디밭이 있는 피크닉광장, 낙동강하구에코센터는 생태공원과 철새공원 사이에 있다.

   
낙동강에코센터는 낙동강하구의 생태를 전시하고 다양한 자연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다. 2층 전시관에서는 낙동강 하구의 생물과 습지, 을숙도를 찾는 철새를 풍부한 시청각 자료로 설명하기에 자녀들과 함께 방문하면 학습과 여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전시관만 있다면 에코센터의 매력이 반쯤 떨어졌을지 모른다. 에코센터의 매력 포인트는 2층 전시관 한 면을 시원하게 장식한 통유리 전망대다. 전망대 앞으로 철새 서식지와 물억새, 갈대밭이 펼쳐져 있다. 무료로 제공되는 망원경으로 철새가 무리를 지어 이동하고 먹이를 찾는 모습을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다.

에코센터 도보 3분 거리에 을숙도철새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철새공원은 전체의 3분의 1 정도인 ‘교육·이용지구’만 다닐 수 있다. 나머지 구역은 철새 보호를 위해 사람의 접근을 막는다. 그러나 탐방객 이동 동선으로만 다녀도 늦가을 정취를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공원 가장 아래쪽에 있는 남단 탐조대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습지와 갈대밭이 펼쳐져 있었다.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전시교육팀 박희순 주무관은 “물이 반쯤 빠졌을 때가 철새를 관찰하기 좋다. 물이 완전히 빠져 바닥이 딱딱해지면 부리로 먹이를 찾기 어려워 철새가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을숙도철새공원 남단 탐조대에서 바라본 철새 서식지와 갈대.
남단 탐조대에서 철새공원 중앙에 난 탐방로를 따라 에코센터로 되돌아가는 길 양옆에는 물억새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전국 ‘억새 명소’에서 사람에 치이느니 한적한 이곳에서 ‘인생샷’을 남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철새공원을 둘러 보는 한 시간 동안 만난 탐방객은 10명이 되지 않았다. 천혜의 자연을 ‘전세’ 낸 듯한 기분이었다.

철새공원은 차량 진입이 안 되고 자전거와 도보로만 다닐 수 있다. 걷기가 버겁다면 무료로 운행하는 ‘전동카트’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성인 12명까지 탑승할 수 있는 작은 차로 목~일요일은 30분 간격, 화·수요일은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에코센터가 휴관하는 월요일에는 운행하지 않는다. 전동카트를 타면 30분 만에 철새공원을 돌아볼 수 있다. (051)209-2000

을숙도생태공원은 철새공원에 비해 아기자기하다. 공원 곳곳에 나무덱이 설치돼 공원 둘레길과 중앙을 오가며 즐길 수 있다. 생태공원은 사하구가 무료로 빌려주는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면 안성맞춤이다. 자전거는 인라인스케이트장 근처 대여소에서 빌릴 수 있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2시간, 토·일·공휴일은 1시간30분까지 시간 제한이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051)220-4838


# 5월엔 습지체험·11월엔 철새맞이

■ 다양한 철새 관찰 프로그램
낙동강하구에코센터는 일 년 내내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위한 다채로운 생태체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5월 습지체험 행사와 11월 겨울철새맞이 행사가 연중 가장 큰 이벤트다.

마침 ‘제9회 겨울철새맞이 행사’가 다가왔다. 16일부터 18일까지 을숙도철새공원과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서 특별행사와 체험프로그램, 체험부스가 마련된다. 겨울철새 먹이주기와 야생동물 자연복귀 등 인기 프로그램은 벌써 마감됐지만 을숙도철새공원 남단 탐조대에서 겨울철새를 관찰하는 프로그램은 현장에서 접수해 참여할 수 있다. 센터 주변 체험부스도 현장에서 바로 참가할 수 있다. 고니모양 석고방향제, 머그컵, 생물모양 천연비누, 깃털 볼펜 만들기 등에도 도전해 볼 수 있다. 참가비는 최대 3000원이다.

생태체험 교육은 오는 12월 말까지 주말마다 열린다. 겨울엔 초등학교 고학년생을 위한 ‘새박사와 함께하는 탐조체험’과 유아와 저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알기 쉬운 겨울철새 이야기’가 주요 프로그램이다. 봄, 여름에는 습지, 곤충, 식물을 관찰하는 다른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운영된다.

부산야생동물치료센터에서 야생동물 진료체험을 하는 프로그램(3~9월)은 전국적으로 희귀한 진로교육 분야라 예약 시작과 동시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교육 프로그램 예약은 교육일 2주일 전 오전 10시부터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051)209-2051~8

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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