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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차가운 면…뜨거운 면…냉정과 열정 사이 침샘이 폭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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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더위는 지칠 기색이 없어 심신이 자꾸 축축 처지기만 한다. 그래도 어쩌랴. 더우면 더운 대로 그 안에서 견딜 방법을 찾아가며 이 계절을 이겨내는 수밖에. 말 그대로 체온을 뚝 떨어뜨려 주는 차가운 음식과 깔끔한 국물 맛으로 속에서부터 ‘크으~’ 소리가 나게 하는 뜨끈하면서도 시원한 음식을 소개한다.
해운대 ‘최고의 밀면’-얇게 썬 땡초가 화끈하면서도 청량한 느낌을 줘 자꾸 젓가락이 간다.(왼쪽), 기장 ‘오백식당’-해물칼국수는 해물부터 먹고 칼국수 면은 나중에 넣어 먹는다.

■ 해운대 ‘최고의 밀면’

- 알싸한 땡초밀면의 청량한 맛
- 양념장도 부드럽고 자극 덜해
- 깔끔한 매운 맛 즐기기에 제격
- 매콤달콤 면발과 고소한 돈가스
- 면요리에 고기 더하니 속도 든든

부산 해운대구 좌동 ‘최고의 밀면(051-702-6355)’에선 이색적인 밀면을 접할 수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띈 것은 땡초밀면. 더위에 지쳐 차가운 물 밀면을 들이켜야겠다고 마음을 정하고 온 사람이 아니라면 밀면집에서 가장 큰 고민은 ‘물이냐 비빔이냐’ 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는 한 가지 고민을 더해 준다. ‘비빔에 땡초가 들어간 것을 먹느냐 안 먹느냐’ 하는 것이다. 이곳의 비빔밀면 양념은 양파와 배를 갈고 고춧가루, 콩가루 등을 넣어 2, 3일 숙성한다. 그래서 맛이 은근하게 매우면서 단맛도 연하게 올라온다. 양념장이 덜 자극적이고 부드러운 편이라 화끈한 매운맛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땡초 밀면이 딱 맞다. 게다가 땡초가 아주 매운 것이 아니라 뒷맛이 알싸하고 청량한 느낌을 주는 정도라 깔끔한 맛을 준다. 가늘게 채 썰어 나오므로 면에 비벼서 먹기 좋아 가득 뿌려 먹는 사람도 많다고. 아삭한 식감에 매운맛이 더해져 매력 있다. 고추장이나 고춧가루로 매운맛을 구현하려면 양념이 너무 진해질 수 있다. 하지만 땡초가 주는 매운맛은 혀가 아릿하고 침이 나오는 깔끔한 매운맛이라 먹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콩밀면은 곡물과 견과류가 들어가 고소하고 두툼한 돈가스가 얹힌 물비가스는 푸짐하다.
밀면만으로는 좀 헛헛하다 싶다면 큼직한 돈가스가 3, 4조각 얹힌 물비가스가 있다. 비빔 양념장이지만 육수가 자작하게 들어가는 걸 물비라고 하는데, 여기에 가게에서 직접 만든 수제 돈가스가 올라간다. 시원하고 매콤달콤한 물비에 돈가스를 한 입 씹으니 고소함이 퍼졌다. 돈가스의 표면은 바삭하고 고기가 부드럽게 씹히면서 양념 된 면과 더해지므로 한입 가득 씹는 재미도 있다. 면 요리에 고기를 더해서 먹는 셈이므로 한 그릇만으로 푸짐하게 먹는 느낌이다. 고소한 콩밀면도 찾는 이가 많다. 콩국물에 호두, 깨, 곡물가루를 넣어 진한 풍미를 더했다.

이 집에서 주는 따뜻한 육수도 빼먹을 수 없다. 밀면집에서 흔하게 주는 육수지만 한약재 냄새 없이 사골 육수만으로 감칠맛 나게 잘 뽑았다. 김창호 대표는 “한약재 냄새가 취향이 아니라 우리 육수에는 단맛을 더해주는 감초만 들어간다. 그 대신에 무, 대파, 마늘 등을 넣어 만든 야채육수와 사골, 양념간장을 넣어 만드는 데 총 4일이 걸린다”고 했다. 양념간장에 정성이 많이 든다. 한우 사골을 4일 고아서 양파, 마늘 등을 넣어 밑간장으로 만들어 둔 뒤 주방에서 간장이 들어가야 할 곳에 이 간장을 쓴다. 물밀면에는 사골육수와 이 양념간장, 동치미 국물이 들어가 ‘찡’하면서 시원한 맛을 만들었다.


■ 기장 ‘오백식당’

- 꽃게 전복 등 해물 듬뿍 칼국수
- 탱탱 면발 넣고 금세 ‘후루룩’
- 동죽만 1㎏ 때려 넣은 조개탕
- 깔끔한 국물·푸딩같은 조갯살에
- 해장하러 왔다가 다시 술 한잔

부산 기장군 기장읍 ‘오백식당(051-987-1017)’은 문을 연 지 3개월밖에 안 된 곳이지만 이미 입소문이 자자하다. 해물을 주로 쓰며 메뉴도 아주 단출하다. 그중 해물칼국수와 조개탕으로 인기 비결을 가늠해봤다. 해물칼국수를 2인분 시키면 주문한 것이 칼국수인지 해물탕인지 구별이 안 될 정도로 냄비에 해물이 푸짐하게 담겨 나온다. 고춧가루가 없이 깔끔한 국물에 꽃게, 바지락, 동죽, 전복 등 여러 해물이 들어가 있다. 다양한 해물에서 우러난 뜨끈하고 시원한 육수를 먹으니 땀이 인중에 송골송골하고 목 뒤로도 쭉쭉 흐르지만 숟가락질은 멈출 수 없다. 다양한 해물을 하나씩 건져서 먹다 보면 가게에서 직접 제면한 칼국수 면이 삶겨 나온다. 이상제 대표는 “칼국수면에 볶은 콩가루를 넣어 면 색깔이 좀 더 노르스름하다. 콩 속의 글루텐이 쫄깃한 맛을 더하는 데다 24시간 숙성해 더욱 탄력 있는 면발이 완성된다”고 했다. 삶겨 나온 칼국수 면은 정말 탱탱해서 해물탕 국물에 넣어 끓여도 쉬이 퍼지지 않는다. 면 위에 고명처럼 얹어온 말린 미역도 이미 시원한 해물탕 국물에 맛을 더해준다.
동죽만 들어간 조개탕은 시원하고 깔끔함 그 자체인데다 조개살은 아주 부드럽게 익혀져 살캉댄다.
또 하나의 명물은 조개탕. 2인분에 동죽 1㎏을 넣었다고. 이 대표는 “손님들이 정말 동죽 하나만 때려 넣었다며 놀라신다. 동죽은 그 자체가 짠맛과 단맛을 다 가진 조개라 조개탕으로 딱 알맞다고 생각해 메뉴로 만들었다”고 했다. 가득 담긴 동죽과 파, 마른 보리새우, 땡초 외에는 별 재료가 없다. 국물은 두말할 것 없이 뽀얀 조개 국물로 해물탕보다 더 깔끔하다. 해물탕에는 꽃게가 들어가 달고 진한 맛이 가미되었다면 조개탕은 조개 자체의 담백한 육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국물뿐 아니라 살짝 데친 듯한 동죽을 까먹는 재미도 굉장하다. 국물이 뽀얗게 제대로 우러났는데도 조갯살은 푸딩같이 탱글탱글하다. 이로 꾹 눌러 씹으면 육수가 쭉 나오면서 살이 살캉살캉해 술술 넘어간다.

이 대표는 “조개탕은 10분 정도밖에 끓이지 않는다. 그 대신 온도가 1200도까지 올라가는 화력이 아주 강한 중식 화덕에서 끓여 짧은 시간 조개 육수를 뽑고 조갯살이 질겨지지 않게 한다”고 비결을 밝혔다. 동죽은 본래 살과 껍데기 사이가 꽉 차 있는 아주 통통한 조개라 해감이 어렵다. 그래서 이곳에선 전북 고창에서 동죽을 사와 3일간 해감한다. 보통의 조개는 해감할 때 묽은 소금물에 넣어 어둡게 해두면 스스로 뻘이나 노폐물을 뱉는다. 하지만 동죽은 그냥 두면 해감이 제대로 되지 않아 자주 껍데기를 두들겨 줘야 한다. 그러면 스트레스를 받은 동죽이 호흡을 많이 하게 돼 뻘이나 이물질을 더 많이 뱉어낸다. 이렇게 끓인 조개탕으로 해장하러 온 술꾼들은 참지 못하고 다시 술을 시켜 해장국에서 안주로 둔갑하는 매력 넘치는 메뉴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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