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암흑 속 희망의 푸른 빛 동굴 다이빙, 궁극의 세계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지하 해저 산호초 빙하 동굴
- 탐사하는 최고 난도 다이버들
- 최근 태국 소년들 구조해 주목

- 몸 완벽하게 컨트롤하고
- 완벽한 부력조절 능력 필요
- 칠흑 속 출구 찾지 못하거나
- 바닥 침전물 건드리면 위험

- 美 플로리다 ·멕시코 칸쿤
- 팔라우의 블랙홀 대표적
- ‘저승으로 통하는 창’
- ‘죽음의 동굴’이라 불려

몰디브로 향하는 리브어보드 (Live-aboard, 배에서 숙식하며 스쿠버 다이빙을 진행하는 방식) 보트에 스쿠버 다이버들이 모였다. 노르웨이에서 온 다이버는 자신을 극지 다이버(Polar Diver)라 소개했다. 얼어붙은 바닷속으로 뛰어드는 짜릿함은 듣기만 해도 드라마틱했다. 옆자리 미국인은 수심 100m 잠수 기록을 가진 테크니컬 다이버(Technical Diver)였다. 그는 대심도 다이빙의 박진감을 늘어놓았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멕시코에서 온 동굴 다이버(Cave Diver)가 자신의 이력을 풀어놓자 모두 입을 다물고 말았다. 동굴 다이빙은 모든 다이빙 기술의 정점에 있는 최고 난도의 다이빙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다이빙 포인트인 팔라우 블루홀에서 동굴 다이버가 하강하고 있다. 수심 30m 블루홀 바닥에 이르면 블랙홀로 들어가는 좁은 입구를 찾을 수 있다.
최근 태국 치앙라이주 동굴에서 실종됐던 13명의 유소년 축구팀 선수와 코치가 17일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구조를 애타게 기원했던 전 세계인은 환호했고, 전원 무사 생환으로 태국의 국격 또한 높아졌다. 소년들의 구조 과정을 지켜보며 사람들은 동굴 다이빙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동굴 다이빙은 앞서 말한 것처럼 ‘궁극의’ 다이빙으로 기술과 체력, 어려움 등에서 최고로 여겨진다.

■위험하지만 매혹적인 동굴 다이빙

동굴 다이빙(Cave diving)은 지하, 해저, 산호초, 빙하 등에 형성된 동굴 속에서 하는 다이빙을 말한다. 사용하는 장비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전문적인 스쿠버 장비와 서로 독립된 2개의 호흡기, 강력한 동굴 잠수 전용 주 라이트 1개와 보조랜턴 2개가 필수적이다. 동굴 바닥이나 천장에 부딪히지 않기 위해서는 완벽한 부력 조절 능력을 갖추어야 하며, 핀 킥 테크닉, 감압 계획, 공기통 속의 공기 성분 조절, 배터리 계획과 비상시 탈출계획, 나침반을 통한 내비게이션, 고립 시 생존 대책 등을 스스로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일단 동굴 속으로 들어가면 암흑 세상과 맞닥뜨린다. 동굴 중에는 사람이 겨우 지날 수 있을 정도로 통로가 좁은 곳도 있지만 광장처럼 넓은 공간이 확보된 곳도 있다. 길이 또한 수 m에서 수 ㎞에 달하기도 하며, 동굴 안에 여러 개의 갈림길이 있어 선택 장애를 겪기도 한다. 동굴 내부에 부유물이 많으면 랜턴 빛이 산란해 주변을 전혀 분간할 수 없게 된다. 특히 고운 석회가루가 침전된 석회동굴의 경우 바닥에 조금이라도 몸이 닿으면 침전물이 부옇게 일어나기에 더욱 절제된 움직임이 요구된다. 그래서 몸을 완벽하게 컨트롤하지 못하면 동굴 속으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 자신뿐 아니라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극지방의 빙하나 빙산에 있는 얼음 동굴은 얼음이 부분적으로 녹거나 크랙이 발생하면서 동굴 구조가 만들어진다. 얼음 동굴은 균열이나 팽창이 수시로 발생하므로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면 진입해서는 안 된다.

수중동굴에 형성된 에어포켓. 사고를 당한 태국 소년들이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동굴 안 에어포켓 지대를 찾은 덕분이다.
동굴 다이빙의 가장 큰 공포는 동굴 속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는 경우이다. 일반적인 스쿠버 다이빙 때는 문제가 생기면 수면으로 올라오면 되지만 동굴 다이빙은 천장이 막혀 있으므로 상승 자체가 불가능하다. 공기통 속에 남은 공기량은 간당간당하는데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은 끔찍한 공포이다. 특히 동굴 중에는 수심이 깊고 아래로 끌어당기는 지하수의 흐름이 발생하는 곳도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제약과 위험이 따르지만 동굴 다이빙 마니아가 점점 늘어나고 새로운 레저활동으로까지 주목받는 것은 끝도 없을 것 같은 동굴 속에서 어슴푸레 투영되는 푸른빛을 발견했을 때의 희열감 때문이다. 암흑 속에서 만나는 한 줄기 빛은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또한, 동굴은 지구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이기도 하다. 동굴 안에는 많은 화석과 자연이 만든 조형물이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다. 이 창은 특별한 능력을 갖춘 사람만이 드나들 수 있기에 성취감 또한 대단하다. 동굴 다이버들은 처음 동굴을 탐험하고 길을 개척한 선배 다이버의 영웅적 모험심을 존경한다. 그들의 대담한 노력 덕에 뒤따르는 사람들은 동굴 구조를 알 수 있고 탐사 계획을 마련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모든 동굴(수중동굴을 포함)은 매장문화재로 간주해 담당 기관의 허가가 있어야만 탐사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한국동굴연구소’를 비롯해 ‘다이버스 리퍼블릭’ 등 몇몇 단체에서 수중동굴 탐사에 나서고 있다. ‘다이버스 리퍼블릭’ 박헌영 대표는 “단순한 영웅심이나 호기심만으로 동굴 탐사에 나서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며 완벽한 장비가 준비된 상태에서 장기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며 안전을 강조했다.

■최고의 동굴 다이빙 포인트, 팔라우 블랙홀

블루홀 바닥의 블랙홀로 들어가는 좁은 입구.
세계적인 동굴 다이빙 포인트라면 미국 플로리다 해변과 멕시코 칸쿤지역이 꼽힌다. 우리나라와 가까이 있는 곳으로는 팔라우의 블랙홀(Black hall)이 대표적이다. 블랙홀로 들어가는 입구는 블루홀(Blue hall)이라 불리는 수심 30m에 이르는 수직 동굴 바닥에 있어 접근이 어렵다. 멋모르고 블랙홀 안으로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한 다이버들로 인해 블랙홀은 ‘죽음의 동굴’ 또는 ‘저승으로 통하는 창’이라 불리기도 한다. 블랙홀로 들어가는 입구는 사람 한 명이 겨우 들어갈 정도로 좁지만 동굴 안은 상당히 넓다. 블랙홀 안은 암흑의 공간이다. 동굴 바닥의 수심은 42m이며 총연장은 100m에 이른다. 칠흑 같은 어둠 속을 수중랜턴으로 비추면 기기묘묘한 동굴 구조가 눈앞에 드러난다. 중간쯤 가면 바닥에 세 마리의 바다거북 뼈가 흩어져 있다. 블랙홀 안으로 들어온 바다거북이 출구를 찾지 못해 질식사한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10년 전 블랙홀을 찾았을 때 두 마리이던 것이 올해 5월 탐사 때 확인하니 세 마리로 늘었다.

블랙홀 안에서 발견한 바다거북의 뼈.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한참을 가자 멀리서 희미한 푸른빛이 보였다. 푸른빛은 다가갈수록 점점 선명해지며 눈과 마음을 정화시켰다. 블랙홀은 입구의 검은 창과 출구의 푸른 창으로 이어져 있는 셈이다. 그런데 보는 방향에 따라 검은 창이 푸른 창이 될 수 있고 푸른 창이 검은 창이 될 수도 있다. 어쩌면 삶이란 게 어두운 동굴 속에서 헤매는 과정일지 모른다. 희망을 잃지 않은 사람은 푸른 창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을 마주할 수 있지만 희망을 버린 사람은 검은 창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조난했던 태국 소년들이 생환할 수 있었던 것도 이들이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글·사진=박수현 선임기자 parksh@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조용히 작품의 중심 잡아주던 사람…‘영원한 별’ 안성기 추억하다
  3. 3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4. 4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5. 5“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6. 6닻 올린 HMM 부산시대…5년간 15조·2만 명 고용 효과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사설] 비타민이라 속여 주사맞혔나…진실 규명 시급하다
  9. 9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10. 10인천 대형마트 상가 50대 남성 흉기 난동…1명 심정지·7명 부상(종합)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3. 3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4. 4김민석, 주진우 겨냥 “막말 땐 자격 정지 추진”
  5. 5與, 신천지 가입 정황 확인…후속 조치 주목(종합)
  6. 6KTX·SRT 통합, 이재용·최태원 증인채택 두고 여야 신경전
  7. 7李대통령 “늘어난 청소년 자살률…학업문제 등 강력한 대책 찾아야”
  8. 8강경화 “한미 협의 쉽지 않아” 시인…국힘 “정부, 혈맥 막혔는데 뭐하나”(종합)
  9. 9“부산 情 담은 뮤지컬 ‘당신만이’를 관광 콘텐츠로”
  10. 10국힘 ‘골프 특검법’ 예고하며 공세…주진우 ‘명 끊을 때’ 댓글에 與 격분
  1. 1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2. 2닻 올린 HMM 부산시대…5년간 15조·2만 명 고용 효과
  3. 3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4. 4해양·파생특화 넘어 디지털금융으로…부산 금융도시 고도화
  5. 5해수장관 “내년 북극 시범운항 車운반선 등 확대”(종합)
  6. 6고리 3·4호기 계속운전 심사 개시…사고관리계획서도 상정(종합)
  7. 7반도체주 추락에 5%대 급락…코스피 간신히 6000선 방어(종합)
  8. 8광고산업 수도권 집중 심화…“지역업체 살려야”
  9. 9주가지수- 2026년 10월 13일
  10. 10부산이 원했던 금융위원회, 결국 세종으로 간다…지역 반발 거셀 듯
  1. 1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2. 2인천 대형마트 상가 50대 남성 흉기 난동…1명 심정지·7명 부상(종합)
  3. 3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4일
  4. 4정신건강복지법 개정 갈등 심화…부산지역 심리학과 등 시국선언
  5. 5출처불명 선박 ‘뒷기름’ 40억 원어치 유통업자 집유 2년
  6. 6동명대 스마트해양, 신라대 AI웰라이프, 고신대 AI헬스케어
  7. 7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87> 배우 강석우
  8. 8부산외고 학생들, 독립운동가 후손 초청 감사제
  9. 9“창원시민 필요한 사업 100개 추진할 것”
  10. 10단일 고분자반도체 3진 논리 소자 개발
  1. 1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2. 2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3. 3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4. 4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5. 5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6. 6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7. 7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8. 8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9. 9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10. 10차준환, 이번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중단…서울시청과도 결별
우리은행
부산 야구장 미래는
선수 공간까지 체험하는 돔투어…야구 테마 복합문화시설
부산 야구장 미래는
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