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착한 소비를 찾아서] ‘안됩니다’의 미학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7-18 19:03:29
  •  |  본지 16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정교하기 이를 데 없는 조각품을 찍은 사진 한 장을 이름난 세 사람의 석공에게 가져갔다. “돌을 쪼아 꼭 이대로 만들어주세요.” 의뢰를 받은 첫 번째 석공이 말했다. “제가 최선을 다해 만들어보죠. 가능합니다.” 두 번째 석공은 “가능은 한데, 아주 세심하게 작업해야 하므로 가격이 무척 비쌀 것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 석공은 딱 잘라 이렇게 말했다. “못 합니다.” 세 사람의 석공은 유능하기로 명성을 얻고 있으나, 그 답이 서로 다 달랐다. 당신은 누구와 상의하겠는가? 무조건 시도하도록 설득한다면 무엇이 되었든 모두가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세 번째 석공은 못 한다고 말했을까?

첫 번째 석공은 장사꾼이다. 그는 아프리카에 가서 능히 신발을 팔 수 있는 사람이다. 그 신발의 제값을 못 받았다면, 장신구라도 대신 얻어 와서 이곳에서 비싸게 팔아 손해를 만회할 것이다. 사진과는 영 딴판의 완성품을 만들어 놓고는, 그때야 작업의 난해함을 피력한 뒤 끝끝내 수고비를 받아내는 데 익숙할 것이다. 대부분 소비자는 이러한 사람을 좋아하며, “그 사람은 안 된다는 얘기는 절대로 안 해. 소비자를 위해 어떻게든 시도해보려 애쓴다니까”라며 칭찬한다.

두 번째 석공은 작업의 난해함을 간파할 정도의 실력이 있다. 그래서 그 힘든 작업을 보상할 만큼의 금전적 대가를 미리부터 요구한다. 의뢰인이 만족하지 못할 경우 가격을 깎아줄 용의가 있다. 이 사람을 우리는 전문가라고 하고, 선택의 갈림길에 서서 고민하는 상대가 된다.

세 번째 석공은 첫인상부터 무척 기분 나쁘다.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첫마디부터 안 된다니. 조금의 위험도 짊어지지 않으려는 태도가 거북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많은 경우에서 이 사람을 잘 설득할 때 제일 마음에 드는 완성품이 얻어진다. 자신의 능력에는 실수가 있을 수 있다는 것마저 인정하고, 의뢰인이 요구한 까다로운 눈높이를 처음부터 알기 때문에 돈을 버는 것보다 작품의 완성도가 더 큰 의미인 이 사람. 우리는 이런 사람을 두고 장인이라고 한다.
세상에는 위의 세 부류가 모두 필요하다. 얼핏 보면 세상은 표면에서 표면으로 흐른다. 그러나 그 아래에 깊이를 알 수 없는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부터 조금씩 고개를 숙여왔던 것 같다. 커피를 볶고, 한 잔의 커피를 내 놓는 일. 음식을 만들어 가족, 친구와 즐기는 일도 만만하지 않을 때가 있다. 공정무역의 길도 외롭고 고달프다. 단 한 가지 분명한 일은 그 눈높이가 높으면 높을수록 점점 더 외로워진다는 것이고, 그 외로움의 끝이 모두가 행복한 결말로 마무리될 때 외로움은 모두 보상받게 된다.

박재범 부산공정무역연구회 고문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부산교통공사
우리은행

 많이 본 뉴스RSS

  1. 1개학연기 투쟁 부메랑…한유총 결국 강제 해산
  2. 2“정부 바우처 기금 기장 복지법인에 매달 상납” 제보
  3. 3경남FC, 가시마전 아시아 챔스 첫 승 신고할까
  4. 4“단원 지지만큼 좋은 결과 확신…작품 외 다른 데 신경쓰지 않겠다”
  5. 5조성진&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6. 6한국선급, 수소연료전지 선박 기술개발 본격화
  7. 7나이 많아도, 잇몸 약해도…‘이중관틀니’면 씹는 즐거움 만끽
  8. 8검찰 김기현 측근 불기소 처분에 울산경찰청 간부가 ‘작심 비판’
  9. 9르노삼성 사장 광폭행보, 노조 동력약화…분규 변수되나
  10. 10‘부벤져스’는 강했다…부산시설공단 여자 핸드볼 정복
  1. 14당 "오늘 합의" 한국 "의회쿠데타"…'패스트트랙' 정국 초긴장
  2. 2DJ장남 김홍일 별세… 어머니 이희호 여사는 아직 몰라
  3. 3김홍일 전 의원 친어머니는 차용애 여사…32세로 별세
  4. 4김홍일 전 의원 5·18 국립묘지 안장…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징역 3년
  5. 5부산 중구 영주2동 청년회 불우이웃돕기 성금 조성을 위한 일일호프 개최
  6. 6영주2동 주민센터‘민관협력 통합사례회의’개최
  7. 7부산 중구“2019년 청렴문화 체험교육 실시”
  8. 8부산 중구 중앙동 주민자치위원회 워크숍 개최
  9. 9부산 중구체육회장배 생활체육대회 개최
  10. 10부산 중구 동광동 바르게살기운동위원회 워크숍 개최
  1. 1르노삼성 사장 광폭행보, 노조 동력약화…분규 변수되나
  2. 2한국선급, 수소연료전지 선박 기술개발 본격화
  3. 3“6년 후엔 LNG 추진선이 대세, 신규 발주량 60% 한국이 차지”
  4. 4ETF(상장지수펀드), 주식 하락장에도 투자금 방어 잘했다
  5. 5 해외 주식 투자 두려움 떨쳐야
  6. 6금융·증시 동향
  7. 7주가지수- 2019년 4월 22일
  8. 8짐 로저스 “부산, 북한개발은행 유치 땐 유럽까지 파급력”
  9. 9채권단, 아시아나에 이번주 자금 지원
  10. 10갤S10에 핑크색 입혔네…삼성, 26일 신제품 선봬
  1. 1이외수 부부, 졸혼 형식으로 결별…과거 ‘혼외자·외도 사건’도
  2. 2결혼 반대 이유로 아버지 살해한 20대 여성 영장
  3. 3부산 강서구 명지동 도로 침하…경찰 “도로 통제 중”
  4. 4경북 울진 바다 3.8 규모 지진… 이른 아침부터 지진
  5. 5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 대표 장남 대마 혐의 체포… 딸도 대마로 2012년 벌금
  6. 6전설의 심해어 투라치부터 산갈치까지… 울진 동해 지진과 연관성 눈길
  7. 7강서구 명지동 아파트 공사장 인근 내려앉고 침수… ‘아파트 공사’ 원인 지목
  8. 8부산연제JC, 다문화가정 40여 명과 ‘꿈을 위한 동행’ 행사
  9. 9세상구경하는 어린 왜가리
  10. 10한유총, 설립허가 취소 ‘잔여재산 국고 귀속’
  1. 1토트넘 손흥민, 맨시티전 침묵 ‘프리미어리그 순위’ 한 계단 하락
  2. 2 토트넘·아스날 ‘미끌’ 첼시, 번리 잡고 3위 탈환 노린다
  3. 3일본 무대 데뷔한 유현주 눈길… “이보미 바통 이을까”
  4. 4치어리더 안지현 과거 통장 공개… 연봉 얼마길래
  5. 5리버풀 EPL 우승, 맨유에 달렸다
  6. 6최경주, 아깝다, 8년 만에 우승 기회…13개월 만에 톱10
  7. 7ACL 조별리그 4차전, 한일 클럽 대항전
  8. 8‘부벤져스’는 강했다…부산시설공단 여자 핸드볼 정복
  9. 9경남FC, 가시마전 아시아 챔스 첫 승 신고할까
  10. 10PSG '노트르담' 새겨진 유니폼 입고 리그 2연속 우승
롯데자이언츠 스프링캠프
‘롯데 5선발’ 노리는 김건국, 첫 실전 7실점 쓰라린 경험
롯데자이언츠 스프링캠프
한 점 짜내기 야구…손아섭 ‘팀배팅’ 총대 메다
  • 2019 다이아모든브리지 걷기축제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19부산하프마라톤대회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