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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비를 찾아서] 공정무역 마을 운동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7-04 18:53:58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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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특히 소비의 영역에서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윤리적 소비도 그러하다. 공정무역 마을 운동은 공정무역을 실천하는 주체가 개인에서 단체로 관점이 확대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공정무역 마을(혹은 도시)이 되기 위해서는 대표적으로 다섯 가지의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지역 의회가 공정무역을 지지해야 하고 공정무역 상품을 주변에서 쉽게 살 수 있어야 한다. 종교단체나 학교 등 지역의 일터나 조직에서 소비됨과 동시에 미디어 홍보와 대중의 지지가 수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 공정무역 위원회 그룹의 노력이 지속할 수 있게 전개되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될 경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인증체로부터 공정무역 마을임을 확인받을 수 있다.

공정무역 마을은 2000년 4월 영국의 가스탕 마을이 그 시초가 되었다. 지금은 전 세계 30여 개국에 2000개 이상의 인증 마을(혹은 도시)이 있다. 한국에는 현재 부천, 인천, 서울 등 세 개의 지자체가 해당되며, 기초지자체 단위의 활동도 전개되고 있다. 필자가 공정무역 마을 운동에 관여했던 것은 2013년이 저물어가는 연말이었다. 어렵사리 한국공정무역마을위원회가 결성되었다.

당시를 돌이켜보면 한국에서 공정무역 마을을 논하기에는 척박한 환경이었다. 윤리적 소비에 대한 시민의 관심은 점차 늘어나는데, 정작 공정무역 상품의 공급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막상 상품을 소비하며 돕고자 해도 공정무역의 조건을 충족하는 생산품이 한국으로 충분히 공급되지 못했다. 게다가 공정무역 상품을 거래하는 단체들 역시 깊이 있는 상품 지식을 갖추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공정무역과 같이 지속해서 소비가 진행되어야 하는 실천적인 철학이 기반되어야 하는 활동에 있어 이것은 결핍의 문제가 된다. 공정무역의 존재가치는 생산지를 현실적으로 돕는 데 의의가 있다. 당장 상품이 부족한데, 덩치가 큰 단체나 조직이 소비의 주체가 되는 마을 운동의 전개는 처음부터 어려움이 예고되었다.

다행히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은 다양한 시민 참여 활동으로 계속 이어졌고, 인증 여부를 떠나 대다수 시민이 공정무역에 대해 인식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한국에서의 공정무역은 여전히 아장아장 걸음마 단계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무역 단체들은 공정무역의 기초·기본을 실천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고, 그 성과도 나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 하겠다.

공정무역이 한국에 정착하는 데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고 본다. 오랜 시간 시민과 머리를 맞대며 공부해왔다면, 이제는 생산지로 가서 더 적극적으로 실천의 영역을 넓혀나가기를 바란다. 물론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공정무역 관계자에게 언론 인터뷰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면, 상품 전문가로 거듭나는 일이다. 박재범 부산공정무역연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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