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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첸(영화 ‘범죄도시’ 캐릭터)이 먹던 마라롱샤 “아직 아이먹어봤니”

부산 전포동 ‘마라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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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산초’ 화자오·산자오 써
- 얼얼하고 알싸한 마라 양념에
- 튀기거나 삶은 민물가재 볶아내
- 손으로 먹어야해 비닐장갑 필수

- 부대찌개·똠양꿍 같은 마라탕
- 후어궈와 흡사한 양고기 전골도

우리나라 음식뿐 아니라 다른 나라 음식도 먹어보기 전에 매체를 통해 접하는 경우가 꽤 있다. 보고 나니 한번 먹고 싶어지는 거다. 최근에 중국 요리 중 매운 향신료인 마라를 이용한 요리가 꽤 여러 번 TV에 나왔다. 여행이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먹는 모습을 보니 궁금해졌다. 얼큰한 걸까 매운 걸까 궁금해 주변의 마라 요리점을 찾다가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에 있는 ‘마라식당(051-996-4114)’을 알게 됐다.
   
민물가재를 튀기거나 쪄서 마라 양념과 사천고추를 넣어 센 불에 볶아낸 마라롱샤는 얼얼하게 화끈한 양념 맛과 가재의 감칠맛이 잘 어우러진다.
마라식당은 마라 양념을 이용한 요리를 내놓는다. 마라는 중국 산초인 화자오와 산자오 등을 이용해 만든 얼얼하게 매운 양념을 일컫는다. 마라 양념은 13가지의 말린 향신료를 믹서에 가는 것부터 시작된다. 얼얼한 맛을 내는 것은 화자오와 산자오로 우리나라 산초보다는 열매가 약간 크다. 우리 산초와 향기도 다르고 얼얼하게 알싸한 맛이 있다. 여기에 쇠기름, 돼지기름, 콩기름, 일반 식용유를 섞은 뒤 파, 마늘 등을 이 기름에 볶아 향을 입힌 향신기름으로 만든다. 이 기름에 가루를 낸 13가지의 향신료를 개어서 끈적한 상태로 만든 것이 마라 기본양념이다. 이것을 요리별로 특성에 맞게 양을 조절해 넣는다. 마라 양념은 물론 고추기름도 김현지 대표가 직접 다 만든다. 그는 “마라 양념이 들어간 음식을 워낙 좋아해서 가게를 해보려고 마음을 먹었고 중국에서 배워온 대로 만든다”고 했다.

   
영화 ‘범죄도시’장첸.
여기선 마라롱샤, 마라탕, 양고기 전골 등을 내놓는다. 마라롱샤는 영화 때문에 유명해졌다. 영화 ‘범죄도시’에서 배우 윤계상이 연기하는 잔인한 보스 장첸이 마라롱샤를 먹는 장면이 있다. 극중 그의 성격처럼 거리낌 없이 손으로 집어 으적으적 씹어 먹는다. 마라롱샤는 민물가재(롱샤)를 튀기거나 삶은 뒤 마라 양념에 볶아서 만드는 요리다. 장첸처럼 손으로 먹을 수밖에 없는 요리다. 그래서 마라롱샤를 파는 가게 한쪽엔 손을 씻을 수 있는 작은 세면대가 있다. 마라식당에선 인도네시아산 민물가재를 쓴다. 보통 새우보다는 좀 더 크고 껍데기도 두껍다. 육질은 새우보다는 좀 더 단단하다. 이 가재를 튀겨서 뜨거울 때 마라 양념을 끼얹어 높은 온도에서 볶는다. 이때 두꺼운 껍데기를 뚫고 마라 양념이 스미도록 김 대표는 맥주를 조금 보탠다고 했다. 맥주는 민물가재의 잡내를 없애는 역할도 한다. 김 대표는 “중국에선 롱샤를 튀기기도 하고 삶기도 한다. 육질이 더 탄력이 있도록 우리 가게에선 튀겨내서 볶는다”고 했다.

마라롱샤를 먹으려면 일회용 비닐장갑과 앞치마가 필요하다. 장갑을 양손에 끼고 한 손으론 롱샤의 머리를, 한 손은 몸통 쪽을 잡고 빨래를 짜듯 다른 방향으로 돌리면 머리가 분리된다. 그리고 몸통을 양 엄지로 꽉 눌러서 등 쪽 딱지에 금이 가도록 한 뒤 배 쪽으로 돌려 까서 먹는다. 등딱지를 부수는 중에 롱샤 속의 육즙과 양념이 튈 수밖에 없어 앞치마가 필수다. 어설픈 기자를 대신해 김 대표가 마라롱샤를 장만해 줘서 손쉽게 맛봤다. 민물가재의 단맛이 먼저 다가오고 이어 마라 양념의 매콤하면서 얼얼한 맛이 따라왔다. 게다가 마라롱샤에는 말린 사천고추를 같이 넣어 볶았기 때문에 매운맛이 이어진다. 이국적이며 자극적인 양념 때문에 가재의 단맛이 더 진하게 느껴졌다. 민물가재는 몸통 살뿐 아니라 앞다리 쪽과 연결된 머리 쪽 내장을 꼭 먹어야 한다. 고소하고 녹진한 감칠맛을 가장 진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어서다. 거기에 칭다오보다 부드러운 맛이 특징인 옌징 맥주를 한 잔 곁들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마라탕은 중국식 부대찌개라 부를 정도로 채소와 햄, 감자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다.
마라탕은 고추기름이 뻘겋게 들어가 있다. 하지만 보기처럼 맵지는 않다. 돼지 사골을 우려낸 국물에 시금치, 청경채, 배추, 연근, 감자, 소시지 등 다양한 재료를 넣어 끓여낸 마라탕은 중국식 부대찌개라 생각하면 쉽다. 하지만 국물 맛은 깔끔하게 끓인 돼지국밥에 고추기름과 후추를 많이 넣어 얼큰하게 한 맛이랄까. 이국적인 느낌으로 치자면 태국의 유명한 수프요리 똠양꿍에서 신맛과 태국 향신료를 뺀 맛을 떠올릴 수도 있다. 이국적이라 힘든 맛이 아니라 조금 색다르지만 맛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매운맛이 우리나라 청양고추처럼 처음부터 확 매운 게 아니라 입속과 입술 주변이 얼얼해진다. 그리고 찬물을 머금었다 넘기면 약간 싸해지면서 허브가 주는 청량함이 입에 남는다.

   
양고기 전골은 쇠고기 사골 국물을 베이스로 한 후어궈와 같아 구수하면서 얼큰하다.
양고기 전골의 국물은 후어궈와 같은 베이스로 쇠고기 사골을 4시간 이상 끓여 만든 육수다. 중국에선 후어궈의 국물을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그 육수에 다양한 고기와 채소를 넣어 익혀 먹을 뿐이다. 한국에선 이 국물을 훌훌 마시는 게 더 익숙하므로 거기에 맞게 육수의 간을 조절했다. 구수한 쇠고기 국물 맛이 마라탕보다는 부드럽다. 전골 안에는 중국식 냉면을 4종류 넣어 건져 먹는 재미가 있다. 중국식 냉면은 한국 것보다는 덜 쫄깃하면서 약간 더 굵다. 채소와 면을 건져 참기름을 섞은 마라 양념에 찍어 먹거나 땅콩 소스를 곁들이면 더욱 색다르다. 참기름 소스는 부드러운 맛으로 입속을 감싸고 땅콩의 고소함이 강조된다. 재미있는 건 소스에도 기름이 기본이고 탕에도 기름이 뜨지만 전혀 느끼한 맛은 없이 풍부한 향미만 느끼게 된다. 몇 숟갈만 떠먹어도 언제 추위에 떨었나 싶게 몸이 후끈해진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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