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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비를 찾아서] 커피 향미에 기절하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1-31 19:04:09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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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게슴츠레 눈을 떠 보니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볶은 커피 원두가 흩어져 주변은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그래, 내가 기절한 것이었다. 커피 향에 기절하다니. 그러나 실화다. 사건 3분 전, 갓 볶은 커피 원두를 넣어 부풀 대로 부푼 봉지는 용을 써도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마지막 안간힘을 쓰자 “뻥!” 소리와 함께 봉지 상단이 활짝 열렸다. “헉!” 놀라 숨을 들이켜자, 농축된 커피 향미가 폐부로 들이닥쳤다. 흡수가 빠른 폐를 통해 많은 양의 각성 성분이 한 번에 흡수되어 정신을 잃었던 것이다. 뗄 수 없는 커피와의 모진 기억이 문신처럼 뇌리에 새겨졌다.

인류가 커피와 함께 울고 웃으며 맺은 관계는 1000년을 훌쩍 넘긴다. 가진 자의 저택에서부터 어느 검소한 오두막의 나무탁자 위에 이르기까지 커피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생활이 되었다. 그런데, 커피를 포함한 수많은 생산품의 주산지는 개발도상국에 속한다. 우리 과거가 그랬듯, 생활은 고단하고 미래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들과 공존하는 방법을 강구한 끝에 공정무역 체제가 탄생했다. 우리는 소비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소비 행위에 착안하였다. 즉, 갑과 을의 논리가 아닌 동등한 협력자로서 생산과 소비의 흐름에 참여하는 체제가 공정무역이다.

공정무역의 얼개는 다음과 같다. 원조를 받는 단순한 수준을 넘어서 더 나은 미래를 가꾸기 위해서는 생산지의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발전이 필요했다. 그래서 제안하는 것이다. 당신들이 생산한 생산품을 지속해서 사고 싶다. 이를 통해 당신들은 생산을 계획할 수 있고 생활이 나아지는 것에 큰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그 대신, 우리는 당신들과 함께 지켜나가야 할 몇 가지의 약속을 하고자 한다.

예를 들면, 생산자 조합을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아동 노동을 근절할 것, 양성평등을 지향하고 친환경적인 행동과 책임 있는 생산방식을 채택할 것 등이다. 이로써 거래는 투명하게 관리되고 생산자의 경영능력을 키우도록 도우며 장기적인 거래 관계를 맺어간다. 이 약속들을 서로 지키며 생산한 생산품에는 공정무역(Fair Trade) 상품임을 알리는 상표를 붙이거나 표시를 한다. 즉, ‘이 상품은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공정무역의 약속이 지켜지며 생산 유통된 상품’임을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각 산물에 대한 거래 최저가격을 미리 정해서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더라도 정해진 최저가격은 보장하여 지급한다. 덤으로 생산지 사회 인프라 개선을 위한 사회적 프리미엄을 추가 지급한다. 공정무역 단체들은 이 취지를 널리 알려 나갈 것이다. 시민은 공정무역 단체가 제대로 활동하는지 감독한다. 서로가 약속을 잘 지키게 된다면 공정무역 상품이 지속해서 선택되어 결국 당신들의 발전을 도모하게 될 것이다. 공정무역은 소비자가 가장 참여하기 쉬운 운동이다. 공정무역 상품을 선택하는 것으로써 모두를 위하는 길 위에 올라서게 되는 것이다.

박재범 부산공정무역연구회 고문·대동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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