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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진새우 넣어 튀긴 식빵 멘보샤, 폭신매콤한 가지 튀김의 신세계

부산 동래구 온천동 ‘아강춘’

  • 국제신문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18-01-17 19:07:17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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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신세계’ 속 화국반점 거친
- 화교출신 베테랑 요리사가 운영
- 짭조름한 닭고기에 고소한 땅콩
- 칭다오 맥주 생각나는 '궁보기정'

- 향긋한 파·알싸한 마늘·고추소스
- 바삭함 살린 화끈한 '유린기' 인기

중국 요리점을 선택할 때 요리사가 화교라는 점은 기대감을 높여준다. 제대로 된 중국 요리를 먹을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에서다. 부산 동구초량까지 가지 않고도 화상이 하는 중국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집을 찾아냈다.
   
겉은 바삭한데 속은 촉촉해 가지의 향이 잘 살아 있는 가지튀김은 매콤짭짤한 소스를 곁들이면 더욱 고소하다.
동래구 온천동 ‘아강춘(051-556-4007)’의 가게 이름은 한시의 한 구절에서 따왔다. 혜숭이라는 화가가 그린 ‘춘강효경’이라는 그림에 소동파가 붙인 시에 나오는 내용이다. ‘춘강수난압선지(春江水暖鴨先知)’라고 ‘봄 강물 따뜻해진 걸 오리가 먼저 안다’는 구절에서 압강춘을 따 왔다. 손덕공 대표는 “그래서 한자 그대로 읽으면 압강춘이지만 발음이 더 부드러워지라고 아강춘이라 부른다”고 설명했다. 한시에서 온 가게 이름이라니 운치가 있었다.

손 대표는 “내 세대는 중국 본토에서 먹던 오래된 요리를 배운 사실상 마지막 세대다. 요즘 중국집에 가면 찜 요리나 훈제 요리는 거의 없다. 한국 사람들은 잘 몰라서 안 먹기도 하고 워낙 손이 많아 가서 줄어든 것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말 아쉬운 것은 중국 요리도 제철 요리가 참 맛있는데, 그게 사라져 간다는 것”이라고 했다. 대하가 나오는 철에는 대하와 면을 같이 먹는 대하면, 어린 완두콩이 나올 때 콩꼬투리까지 같이 잘라서 삼겹살과 볶아먹는 요리, 부추가 나올 때 개불도 제철이라 그때는 부추와 개불을 넣은 면을 해 먹는 식이다. 손 대표는 “이런 요리는 중국 가정식이자 전통적인 제철요리인데 이제는 거의 다 사라졌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영화 ‘신세계’에 나왔던 화국반점에서 요리를 배워서 코모도호텔, 대아호텔 등을 거친 베테랑 요리사다.

아강춘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가지 튀김은 손 대표가 어릴 때 어머니가 해주시던 음식이라고 했다. 밀가루 반죽에 기름을 약간 넣어서 튀김옷으로 쓰고 가지를 반으로 갈라 그 속에 다진 고기가 들어간다. 가지 튀김 자체는 간이 별로 세지 않다. 그 대신 함께 나오는 소스에 매콤한 맛과 감칠맛을 갖춘 굴 소스를 넣었다. 한국 요리 중 가지는 쪄서 나물로 해 먹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다. 지중해식이나 서양식으로는 가지를 잘라 그릴에 직화로 구워 샐러드로 먹는 게 대부분이다.

   
궁보기정
손 대표는 “중국에는 가지 요리가 아주 다양하다. 제철 가지를 사용한 가지 덮밥도 아주 맛있다”고 했다. 튀김옷 속의 가지는 물컹거리지 않고 수분이 촉촉하게 남아 있으면서 살캉거리며 씹혔다. 속의 고기는 고소하고 가지는 연하고 순한 맛이라 담백했다. 튀김 옷과 가지가 따로 놀지 않는 것도 신기했다. 여기에 매콤하고 짭짤한 소스를 얹어 먹으면 간도 맞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가지는 감자 깎는 칼(필러)로 껍질을 벗겨서 쓰는데 중간중간 조금씩 남겨두었다. 껍질을 좀 벗기지 않으면 표면이 너무 매끄러워서 튀김옷이 당최 달라붙지를 않는다는 거다. 가지의 향과 폭신한 맛이 잘 살아 있는 가지 튀김은 금방 접시 위에서 사라졌다.

이어 맛본 궁보기정은 밥반찬으로 딱 좋았다. 짭조름한 소스에 닭고기, 땅콩 등을 볶아내서 청량한 맛의 칭다오 맥주와도 궁합이 좋았다. 탄력 있는 닭고기에 고소하고 씹는 맛이 있는 땅콩이 더해지니 자꾸 젓가락이 갔다. 따뜻한 밥 위에 한 젓가락 얹어 먹거나 비벼서 먹어도 아주 잘 어울릴 듯했다. 손 대표는 “중국 사람은 사실 밥을 잘 먹지 않는다. 면, 죽, 빵 등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한다”며 아무것도 들지 않은 중국식 빵과도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멘보샤
멘보샤는 고소함과 바삭함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요리다. 흔한 샌드위치용 식빵을 정사각형으로 4등분 해 새우를 다져서 빵 사이에 끼워 튀긴 음식이다. 새우는 달고, 바삭한 식빵은 또 얼마나 고소한지. 맥주 안주로는 정말 최고였다. 손 대표는 “멘보샤는 깨끗한 새 기름만으로 해야 색이 제대로 나온다. 그래서 혼자서 하는 주방이라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메뉴에 넣었더니 손님들이 아주 많이 찾는다”고 했다. 아강춘의 주방은 손 대표가 혼자 다 맡고 홀 서빙은 아내 전재현 씨가 맡고 있다.

   
유린기
마지막은 유린기였다. 닭 다리 살에 감자 전분을 묻혀 튀기고 그 위에 파채, 청홍고추 잘게 썬 것, 다진 마늘을 올려 간장과 식초가 들어간 소스를 위에서 부어 나온다. 접시 맨 밑에는 양상추가 깔렸는데 이 양상추에 닭고기를 하나 올리고 파채와 청홍고추, 다진 마늘을 얹어 먹으면 매콤하고 알싸하면서 시큼하고 고소하다. 간장소스에 식초가 들어가서 첫맛은 시큼하게 다가오지만 그런 만큼 튀긴 닭고기라는 느낌이 안 들게 깔끔하다. 닭의 튀김옷은 감자 전분을 사용해 바삭함을 살렸다. 손 대표는 “전분도 감자, 고구마, 옥수수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감자 전분이 튀겨놓으면 가장 바삭하다. 하지만 감자 전분 튀김옷이 젖으면 금방 흐물거리므로 유린기는 바삭할 때 먹어야 맛있다”고 알려줬다. 향긋한 파채에 알싸한 마늘과 청홍고추가 더해지자 입 주변이 화끈한 느낌이 들었지만 딱 알맞게 맛있었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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