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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이 내 세상’의 박정민 “특수학교서 6개월 봉사하며 서번트증후군 캐릭터 연구”

  • 국제신문
  • 이원 기자
  •  |  입력 : 2018-01-10 18:42:37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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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에 천재적 재능 가진 역
- 쇼팽·베토벤 등의 명곡 맹연습
- 상업영화선 처음으로 주연 맡아
- 대선배인 이병헌·윤여정과 호흡
- 촬영 거듭할수록 애드리브 늘어

2015년 ‘동주’에서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 송몽규 역을 맡아 대중에게 성큼 다가온 박정민이 새해 한국영화의 포문을 여는 ‘그것만이 내 세상’(개봉 17일)으로 찾아온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서번트증후군을 지녔으나 피아노에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는 동생 진태 역을 연기한 박정민. 이용우 기자
‘그것만이 내 세상’은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형 조하(이병헌)와 엄마(윤여정)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박정민)가 난생처음 만나 형제애를 회복하는 코믹 휴먼영화다. 박정민은 피아노에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는 동생 진태 역을 맡아 연기파 배우 이병헌, 윤여정과 호흡을 맞췄다. 특히 서번트증후군을 지닌 진태를 진정성 있게 표현하기 위해 특수학교에서 6개월간 봉사 활동을 했으며, 쇼팽, 베토벤, 브람스 등의 명곡을 피아노로 연주하는 고난도 장면을 위해 3개월간 맹연습을 했다. 박정민은 진태 역에 대해서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지만 그 안에서 자신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작품마다 그 인물에 동화되기 위해 진심을 다해 노력하는 박정민을 만나 연기에 대한 생각과 새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 관해 물었다.

-2016년 ‘동주’로 신인남우상 6관왕을 기록했다. 이후 배우로서 달라진 점이 있는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이렇게 변하지 않아도 되나 싶었고, 상이라는 것이 허상 같았다. 그런데 2017년에 ‘그것만이 내 세상’, ‘염력’, ‘변산’ 등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면서 굉장히 바쁘게 일했다.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어느 순간 ‘‘동주’가 가져다준 것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본격적인 상업영화 첫 주연작이다. 부담이 많았겠다.

▶시나리오를 읽고 이병헌 선배님이 형 역을 하신다고 해서 의욕이 앞섰다. 함께 연기하고 싶었고, 해야만 했다. 그런데 출연 결정을 하고 나서 부담감이 몰려왔다.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과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진태 역이 특별했던 이유는 서번트증후군을 지녔고, 피아노 천재라는 점 때문이다. 두 연기 모두 쉽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어서 많은 연구를 한 것으로 안다.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이병헌)와 엄마(윤여정)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박정민)가 난생처음 만나 가족애를 회복하는 모습을 그린 코믹 휴먼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CJ엔터테인먼트 제공
▶특수학교에 가서 한 반을 맡아서 한 학기 정도 봉사 활동을 했는데, 서번트증후군을 지닌 아이들의 여러 증상을 느낄 수 있었다. 저는 진태가 행복해 보였으면 했다. 실제로 제가 맡은 반 아이들은 잘 웃었다. 또 진태는 피아노도 잘 치고, 게임도 잘 하고, 라면도 잘 끓이는 아이로 표현되는데, 그 이외의 것은 서툴러 보이도록 했다. 그 외에 책이나 영상도 많이 봤다. 그리고 피아노 연주는 3개월간 연습을 했고, 공연 장면의 곡은 6개월을 연습했다. 피아노의 ‘피’자도 모르는 문외한이었는데, 대역을 쓰고 싶어도 피아노연주자분들이 서번트증후군을 지닌 사람의 손 모양으로 연주를 할 수 없어서 제가 직접 했다. 물론 영화에서 들리는 음악은 전문 피아노 연주자 분들이 연주한 것이다. 서번트증후군을 지닌 분들과 그분들의 가족, 그분들을 돌보는 복지사 선생님들이 이 영화를 보고 불쾌하지 않았으면 했다. 일반 시사 때 복지사 선생님들을 모셨는데 괜찮게 보셨다고 해주셔서 고마웠다.

-이병헌, 윤여정이라는 쟁쟁한 배우와 연기해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었겠다.

▶이전에는 또래 배우와 주로 작업을 했는데, 이번에는 거대한 선배님들과 연기를 해서 촬영 초반에는 솔직히 긴장했었다. 시나리오대로 해야 할 것 같고, 준비한 것을 막 던지면 안 될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초반 촬영분 중에 재촬영한 것도 있다. 그런데 촬영 회차가 거듭되면서 툭툭 던지는 애드리브를 두 분이 잘 받아주셔서 중반부터는 재미있게 했다. 영화를 보면 선배님들과의 호흡이 잘 살아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런 장면이 부각되는 것을 보고 제가 감동받았다.

-예고편에도 등장하지만 이병헌 씨가 권투를 가르쳐주는 장면에서 박정민 씨가 불시에 얼굴을 때려 코피가 나는 장면은 큰 웃음을 준다. 애드리브인가?

▶그 장면으로 인해 이 선배님과 편하게 됐다. 영화 속에서도 형제가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는 장면인데, 이 선배님의 아이디어였다. 뭔가 만들어가는 느낌이 좋았다.

-고려대 인문학부를 중퇴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해 연기과를 졸업했다. 연기의 어떤 매력 때문에 그런 결심을 했는가?

▶실은 중학교 때 강원도에 놀러 갔다가 별장에서 박원상 선배님을 우연히 만났는데, 그때 말씀을 듣고 막연히 배우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대학교 1학년 때 지금 배우고 있는 것은 저와 맞지 않은 것 같아서 자퇴하고 한예종 연출과로 입학했는데, 군대에 다녀온 후 연기과로 전과했다.

-이후 저예산 영화인 ‘파수꾼’, ‘들개’를 통해 배우로 주목받았고, ‘동주’ 이후 진정성 있는 연기를 인정받았다. 배우로서 서서히 성장하는 기분이 어떤가?

▶그 영화들을 하면서 ‘제 연기를 더 많은 분이 봐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현재 상업영화를 하면서 부담과 짐이 커져서 생각만큼 엄청 기분이 좋기만 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 짐을 지고도 행복하게 연기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에는 영화 ‘염력’, ‘변산’이 개봉을 앞두고 있고, ‘사바하’, ‘사냥의 시간’을 촬영할 것이다. 지금은 연기가 재미있고, 더 하고 싶고, 보여드리고 싶은 것이 많다.

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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