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용 가방 판매 200% 급증
- 백화점 전문 편집매장까지 마련
- 계절 구분 없이 여름용품 판매
- 수영복 골프용품 옷 등 할인에
- 빅데이터로 맞춤형 정보제공도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4층에 ‘라이프 이즈 저니(Life is Journey)’ 매장은 여행용 가방 목베개 칫솔까지 소소한 여행용품은 물론 여행 안내 서비스까지 이른바 ‘원스톱 여행 솔루션’을 제공한다. 매장에 자리 잡은 여행 플래너 ‘키오스크’는 맞춤형 여행 정보를 제공한다. 키오스크에 인원 기간 목적 예산 등의 조건을 입력하면 그동안 여행자들의 정보가 모여 만들어진 빅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여행지를 추천해준다. 여행지의 현재 날씨, 즐길 거리 등 다양한 현지 여행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9월 문을 연 이 매장은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의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다.

	29일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4층 ‘라이프이즈저니(Life is Journey)’ 매장에서 직원이 여행 플래너 ‘키오스크’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키오스크에 인원 기간 목적 예산 등의 조건을 입력하면 최적의 여행지를 안내받을 수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백화점은 지금까지 여름 휴가철을 제외하고는 여행용품을 대대적으로 판매하지 않았지만, 여행 전문 편집매장까지 차릴 정도로 여행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비용 등의 이유로 휴가철인 7, 8월을 피해 비수기라 불리던 겨울철, 동남아 일본 등으로 여행을 떠나는 여행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맹진우(31) 씨는 최근 회사에 보름짜리 휴가를 내고 말레이시아로 떠났다. 근무 일수가 부족해 월급이 줄어드는 고통도 감내했다. 비수기인 11월에 장기로 여행을 떠나면 항공권·숙박비 등을 아낄 수 있는 것은 물론 여유롭게 여행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맹 씨는 “휴가를 낼 때 제 월급을 받지 못한다는 회사의 안내를 받고 잠시 망설였다. 그렇지만 편안하게 여행을 즐기고 싶어 결단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29일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대표적인 여행용품인 여행용 가방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 올랐다. 특히 수영복, 골프용품 매출이 각각 25%, 53.9% 올랐다. 겨울철 동남아로 휴가를 떠나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공항공사에 의하면 11, 12월에 김해공항을 통해 라오스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으로 여행을 떠난 이들은 지난 4년간 181.9%나 증가했다.

	29일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수영복 매장에서 한 고객이 수영복을 고르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이처럼 여행용품의 성수기가 사실상 사라지자 백화점 등 유통가도 여름 휴가철에만 진행했던 판촉행사를 겨울철에도 이어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다음 달 초까지 일부 수영복, 여행용 가방을 최대 20~30% 내린 가격으로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또 골프 사계절 상품전을 열어 겨울이지만 반소매 티셔츠 등 여름 상품 할인 행사를 펼친다. 캘러웨이 파리게이츠 핑 르꼬끄골프 등 유명 골프 브랜드가 대거 참여해 여름 상품을 최대 7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추가로 상품권을 증정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여행사 레드캡투어(Redcap tour)와 연계해 사이판 태국 일본 등으로 떠나는 해외 골프 여행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며, 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롯데상품권 등을 증정하는 특별 행사를 마련했다.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이성현 바이어는 “최근에는 극성수기를 피해 여행을 즐기려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겨울철이지만 여름 관련 상품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올해는 사전에 그 수요를 고려해 기존의 겨울 상품전을 사계절 상품전으로 바꾸고 여름 상품 입고 물량도 최대 4배 이상 늘렸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