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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돌박이·수제비·새우가 ‘퐁당’…짬 날 때 마다 먹고 싶은, 뿅 가는 국물

부산 하단 ‘사해방 짬뽕’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17-11-15 18:43:55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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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돌박이 짬뽕

- 그릇마다 고기 150g씩 넣어 구수하고 포만감 있는 요리로

# 슈저비 짬뽕

- 단호박즙 넣은 반죽으로 쫄깃

# 새우 짬뽕

- 시원한 해산물 맛 그대로

점심 한 끼 메뉴로 가장 만만하게 선택할 수 있는 건 중식이다. 그만큼 호불호가 덜하고 접근성과 가성비가 좋다는 얘기다. 그중 호적수는 짜장면과 짬뽕. 테이블에 앉아 주문하기 직전까지 고민하게 되는 두 가지 중 하나지만 요즘처럼 바람이 서늘할 땐 뜨끈하고 칼칼한 국물이 우위를 점한다. 이런 짬뽕을 특화한 곳이 있어 들렀다.
차돌박이 짬뽕(왼쪽), 새우 짬뽕
부산 사하구 하단동 ‘사해방 짬뽕(051-208-4748)’은 짬뽕만 네 종류를 낸다. 토핑의 종류를 달리해 차돌박이, 새우, 슈저비(수제비), 일반 짬뽕이다. 담음새로 눈길을 확 사로잡는 건 차돌박이 짬뽕이다. 메뉴 자체가 아주 새롭지는 않지만 다지거나 채 치지 않아 차돌박이 모양이 살아있으면서 푸짐하게 들어가 있다. 김영환 대표는 “그릇당 들어가는 차돌박이 양으로 150g을 꼭 지킨다. 차돌박이 큰 것 한 점으로 면을 싸서 먹으면 구수하면서 면 요리만 먹었을 때 느낄 수 있는 헛헛함을 없앨 수 있다”고 했다. 국물의 기본은 세 가지 짬뽕이 똑같다. 양파, 당근, 양배추, 오징어 등을 볶다가 면수와 쌀뜨물을 부어 끓여낸다. 국물이 시원하고 빈 맛이 없는데 멸치나 닭, 돼지 뼈 등 따로 육수를 내는 재료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게 신기했다.

슈저비 짬뽕
김 대표는 “다양한 재료로 끓여봤지만 결국은 그 재료의 맛이 강해 짬뽕 특유의 해물 맛과 불 맛, 매운맛에 방해만 됐다”고 설명했다. 면수는 면을 삶아내다 보면 거품은 줄어들고 뽀얗게 물 색깔이 날 때가 있다. 그때의 면수를 사용하면 된다고 했다. 쌀뜨물은 첫 번째 쌀 씻은 물은 쓰지 않고 버린다. 두 번째부터 다섯 번째까지 쌀 씻은 물을 다 섞어서 쓰면 감칠맛을 내는 데 이만한 재료가 없다고 했다. 국물은 뒷맛이 칼칼하게 목구멍을 치고 올라오는 화끈함이 있다. 차돌박이 짬뽕 국물에는 쇠고기 기름이 녹아들어 덜 맵게 느껴진다. 차돌박이에서 빠진 쇠고기 국물 맛이 더해져 구수하고 좀 더 부드럽다. 느끼하지 않고 구수한 정도라 국물을 여러 번 떠먹어도 속이 부대끼지 않는다.

김 대표가 가장 추천하는 것은 슈저비 짬뽕이다. 슈저비는 순우리말로 수제비라는 뜻이다. 수제비 반죽엔 단호박즙이 들어간다. 이렇게 반죽해 이틀간은 냉장고에서 숙성해야 쫄깃하고 끊어지지 않는 반죽이 완성된다. 김 대표는 “수제비는 얇고 넓게 만들어야 혀에 감기면서 입속에 들어오는 특유의 식감을 살릴 수 있다. 여러 재료로 실험해 본 결과 단호박을 쓰니 반죽이 가장 맛있었다”고 설명했다. 슈저비 짬뽕에도 면은 들어간다. 짬뽕 국물이 배어 있는 얇고 부드러운 수제비는 입속에 착 감기면서 맛있게 씹혔다. 위에 올리는 토핑에 수제비가 더해지는 거라 한 그릇 안에서 두 가지 맛을 즐길 수 있다.

새우 짬뽕은 새우의 단맛과 다른 해산물의 시원한 맛이 잘 어우러진다. 여기에 들어가는 오징어는 몸통만 있어 식감이 좋다. 오징어 다리까지 넣으면 재료비를 아낄 수 있지만 몸통만 고집한다. 다리를 넣으면 국물 색깔이 금방 어둡게 변해서다. 중식의 특성상 배달에 걸리는 시간이 더해져도 맛이나 모양이 유지되어야 한다. 그래서 음식의 색까지 고려해 오징어 몸통만 고집했다.

쫄깃 바삭한 탕수육
탕수육도 허투루 만든 요리가 아니다. 탕수육 고기는 돼지고기 등심을 쓴다. 여기에 달걀흰자와 녹말을 물에 타 가라앉힌 물 녹말로 튀김 옷을 만들어 튀긴다. 그러면 씹었을 때 식감이 쫄깃하면서 바삭하다. 가끔 너무 딱딱해 먹기에 불편한 탕수육이 있다. 탕수육 고기에 달걀 물을 입힐 때 흰자로만 해야 하는데 양을 늘리겠다고 또는 작업이 불편하다고 노른자까지 한 번에 넣어서 그렇다. 이렇게 만들면 튀겼다 식을 때 너무 딱딱해진다. 탕수육 소스는 흑초와 설탕, 물, 레몬만 넣는다. 산미는 본래 튀긴 음식에 잘 어울린다. 영국의 전통음식으로 꼽히는 피시 앤 칩스를 먹을 때 영국사람들이 제일 많이 찾는 소스는 솔트 앤 비네거다. 식초와 소금을 뿌려 간을 맞추고 느끼함을 줄인다.

이곳은 중식당치고는 독특하게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중간 휴식시간을 가진다. 기름에 튀기는 요리가 많은 중식당의 특성상 하루에 기름을 적어도 두세 번 갈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주방을 정리하고 청소해 저녁 손님을 맞아야 하므로 휴식시간을 지킨다. 김 대표는 “중식이 사람들에게 아주 친숙하고 다가가기 편한 음식인 것은 좋다. 하지만 그렇다고 중식을 만드는 사람이나 음식 자체를 너무 아래로 보지 않았으면 한다”며 좋은 재료로 제대로 만든 요리라는 인식을 심고 싶다고 했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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