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를 쓰며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이들이 모여 시화전을 열었다.

(사)문화공간 빈빈이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인권사무소 인권전시관(부산도시철도 3호선 물만골역 전시관)에서 ‘세상에 외치는 소리 시화전-삶이 내게 말을 걸었다’를 개막했다. 시화전은 다음 달 5일까지 한 달간 진행한다.

부산도시철도 물만골역 전시관에서 열리는 ‘세상에 외치는 소리 시화전- 삶이 내게 말을 걸었다’ 전시 모습. 문화공간 빈빈 제공

이번 시화전은 문화공간 빈빈의 인문예술 프로그램에 참여해 시 수업을 받은 33명의 시와 그림을 전시한 것이다. 시화전에 작품을 내놓은 이들은 흔히 ‘마음의 병’이라고 표현하는 정신장애, 조현병, 충동장애 등을 가진 이들이다.

2010년 인문학 교육 공간이자 문화공간으로 문을 연 빈빈은 정신장애인과 교도소 수형자를 대상으로 문학을 가르치는 인문예술 프로그램을 7년째 운영하고 있다. 수필가인 김종희 이사장이 문학을 통해 삶과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다는, 예술 교육을 실천하고자 시작한 일이었다. 실제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이 약으로도 치료하지 못한 마음의 병을 다스리는 등의 성과를 내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높였다.

빈빈은 해마다 인문예술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이 직접 쓴 시를 모아 시화전 ‘삶이 내게 말을 걸었다’를 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행사를 후원하며, 올해는 기쁜우리사회복귀시설과 컴넷하우스가 참여했다. 시화전에는 정신장애를 앓는 이들이 문학을 배우면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조금 더 성숙해지며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시들을 소개했다. ‘파도에 밀려 오고 시련에 밀려가고/그 세월 너무 길어 어느새 작아졌네/당당한 그 모습들이 본보기가 되었네’(‘조약돌’·K 씨)

김 이사장은 “참가자들이 글을 쓰며 나와 가족, 나와 사회의 관계에서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고 성숙한 개인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이 이번 시화전이며, 많은 이들이 공감대를 형성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