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럼세탁기 1.2대당 1대 팔려

- 가스레인지 매출 떨어지고
- 편리한 전기레인지 매출 올라

- 이불빨래 대신 침구용 청소기
- 혼술남녀가 찾는 맥주냉장고
- 기존 제품 기능 세분화해 인기

기존 가전제품의 기능을 세분화해서 새롭게 선보이는 일명 틈새가전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제는 대세가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미세먼지 이슈로 주목을 받은 의류 건조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시즌에 관계 없이 꾸준한 매출 신장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가 출시한 버드와이저 미니 냉장고(46ℓ)가 지난 6월 출시 이후 혼술족 사이 인기를 끌면서 부산지역 이마트 일반냉장고 매출 2위를 차지했다. 이마트 제공

6일 이마트에 따르면 부산지역에서 올 들어(1월 1일~8월 20일) 의류 건조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06%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조기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건조대 매출의 1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는 10배 이상 급신장하면서 건조대 매출을 추월한 상태이다.

건조기가 필수가전으로 떠오른 것은 월별 판매량을 살펴봐도 알 수 있다. 황사나 미세먼지, 습한 장마철이 아닌 8월에 지난 1~7월보다 많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드럼세탁기와 비교했을 때에도 드럼세탁기 1.8대 판 매 시 건조기가 1대꼴로 팔렸으며, 이달에는 1.2대당 1대가 팔려 대세가전임을 입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영미권에서는 건조기가 필수 생활가전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의 존재감은 미미했다”며 “발코니를 없애는 트렌드에 따라 세탁물을 건조시킬 공간이 부족해지면서 시즌과 상관없이 건조기 수요가 급증, 가사 풍경도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건조기 외에도 다양한 틈새가전들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기존 상품들을 대체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형성해가고 있다. 가스레인지는 전기레인지가 대체하고 있다.

부산지역 이마트의 같은 기간 전기레인지 매출은 지난해 동기대비 21% 증가했다. 반면 가스레인지의 경우 같은 기간 매출이 19% 감소했다. 그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가스레인지 매출의 22%이었던 전기레인지 매출이 33% 수준으로 높아졌다.

	소비자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일명 틈새가전으로 불리는 의류건조기, 전기레인지, 소형 청소기 등이 가전시장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제품 사진 각 사 제공

이불 빨래를 하는 대신 침구용 청소기를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올해 부산지역 이마트의 스팀·침구청소기의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7% 신장해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청소기 전체 매출 신장률은 14%로 스팀·침구청소기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맥주전용 냉장고도 인기가 높다. 이마트가 지난 6월 출시한 ‘버드와이저 미니 냉장고’는 46ℓ의 500㎖ 맥주캔을 최대 40개까지 보관 가능한 맥주전용 냉장고이다. 용량이 작고 냉동 기능이 없는 냉장고(0-10℃)지만 혼술로 맥주를 즐기는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꾸준한 판매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버드와이저 미니 냉장고는 출시 이후 부산지역에서 판매된 약 60여 종의 일반냉장고(양문형·김치 제외) 중에 매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