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의 고전 ‘혹성탈출’(1968)에 대한 리부트이자, 그 전사(前事)를 다룬 ‘혹성탈출’ 3부작의 마지막 이야기 ‘혹성탈출:종의 전쟁’이 지난 15일 개봉했다. ‘혹성탈출’ 3부작은 퇴화하는 인간과 진화하는 유인원 간의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전하며 전 세계 관객을 열광시켰다. ‘혹성탈출:종의 전쟁’은 인간과 공존이 가능할 것으로 믿었던 유인원의 리더 시저가 가족과 동료를 잃은 후 대령이 이끄는 인간군과 펼치는 마지막 대결을 그린다.

영화 ‘혹성탈출:종의 전쟁’의 한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혹성탈출’ 1, 2편을 통해 모션캡처 연기로 극찬을 받은 앤디 서키스가 이번에도 시저 역을 맡아 열연한다.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점점 유인원 연기도 진화해 이번 영화에서 걷는 모습이 점점 직립보행에 가까워지고, 다양한 표정을 짓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세계적인 디지털 그래픽 회사 ‘웨타 디지털’이 만들어낸 시각효과는 스튜디오를 벗어나 야외에서 퍼포먼스 캡처 촬영을 진행해 사실감을 극대화했다. 거대한 스케일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65㎜ 카메라와 와이드렌즈 촬영은 아이맥스와 같은 커다란 스크린에서 그 효과를 십분 발휘한다. 특히 설원에서 펼쳐지는 인간군과 유인원의 전투는 ‘혹성탈출’ 3부작으로 대단원을 이루는 장면으로 안성맞춤이다.

젊은 관객에게 생소하겠지만 고전 ‘혹성탈출’의 내용을 암시하는 장치도 놓치기 아까운 장면이다. 예를 들어 이번에 새롭게 등장하는 신비로운 소녀 노바가 마지막 장면에 유인원들이 새로운 정착지로 찾아낸 장소 등은 고전 ‘혹성탈출’과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함에도 종족의 이익만을 좇는 인간에 대한 경고를 보여준 ‘혹성탈출’ 3부작. 이대로 끝맺기에는 아쉬움이 남기에 ‘스타워즈’처럼 새로운 시리즈로 연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