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출 시인이 5년 만에 새 시집 ‘낮은 무게중심의 말’(리토피아·사진)을 펴냈다.

강 시인은 부산 시단에서 그 위상을 인정받는 시 낭송 모임 ‘부산 시울림 시낭송회’의 운영을 맡고 있다. 매달 첫째 주 수요일 열리는 시울림 시낭송회에서 여러 시인이 자신의 시를 낭송하고, 독자의 반응을 체감한다. 고 이해웅 시인이 운영하던 것을 오정환 시인이 이어받았으며, 강 시인이 실무와 운영을 총괄한다.

이처럼 시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가득한 시인이 5년 만에 새 시집을 낸 것을 두고 시간이 오래 걸린 것 아니냐는 질문에 강 시인은 “시를 오래 쓸수록, 나이가 들수록 종잇값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대답했다. 그는 “시를 많이 쓰는 것보다 의미 있는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꼭 필요한 이야기, 써야 할 시를 쓰고자 했고, 그 정도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이번 시집에는 그가 살면서 느낀 다양한 삶의 표정과 기운, 생각이 담겨 있다. 특히 60대의 나이에 느낀 삶의 완숙함과 인생의 허무 그리고 삶의 의지가 느껴진다.

‘벌레가 된 그가 살던 22호실 쥐덫만하다/궁핍과 떨어져 있던 그가 스스로 이곳으로 걸어들어 와/생존에 대해 말한 궁극은/벌레다, 일벌레를 경멸하다 밥벌레가 된/그는 데칼코마니를 거부하고/나는 마이너스 2차함수를 생각하며 그의 방안을 둘러보고 있다/그래프 어느 쪽을 내려다봐도 끝은 캄캄한 무궁이다/크고 야윈 카프카가/감독 같은 생활의 성을 탈출하기 위해 발견해낸 해답은//나비다(…)’(‘변신’ 중)

강 시인은 “시와 시인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것 같아 더 열심히 낭송회도 준비하고, 시도 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1년 ‘시사사’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2012년 시집 ‘타래가 놀고 있다’를 냈다. 제조업체 일성산업 대표도 맡고 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