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우로 24시간 우려낸 초벌 육수
- 재탕 삼탕으로 또 20시간 끓여내
- 구수하고 뽀얀 국물 담백함 최고
- 이 육수로 삶아낸 부드러운 수육
- 늦게 가면 품절될 정도로 인기
- 오디 새순 등 제철 밑반찬 올려
- 이열치열 완벽한 복달임 한 상
한국에는 숨만 쉬어도 더운 한여름에 뜨거운 음식을 먹으며 땀을 죽죽 빼는 여름 복달임이라는 게 있다. 재료를 푹 고아 만든 국물을 마시는 게 포인트다. 어린 닭을 넣어 푹 끓인 삼계탕이 그렇고 민어탕이 그렇다. 복달임이라고 하면 삼계탕을 떠올리는 것도 가장 접근하기 쉬운 음식이어서다. 이번 여름에는 조금 다르게 쇠고기를 이용한 복달임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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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우 육수에 삶아낸 수육은 무척 부드럽고 고소하다. |
부산 연제구 박가네(051-505-7282)는 곰탕과 수육을 내놓는다. 경남 김해 주촌면에서 매일 재료를 받아와서 직접 발골을 하거나 손질된 것을 가져온다. 하지만 항상 한우만을 고집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사골은 소머리, 등뼈, 목뼈, 갈비뼈 등을 다 넣고 초벌로 24시간 동안 끓여낸다. 그리고 재탕, 삼탕 10시간씩 육수를 뽑아내 다 섞어서 쓴다. 처음에 끓여낸 초벌 구수한 맛이 지배적이다. 두 번, 세 번 다시 끓이면 진한 맛이 강해지고 색깔도 뽀얗게 나온다. 그래서 이 집 곰탕은 구수하면서도 담백해 부담이 없다.
수육은 이렇게 만든 한우 사골육수에 삶아 내온다. 그냥 물에 삶은 것이 아니라 맛이 충분히 우러나온 사골육수에서 익힌 거라 고기 맛이 더 진하고 부드럽다. 차돌, 양지, 우설, 사태의 네 부위가 나오는 수육은 부위별로 즐기는 맛이 좋다. 그중에서도 양지 수육은 무척 부드럽다. 몇 번 씹지 않아도 될 정도다. 매일 두세 시간씩 삶아내는 수육은 너무 늦은 시간 주문하면 다 팔려 맛보지 못할 때가 있을 정도로 인기다. 독특한 식감의 우설도 빼놓을 수 없다. 기름기가 있는 차돌은 아주 고소해서 배추겉절이와 같이 먹으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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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찬은 제철 재료를 사용해 모두 직접 만든다. |
겉절이는 수시로 무쳐내기 때문에 항상 신선하다. 손님상에 오르는 대부분의 계절 채소는 전북 부안에서 공수한다. 남편 박인옥 대표와 아내 최성옥 대표의 고향이기도 하다. 최 대표는 "고향에 친정어머니가 계셔서 직접 밭에서 재배한 것들을 받아서 쓴다. 그래서 가끔 '거기 손님들은 이렇게 싱싱하고 맛있는 채소 잡수시니 좋겠구나' 하고 농담을 하신다"며 웃었다. 이처럼 아내와 남편이 같이 하되 맡은 분야는 서로 다르다. 고기와 곰탕은 남편 전문이고 다른 요리나 밑반찬 등은 모두 아내가 책임진다.
박 대표는 "어머니 때부터 해오던 음식점이라 대를 이어간다는 생각으로 박가네라고 지었다. 그런 만큼 이름에 누가 되지 않게 항상 최선을 다한다. 다른 건 몰라도 곰탕은 부산에서 내가 최고라고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표현했다. 오직 좋은 재료로 큰 손재주를 부리지 않고 우직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박가네는 곰탕을 가마솥에서 끓여내는데, 이것이 맛의 비결이라고 했다. 가마솥 뚜껑은 편백으로 얹어 사용하기 편하게 했다. 최 대표는 "이렇게 정성을 들이니 개미가 있다"고 했다. '개미가 있다'는 말은 전라도 사투리로 깊은 맛이 있다는 뜻이라고. 음식 맛의 기본이 되는 소금도 부안에서 가져와 2년간 간수를 빼서 사용한다. 간수가 빠진 소금은 연한 단맛이 돌고 쓴맛이 없어 음식의 맛을 잘 살려준다.
최 대표는 수육을 간장, 양파 소스에만 찍어 먹지 말고 된장과 함께 먹어보라고 권했다. "여름이니까 계절에 맞게 보리를 삶아서 집된장과 섞어 볶은 강된장이다. 구수한 맛이 살아 있는데 우리 고향에서는 이렇게들 드신다"며 수육에 올려줬다. 많이 짜지 않고 부드러우면서 구수한 맛이 부드러운 수육과 잘 어울렸다. 오디 새순과 작은 열매가 달린 오디잎 지가 신기했다. 계절에 맞는 채소로 지를 담아 반찬으로 내는 일은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 그 외에도 모든 반찬은 직접 만든다. 시래기에 멸치를 넣어 부드럽게 끓여낸 반찬은 시골에서 할머니가 해주시는 반찬 같은 정겨움이 있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