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여행 중 옛 연인 재회
- 일주일 간의 '뜨거운 사랑' 담아

- "여주인공 민하 불혹의 나이
- 실제 나와 같아 감정몰입 도움
- 영화 본 관객들 여운 느끼며
- 나도 사랑하고 싶다 생각 들길"

수많은 드라마에서 단아하고 세련된 역할을 맡아온 이태란이 오랜만에 영화에서 뜨거운 사랑을 나눈다. 13년 만에 이탈리아에서 첫사랑을 우연히 만난 40대 남녀의 사랑을 다룬 '두 번째 스물'(다음 달 3일 개봉)에서 이태란은 그간 볼 수 없었던 밀도 높은 감정 연기는 물론 '진한' 러브신 연기도 마다하지 않았다. '두 번째 스물'은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첫사랑 민구(김승우)와 운명처럼 재회한 민하(이태란)가 이탈리아의 도시를 일주일간 여행하면서 펼치는 로맨스를 담았다. 두 번째 찾아온 스물 살의 뜨거운 사랑이 이탈리아에서 펼쳐진다.

	영화 '두 번째 스물'에서 40대에 만난 첫사랑과의 사랑 연기를 자연스럽게 그려낸 배우 이태란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리틀빅픽처스 제공

"지난해 촬영할 때 실제로 40세 생일을 맞았고, 결혼한 지 1년 정도가 됐을 때라 이전보다 더 넓은 감정 연기를 할 수 있었다"는 이태란을 최근 서울 광진구 자양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에서 로맨스를 연기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시나리오의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었나?

▶중년의 남녀가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사랑을 나누는 것이나 카라바조의 작품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잔잔하게 그려져 예술적인 느낌이 들었다. 또 두 사람의 사랑은 불륜인데, 민하가 한국으로 돌아와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촬영의 90% 이상이 이탈리아 로케이션이었다. 이탈리아 도시의 아름다운 풍광이 좋았다.

	영화 '두 번째 스물'의 한 장면. 리틀빅픽처스 제공

▶지난해 3월 한 달 동안 이탈리아에서 23회차 촬영을 했다. 촬영하기에도 너무 빠듯해서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없었다. 그래도 두 사람이 기차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내린 작은 바닷가 마을 베르나차는 너무 아름다웠다. 아쉽게 촬영만 했지만 다음에 이곳을 찾아 며칠간 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민하의 직업은 안과의사인데 미술에도 조예가 깊다. 특히 카라바조에 대해서는 전문가 수준이다.

▶솔직히 미술작품에 대해 잘 모른다. 다만 박흥식 감독님이 워낙 해박해서 감독님만 믿었다. 극중 카라바조의 작품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지금은 다 잊었다. 그래도 드라마를 많이 해서 그런지 닥치니까 외워지더라.

-민구 역의 김승우 씨와 호흡이 자연스러웠다. 처음 보여준 농도 있는 러브신 연기도 보기 좋았다.

▶배우로서 멜로 연기를 보여드릴 기회가 많지 않았다. 민하는 저와 나이도 비슷해서 멜로 연기를 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였다. 하지만 결혼한 지 채 1년이 안 된 때라 러브신이 부담돼서 시나리오를 덮기도 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본 신랑이 "그것은 연기다. 다녀와라"라고 했다. 촬영할 때도 역시 베드신이 힘들었는데, 감사하게도 김승우 선배님이 배려를 많이 해줘서 잘 마무리했다.

-결혼한 지 2년7개월이 지났다. 연기에 도움이 되는가?

▶저와 다른 성격의 남자와 생활을 하다보니 상대에 대한 이해심도 넓어진 것 같고, 감정의 폭도 넓어진 것 같다. 배우에게는 중요하고 필요한 부분이다. 결혼 초반에는 사소한 것으로 싸웠는데, 이제는 상대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넘어갈 건 넘어가게 되더라.

-관객들이 '두 번째 사랑'에서 어떤 모습을 봤으면 하는가? 그리고 데뷔한 지 20년이 됐다. 앞으로 계획은?

▶상황과 현실이 다른 두 남녀의 사랑에 중점을 두고 보다가 영화가 주는 여운을 느끼고 '나도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배우라는 직업이 선택받는 직업이어서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나도 저런 역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쉬운 것이 아니어서 롱런하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