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크로우와 라이언 고슬링이 오랜만에 버디 무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나이스 가이즈'(사진)로 뭉쳤다. 다른 색깔의 연기를 선보이는 할리우드의 두 남자배우는 '나이스 가이즈'에서 어떤 브로맨스를 보여줄까?
전직 파이터인 잭슨 힐리는 현직 청부 폭력업자다. 사기꾼 기질이 다분한 홀랜드 마치는 자칭 사설탐정이다. 전혀 다른 성격의 두 사람은 우여곡절 끝에 LA 법무국장의 딸 아멜리아의 실종사건을 함께 파헤치게 된다. 단순할 줄 알았던 사건 뒤에는 디트로이트 자동차 산업의 비리가 숨겨져 있고, 진실에 다가갈수록 위험도 커져만 간다.

1977년 LA를 배경으로 한 '나이스 가이즈'는 버디 무비의 공식을 따라간다. 이성보다는 주먹이 앞서는 잭슨과 허당 사설탐정 홀랜드는 첫 만남부터 티격태격한다. 잭슨이 맡게 된 청부 폭력의 타깃이 홀랜드였기 때문이다. 허당끼 다분한 홀랜드의 행동은 우직한 성격의 잭슨과 대비를 이루며 색다른 웃음을 주는 것이다. 그 이후 버디 무비 공식대로 두 사람은 힘을 합쳐 아멜리아를 찾기 시작하고, 온갖 위험을 헤쳐 나간다.

그런데 '나이스 가이즈'는 단순한 코믹 버디 무비에서 머물지 않는다. 아멜리아를 찾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자동차 산업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와 그와 관련된 고위층의 비리가 꽤 묵직한 메시지를 주기 때문이다. LA에 짙게 깔린 스모그나 포르노 양산소가 됐던 할리우드 등 1970년대의 LA 모습이 강조된 이유가 있다.

여기에 주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준 러셀 크로우가 잭슨 역을, 섬세하면서도 진지한 모습을 보여준 라이언 고슬링이 홀랜드 역을 맡아 새로운 연기를 보여준다는 점은 '나이스 가이즈'를 빛나게 한다. 특히 라이언 고슬링의 슬랩스틱 코미디 같은 액션 연기는 일품이다.

'나이스 가이즈'는 짜임새 있게 전개되는 이야기와 두 명품 배우의 코믹한 연기, 그리고 웃음을 매개로 전해오는 사회성 짙은 메시지가 조화를 이룬 세련된 영화다. 개봉 6일. 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