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는 고급 서양요리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가정에서는 레스토랑처럼 제대로 된 맛을 내기 쉽지 않다. 하지만 찹스테이크는 요리법이 간단하다. 고기와 채소를 미리 썰어두었다가 볶으면 된다. 아이들 입맛에도 맞고 간을 조금만 달리하면 술안주로도 좋다. 냉장고 안의 묵은 채소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이기도 하다. 그랜드호텔 정찬준 주방장에게 찹스테이크 요리법을 소개받았다.



재료 : 안심 200g, 양파 50g, 버섯 80g, 홍피망과 청피망 각 50g, 방울토마토 20g, 파인애플 30g, 깐 마늘, 포도주 30㎖, 시판 불고기 소스 10㎖, 스테이크 소스 10㎖, 체다 치즈 1~2장



안심부터 사방 2㎝ 크기로 잘라 놓는다. 고기를 같은 크기로 썰어야 익는 시간도 동일하고 먹기도 좋아서다. 썰어놓은 안심은 올리브유와 후추, 로즈마리 등 허브로만 살짝 간을 한다. 소금을 미리 치지 않는 것은 삼투압 현상으로 육즙이 빠져나가 고기가 마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양파, 피망, 버섯도 고기와 비슷한 크기로 자르고 방울토마토는 반으로 갈라 놓는다. 위의 채소 외에도 물기가 많은 재료만 아니라면 어떤 채소를 넣어도 좋다. 잘 어울리는 과일로는 사과와 파인애플을 추천한다. 이들 과일은 익히면 단맛이 더 강해지며, 특히 파인애플은 소화를 도와주고 고기를 연하게 해줘 궁합이 잘 맞다.

프라이팬에 납작하게 썬 마늘을 볶는다. 마늘을 볶을 때는 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마늘을 으깨지 않으면 요리가 좀 더 깔끔해지는 효과가 있다. 마늘이 익어 좋은 향기가 나면 나머지 채소들을 다 넣고 볶아준다. 소금, 후추로 간도 한다. 이때부터는 센불 상태로 유지한다. 그래야 채소도 아삭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다.

그 이후 밑간을 한 안심을 넣고 센 불에 볶는다. 고기 표면의 색깔이 변하면 포도주를 넣는다. 와인은 향기를 좋게 해주고 고기의 잡내를 없애준다. 좀 더 익힌 뒤 시판 불고기 소스와 스테이크 소스를 넣어 간을 더한다.

셰프의 마지막 비결은 체다 치즈였다. 고소하고 짭짤한 체다 치즈를 1~2장 넣어 소스의 농도도 맞추고 부족할 수 있는 간을 보충했다. 치즈가 녹으면서 소스를 좀 걸쭉하게 만든 데다 고소하고 진한 맛도 더해줬다. 센 불에 볶아 채소는 아삭하고 안심은 부드러웠다. 어른 술안주로 먹고 싶으면 핫소스를 첨가하거나 케첩을 넣어 좀 더 자극적인 맛으로도 변신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먹기에는 이 정도가 딱 좋았다.

찹스테이크와 곁들여 먹으면 좋은 피클 만드는 법도 배워봤다. 정 주방장은 특이하게 다양한 향신료가 포함된 양념인 피클링 스파이스 없이 피클 만드는 법을 가르쳐줬다. 피클링 스파이스 안에는 보통 월계수잎, 로즈마리, 정향 등 다양한 향신료가 들어가 있어 가정에서 레스토랑 식 피클맛을 내는 데 도움을 준다. 그는 물 1ℓ, 설탕 50g, 식초 0.5ℓ, 소금 50g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절일 채소는 피망, 양파, 무, 당근, 브로콜리가 좋다. 그는 금귤이나 파인애플이 있다면 훨씬 향기가 좋은 피클이 된다고 했다.

만드는 방법은 정말 간단하다. 물, 설탕, 식초, 소금을 한 데 섞어 끓여 식힌 뒤 소독한 유리병에 절일 채소를 넣고 이 조미액을 부어놓으면 된다. 뚜껑을 닫고 상온에서 24시간만 지나면 바로 먹을 수 있다. 뜨거울 때 조미액을 붓지 않아 채소의 색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도 특징이다. 조미액은 채소가 담긴 높이 만큼만 부으면 된다. 그러면 시간이 지나면서 채소가 숨이 죽고 가라앉아 1달까지 냉장 보관해도 거뜬하다.

	왼쪽부터 고기 넣고 볶기, 와인 넣기, 체다 치즈 넣고 볶기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