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낚시꾼이 전남 여수 안도 갯바위에서 감성돔 낚시에 열중하고 있다.

봄기운이 대지에 스며들고 있다. 꾼들의 발걸음도 슬슬 바빠지기 시작한다. 바다 수온도 최저수온기를 지나 조금씩 상승하는 시기다. 사람들은 지금부터 영등철이 시작된다고 한다. 영등철이란 음력 2월을 일컫는 말이다. 연중 가장 굵은 대물급 감성돔이 잡히기 시작하는 시기다. 부진했던 조황이 서서히 살아난다.

영등 초반은 수온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한다. 영등철 감성돔 낚시 기간 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시기다. 수심이 깊고 물밑 지형이 뛰어난 곳을, 그것도 바닥층을 공략해야 하는 시기다. 영등 중반은 수온이 조금씩 계속 상승하면서 감성돔 조황이 활성화된다. 감성돔의 유영층도 바닥에서 1, 2m 정도 떠서 형성되기 때문에 바닥층을 공략하면 입질을 받을 확률이 떨어지는 시기다.이때부터 어느 정도 밑밥에 반응을 하기 시작한다.

영등 후반은 수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조황도 급격히 살아난다. 마릿수 면에서는 가을 감성돔 낚시 시즌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대물급 감성돔들이 수시로 입질을 하는 시기다. 수심이 얕은 여밭에서 감성돔의 입질이 잦아지는 때문에 여밭이 잘 발달된 곳을 포인트로 정해야 한다. 온종일 양지 바르고 수심 얕은 여밭에 포인트를 잡으면 떼고기를 만날 확률이 높다. 감성돔이 수심이 깊은 곳과 얕은 곳을 오가면서 먹이 활동을 하는 시기라 폭 넓게 탐색하며 낚시해야 좋은 조과를 올릴 수 있다.

감성돔 낚시라고 해서 무조건 바닥층만 공략하거나 특정 포인트만 고집을 하는 꾼이 많다. 영등철에도 바다 수온은 다르기 때문에 낚시방법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이런 특징을 고려해 때와 장소를 선택해서 낚시를 해야 한다. 10번 출조해서 1, 2번 감성돔을 만난다면 다행이라고 한다. 그만큼 감성돔 낚시는 까다롭고 어렵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낚시를 나갈 때마다 감성돔을 만나는 꾼도 있다. 그날그날 바다 상황을 잘 살펴 채비 운용을 잘 한 덕분이다.

연중 대물 감성돔을 만날 확률이 가장 높은 영등철이 눈앞에 다가왔다. 기록 갱신을 노려봄직한 시기인 만큼 철저히 준비해 진한 손맛을 느껴보시길 기원한다.

박춘식·낚시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