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셰프' 전성시대다. 셰프들이 등장해 요리를 하고, 그 요리를 누군가가 먹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요리연구가가 나와 조리법을 가르쳐주기만 하는 과거 방식과는 다르게 요리사들이 나와 조리법은 물론 음식 이야기까지 맛깔스럽게 한다. 요리사들에 대한 호감이 높아지면서 '요섹남' (요리 잘하는 섹시한 남자)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대세 요리사인 오세득 셰프가 최근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문화센터에서 요리 강좌를 열었다. 그의 인기를 반영하듯 200여 명의 참가자들이 몰려 오 셰프의 요리 이야기와 별미 만드는 법에 대해 귀를 기울였다. 그가 선보인 '냉파스타'와 '토마토 대파 카레'를 튀김, 제사 음식이 물릴 때 추석 별미 음식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오세득 셰프가 냉파스타 만드는 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 셰프는 음식을 만드는 내내 쉴 새 없이 떠들어댔다. 우선 냉파스타를 만들면서 펜네 파스타면을 삶았다. 토마토와 올리브를 썰고 앤초비(사진)를 넣었다. 오 셰프가 "앤초비가 무엇인지 아시나요"라고 질문하자 여기 저기서 "멸치를 소금에 절인 것"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참가자들은 "우리나라 멸치를 내장을 꺼내고 머리를 떼 앤초비를 만들 수 있느냐"고 질문했다. 오 셰프는 "제주도 멸치로 만들어봤는데 특유의 앤초비 맛을 내는 것은 어렵다"고 답했다. 앤초비 양에 대해서는 "음식을 만들 때 정량화하기 보다는 주부들이 가정에서 요리하듯이 자기 느낌대로 간을 보고 조절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가정에서 생선 내장 요리를 할 때 간이 약하면 비린맛이 많이 나지만 간을 세게 하면 그렇지 않다고 요리팁도 알려줬다. 앤초비를 파스타뿐 아니라 파니니와 같은 빵요리에도 활용해도 짭조름하니 맛깔스럽다고 소개했다. 또 '하몽( 돼지고기 뒷다리를 염장해서 숙성시킨 음식)'을 구하기 힘들면 베이컨을 활용해도 설명했다. 오 셰프는 "하몽만의 맛이 있지만 베이컨과 비슷한 맛인 만큼 대신 넣어도 된다. 음식을 만들 때 한 재료를 고집하지 말고 비슷한 대체재를 넣어 다양하게 만들어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토마토 대파 카레'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음식이 싱겁다면 고춧가루를 넣어 간을 맞추면 된다고 설명했다.

40여 분 만에 뚝딱 완성된 '냉파스타'와 '토마토 대파 카레'를 시식해봤다. 가장 궁금했던 냉파스타는 앤초비를 넣어 비릿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막상 먹어보니 비린 맛 없이 고소하고 짭조름했다. 올리브와 토마토가 어우러져 새콤달콤한 맛이 가미됐다. '토마토 대파 카레'는 토마토의 숙성된 맛이 카레와 어우러져 입맛에 잘 맞았다. 우유를 넣어 카레 맛이 한층 부드러웠고 냉파스타에 들어간 브로콜리를 카레에 찍어 먹어도 고소했다. 토마토의 라이코펜이 우유의 유지방에 녹아 소화 흡수를 돕고 토마토에 부족한 칼슘을 우유가 보충해주는 효과도 있다. 특히 대파가 카레와 어우러져 아삭아삭 씹는 맛이 좋았다.


# 앤초비가 들어간 냉파스타

- 비린 맛 전혀 없이 간간하고 고소해

▶재료: 펜네 파스타 80g, 선드라이 토마토 6개, 블랙 올리브 5개, 그린 올리브 5개, 브로콜리 반송이,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소금, 후추, 파마산치즈, 이베리코 하몽 3쪽

▶만드는 법 ①펜네 파스타면을 약 11분간 삶아 식혀 준다. ②선드라이 토마토를 채썰어준다. ③블랙, 그린 올리브를 두툼하게 슬라이스 한다. ④브로콜리를 송이송이 잘라 소금물에 데쳐 식혀준다. ⑤소금, 후추, 파마산치즈, 이베리코 하몽를 뺀 모든 재료를 잘 섞어준다. ⑥잘 섞은 파스타에 소금, 후추, 올리브유, 파마산치즈로 맛을 내고 하몽을 올려준다.


# 토마토 대파 카레

- 토마토와 카레·대파의 찰떡궁합

▶재료: 토마토 160g, 대파 2줄기, 간 생강 10~15g, 카레가루 30g, 우유 또는 두유 200㎖, 발사믹 식초, 간장

▶만드는 법 ①프라이팬에 포도씨오일을 두르고 파를 살짝 볶다가 간 생강을 넣고 대파가 노릇하게 볶아지면 토마토를 넣고 볶아준다. ②토마토가 살짝 볶아지면 카레가루를 넣고 살짝 볶아준다. ③카레가 볶아지면 우유 또는 두유를 넣는다. ④맛을 보고 간장과 발사믹 식초 1/2 큰 술로 맛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