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면역력'이 화두가 되고 있다.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 자신이 먹고 있는 음식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질병을 예방하려면 몸에 좋은 음식을 정량으로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여름 보양식 역시 자연스럽게 면역력 높이는 음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밥이 보약'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보리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건강식 보리밥 정식 다시 주목

보릿고개라는 말로 과거 어려움의 상징이었던 보리밥이 웰빙음식으로 현대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보리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성분인 베타글루칸이 함유된 대표적 건강 곡물이다. 항균과 항산화 효과가 있어 암 예방 식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고 단백질 함량이 높고 식이섬유를 풍부하게 가지고 있어 변비 치료 효능도 있다.

보리밥이 맛깔스럽다는 북구 화명동 '사월에 보리밥'에는 메르스 여파로 건강식을 챙기는 남녀노소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마트 화명점 맞은편 건물 지하 1층이라 쇼핑 후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았다. 입구에 들어서자 992㎡(300평) 규모의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가 한눈에 들어왔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이후 주메뉴인 보리밥으로 화명동 맛집으로 소문이 났다. 이 식당 김인성 대표는 "보리밥, 현미 등을 내놓는 웰빙 밥집을 오랫동안 구상했다"며 "맛깔스러운 식단과 정직한 자세로 고객들을 대했더니 화명동 맛집으로 소문이 난 것 같다"고 밝혔다. 보리밥이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지역주민뿐 아니라 해운대 주민들이 식당을 즐겨 찾고 있어 김 대표는 해운대 지역에 2호점을 낼 계획을 세우고 있단다. 사실 그는 이바돔 감자탕집도 운영하는 외식업 전문가다. 무의탁 어르신과 노숙인을 위한 '밥퍼나눔운동'을 7년째 후원하고 개업기념 떡대신 쌀을 선물로 받아 불우이웃에 기탁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음식은 정성이고 정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웃과 사회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식당을 운영한다"고 자신했다.

■푸짐한 나물·맛깔스러운 반찬

주인장의 자세가 좋아도 식당은 음식 맛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 음식 맛을 보기로 했다. 대표 메뉴인 '곤드레 보리밥'을 주문했다. 이곳은 보리밥에 곤드레를 올려 내놓는 게 특징이다. 보리밥과 함께 둥근 쟁반에 고사릿과의 고비, 애호박, 콩나물, 다래, 부지랭이, 참나물, 버섯, 무나물, 도라지 등 9가지 나물이 담겨나왔다. 이뿐 아니다. 무청시래기, 알배추, 땅콩, 냉채, 낙지 젓갈, 더덕무침 등 밑반찬이 한 상 가득 나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를 정도였다. 9가지 나물은 때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평소 접하기 힘든 꽃나물, 상춧대나물, 뽕잎나물 등이 나오기도 한다. 나물과 밑반찬 재료는 김 대표와 식당 직원들이 매일 새벽 반여농산물 시장에서 사온다. 야채 하나까지도 신경을 써 손님 밥상에 내놓기 위해 꼼꼼히 장을 본단다.

보리밥 위에 올려진 곤드레를 먹어보니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이 났다. 고추장양념을 숟가락으로 떠 맛보니 매콤하면서도 달콤하다. 또 호두, 땅콩 등 견과류와 과일 등을 고추장에 넣어 고소한 맛을 더하게 했다. 9가지 나물을 한 젓가락씩 가지런히 담고 고추장양념을 적당량 넣고 비볐다. 잘 버무려진 비빔밥을 한입 넣자 탱글탱글한 보리알이 톡톡 터지며 입안 가득 고소함이 퍼졌다. 신선한 나물이 조화를 이뤄 상큼한 맛도 더해졌다. 보리는 소화가 잘될 수 있도록 12시간이상 충분히 불려 밥을 짓는단다. 물론 취향에 따라 보리밥과 나물을 따로 먹어도 좋다. 비빔밥을 싱싱한 상추에 쌈 싸먹으니 한층 맛있다. 보리밥과 함께 나온 된장국은 짜지 않으면서 깔끔했다. 보리밥을 싫어하는 사람은 현미쌀과 일반쌀도 선택할 수 있다. 곤드레보리밥 한그릇을 먹고 나니 속이 든든하고 힘이 불끈 솟는다.

보리밥집으로 유명하지만 밑반찬이 맛있다보니 보쌈정식, 고등어조림정식, 고등어구이정식 등을 찾는 고객도 많았다. 식후에 나오는 구수한 숭녕은 입안을 개운하게 한다. 식당 한쪽에는 카페테리아가 있어 원두 커피를 공짜로 마실 수 있다. 가격은 곤드레 보리밥 7500원, 보쌈정식, 고등어조림 정식 각 8500원, 고등어 구이 정식 9500원 등.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밤 11시. (051)363-3900

사진=강덕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