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호주에서 탄생한 '매드맥스'는 새로운 스타일의 자동차 액션 영화의 등장을 알렸다. 삭막한 사막을 가로지르며 묵시록적 암울함을 담은 '매드맥스'는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며 주인공 멜 깁슨은 세계적 스타가 됐고, 이후 3편까지 제작됐다. 그리고 3편 이후 30년이 지나 원작의 감독인 조지 밀러가 21세기형 자동차 액션 블록버스터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연출했다. '미래 사막의 웨스턴'이라 할 수 있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현재의 관객을 열광시킬 수 있을까? 대답은 '예스'다.

22세기 핵전쟁으로 멸망한 인류를 물과 기름을 차지한 독재자 임모탄이 지배하고 있다. 어느 날 폭정에 반발한 사령관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는 인류 생존의 열쇠를 쥔 임모탄의 여인들을 빼돌려 전투트럭을 몰고 사막을 질주한다. 임모탄과 부하는 전투트럭을 쫓고, 임모탄의 노예로 끌려간 맥스(톰 하디)도 이들 대열에 합류한다. 맥스는 간신히 탈출해 퓨리오사와 손을 잡고, 사막의 다양한 부족들이 사이사이에 등장해 추격전에 끼어든다.

사막을 질주하는 자동차 액션이 2시간 동안 계속된다니 지루하지 않을까 싶겠지만 그것은 기우다. 사막의 먼지 속에서 전투용으로 개조한 다양한 차량과 오토바이가 전속력으로 질주한다. 현재의 촬영기술로 만들어낼 수 있는 긴박감 넘치는 자동차 액션은 눈을 뗄 시간을 주지 않는다. 임모탄을 신처럼 모시는, 피폭의 후유증으로 암에 걸린 자들은 광란의 상태에서 두려움 없는 액션을 보여준다.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촬영된 이들 장면은 아날로그 액션과 디지털 기술의 결합이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자동차 액션을 담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보여주는 액션의 미학은 드럼과 일렉트릭 기타가 사용된 음악에서 빛을 발한다. 액션 장면에서는 여지없이 들려오는 '둥둥둥둥'하는 드럼과 사이키델릭 기타 소리는 자동차 액션 장면의 리듬과 절묘하게 비트를 맞추며 관객의 심장을 두드린다. 얼마 전 개봉한 '위플래시'가 드라마의 드럼이었다면,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액션의 드럼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리메이크 영화는 원작의 명성을 뛰어넘기 힘든 법인데, '매드맥스' 시리즈의 아버지인 조지 밀러 감독은 30년 만에 자신의 손으로 원작에 비견될 만한 영화를 만들어냈다. 14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