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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마칼럼] '톡방'의 수다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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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5-03-04 19:01:34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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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들도 단체 토크(단톡)를 한다. 아이들처럼 짧고 간결한 초스피드로 이모티콘 화려하게 날려가며 줄이고 줄인 초생략 문장까지는 아니지만 무딘 손가락 제법 빠르게 움직여가며 할 말 빠르게 서로의 의견을 조율한다.

아이들 학교의 학부모 단톡만 해도 예닐곱 가지가 넘는데 각종 모임과 직장생활로 인한 톡방까지 SNS가 온라인상의 계 모임이 되기도 한다. 가끔은 너무 많은 톡방이 혼란스러워 이곳에 늘어놓을 이야기를 저곳에 쏟아 붓다가 낭패를 보기도 한다.

그 많은 단톡 중 한 방에서 싸움이 나고 말았다. 의견이 다른 두 엄마가 팽팽하게 생각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각자의 의견에 불과했던 글자들에 감정이 실리면서 점차 상대의 의견에 상처를 내고 있다. 그리고는 기어이 감정을 가득 실어 문자를 날린다. 문자는 더는 글자가 아니다. 고스란히 실린 감정이 서로의 격해진 불쾌함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애들 학교의 일처리에 대한 찬반 의견이 발단이었는데 자신의 의견만 이야기하고 말아야 했을 것을 상대의 의견에 토를 달다가 감정을 건드렸고 다른 의견이 다툼이 되면서 상대를 비난하는 감정싸움이 되고 말았다. 톡방의 다른 사람들은 두 사람 사이에서 오가는 험악한 문자를 숨죽여 눈팅하고 있다. 참 힘든 분위기다. 안타까운 것은 기록이 그대로 남아 두고두고 상처를 남긴다는 것이다.

마주하기 조금 부담스러운 상대에게 이야기를 전해야 할 때 적당한 말줄임과 이모티콘으로 애써 내 감정을 다 들키지 않고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니 그럴 때는 이 톡방이 한결 편하게 느껴지는데, 문제는 행간에서 오는 오해들이다. 제각기 자기의 감정이 시키는 대로 문장을 만들다 보니 상대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채 내 감정을 전달해 오해 아닌 오해를 낳기도 한다.

'네!'와 '네!!!'가 다르고 '아, 네!'와 '아~네에~^^'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상황이 이러니 나는 초록색의 마음으로 대답했지만 상대가 주홍색의 마음으로 읽어버리면 뜻하지 않은 오해로 틈이 벌어지게 된다. 얼굴 보고 나눈 대화라면 눈앞에서 읽힌 표정으로 그 자리에서 오해를 풀어가며 화해도 하지만 문자만 보고 나름대로 해석해 버린 오해는 그 후에도 불신을 쌓아가는 것이다. 최근 페이스북에서 시작된 말다툼이 실제 다툼으로 이어져 소중한 목숨을 뺏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참으로 어이없다.
휴대폰이 쏟아내는 무수한 알람소리와 정신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톡방의 문자들. 몇 글자 쓰고 있는데 이 사람 저 사람이 의견을 단다. 행여 행간을 놓칠세라 따라가다가 채 마무리 하지 못한 문장을 날려버리고 만다. 아차 싶지만 이미 늦었다.

생각할 겨를 없이 손가락이 앞서간다. 생각할 겨를 없이 내 마음이 날아간다. 생각할 겨를 없이 글자들이 줄을 선다. 한 송이 꽃을 위해 겨울을 인내한 봄꽃에게 촌각을 다투며 이어지는 우리들의 삶은 어찌 비칠까. 톡방에도 봄꽃의 인내가 찾아가는 3월이기를.

유정임 FM 90.5 부산영어방송 편성제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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