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동 깡통 야시장 매대에서 상인들이 '냉면 구이'를 만들고 있다.

- 오후 6시 30분~자정까지
- 30곳 매대에서 음식냄새 솔솔

- 냉면 면에 치즈·달걀·소스넣고
- 기름에 지져낸 '냉면구이' 별식
- 인도네시아식 잡채 '미고랭'
- 베트남식 만두 '짜요' 인기

두 손에 놓으면 따끈따끈한 군고구마와 붕어빵, 쫄깃한 떡볶이와 가슴 속까지 뜨끈해지는 오뎅국물….

겨울철 길거리 음식에는 낭만과 추억이 담겨 있다. 착한 가격과 푸짐한 맛으로 서민들의 가벼운 주머니를 달래주던 길거리 음식들이 더욱 화려하고 다양하게 바뀌고 있다.

	쫄깃한 베트남식 만두 '짜요'.

길거리 음식이 가장 발달한 곳은 당면 국수, 씨앗호떡, 팥죽 등으로 유명한 국제시장 일대다. 영화 '국제시장'이 개봉 21일 만에 누적 관객수 800만 명을 돌파하면서 '먹자골목' 뿐 아니라 부평동 깡통 야시장에도 길거리 음식을 맛보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어둑어둑해지면 조리 도구와 음식재료를 잔뜩 실은 매대 수십 대가 줄지어 부평동 시장길로 들어선다. 여기저기 매대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면서 순식간에 온갖 음식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지난 2013년 10월부터 시작된 부평동 깡통 야시장 전경이다. 오후 6시30분부터 점포 사이 110m 길이에 늘어선 30대의 매대가 자정까지 영업한다. 주말인 지난 3일에는 매대 양쪽 통로가 사람들로 꽉 막혀 밀려다니다시피 했다. 부평깡통시장 상인회는 심사를 거쳐 사회적 약자를 위주로 노점상을 선발해 운영하고 있다. 30개 매대 중 24개가 음식을 판다.

평일에는 하루 평균 3000~5000명, 주말과 휴일에는 6000명이상이 찾는다. '노점' 관광을 즐기는 중국인은 물론 일본인 관광객들 사이에는 필수 관광코스가 되고 있다. 즉석에서 다양한 음식을 싸고 간편하게 맛볼 수 있고 재료를 불에 굽고 기름에 튀기는 조리 과정을 가까이에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달콤새콤한 딸기 꼬치.

무엇보다 이곳에서 먹는 길거리 음식은 위생 걱정을 덜 수 있다. 중구청이 정기적으로 식품위생검사를 하고 상인회 차원에서 위생교육도 자주 한다. 매대 상인들은 입 가림개와 앞치마를 하고 조리를 한다. 서울에서 온 관광객 김지은(28)씨는 "국제시장을 중심으로 용두산공원, 자갈치 등을 둘러본 후 출출해질 때 깡통시장 야시장에서 다양한 길거리음식을 먹을 수 있어 즐겁다"고 밝혔다.

깡통 야시장의 대표 길거리 음식은 호박씨와 해바라기씨, 땅콩 가루 등을 버무린 '씨앗호떡'과 감자를 꼬치에 감싸 튀겨낸 '회오리감자'부터 딸기 초콜릿 꼬치, 베트남 쌀국수, 일본식 주먹밥인 니코마키, 터키 케밥 등 이국적인 메뉴까지 다양하다.

중국 하얼빈에서 온 한단 씨가 판매하고 있는 '냉면 구이'는 별식이다. 냉면 면에 달걀과 소스, 치즈 등을 넣어 굽는 이색 요리다. 삼산거주외국인지원협회가 운영하는 '짜요'와 '미고랭' 매대는 늘 긴 줄이 늘어선다. '짜요'는 돼지고기에 마늘 파 당근 등 야채와 양념을 버무려 라이스페이퍼로 말아 튀긴 베트남식 만두다. 튀긴 후 칠리소스를 얹어 먹으면 되는데 고소하고 쫀득쫀득한 맛이 일품이다.

'미고랭'은 여러 가지 채소와 고기, 해산물, 달걀 등을 면과 함께 볶은 인도네시아식 잡채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잔칫날 빠지지 않는 요리인 데다 오바마 미 대통령도 즐겨 먹는 음식으로 유명하다. 터키에서 공수해온 독특한 소스에다 국내산 닭고기와 상추, 양파, 토마토가 어우러진 케밥도 인기 메뉴다. 이 밖에도 낙지 꼬치, 소시지, 옥수수, 옛날과자 등 다양한 메뉴가 행인들의 발길을 잡는다. 부평깡통시장 상인회 전형근 사무국장은 "야시장이 관광상품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조만간 매대를 18개 정도 더 확대하기로 했다"며 "대부분 먹을거리를 팔 예정이라 더욱 다양하고 색다른 길거리 음식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