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반산초등학교 학생들이 '도블'이라는 보드게임을 하고 있다. 도블은 중간에 쌓여있는 카드 더미에 있는 모양과 자신이 갖고 있는 카드에 있는 모양이 같을 경우를 빨리 찾아내는 게임으로 순발력을 기를 수 있다. 도블은 총 5가지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수능 한파' 때문인가요? 최근 차가운 바람과 낮은 기온에 코트와 난방기구 등 겨울용품을 서둘러 꺼내게 되네요. 이제 겨울을 알리는 날씨로 인해 외출도, 여행도 쉽지만은 않아졌습니다.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겨울, 아이들과 함께 혹은 친구, 동료들과 함께 보드게임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

보드게임은 일정한 게임판(보드)을 두고 카드나 타일, 주사위 등을 활용해 정해진 규칙에 따라 승패를 가리는 게임을 말합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고개를 갸웃거릴 수 있지만, 보드게임은 오래 전부터 우리 곁에 함께 해왔습니다. 어른들이 즐겨하는 고스톱이나 바둑, 장기 등도 일종의 보드게임이라고 하면 아마 모두 무릎을 '탁' 칠 것입니다. 다만 최근 보드게임은 다양한 소재나 도구 등을 접목해 좀더 색다른 재미를 더한 것이 특징입니다. 국내에서는 2003년부터 2, 3년간 보드게임 바람이 불면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쥬만지' 등 전국에 1000여 보드게임 카페가 생겨나는 등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컴퓨터게임 등이 등장하면서 조용히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근래 온라인·모바일 게임에 대한 부작용이 심각해지고 보드게임의 교육 효과 등 장점이 부각되면서 보드게임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보드게임은 집중력과 두뇌 회전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수와 관련된 게임은 숫자에 대한 감각을, 그림이나 타일 등을 소재로 한 게임은 순발력을 높입니다. 특히 보드게임의 특성상 혼자가 아니라 여러 사람과 어울려 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성과 화합을 도모하기에도 적합합니다.

박승배 (사)한국보드게임산업협회 회장은 "보드게임은 게임 자체뿐 아니라 구성원 간의 분위기도 중요한 재미 요소"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게임처럼 나홀로 게임공간에 빠져서 폐쇄적이 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보드게임은 나이가 많다고 이기는 게 아니라 누가 더 많이 게임에 집중하느냐가 관건이라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다"며 "특히 어린이는 게임규칙과 함께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인내심을 배우는 것도 큰 교육이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이스라엘 정부는 1960년대부터 '동지'란 이름으로 보드게임을 권장했다고 합니다. 당시 각국에서 고국을 찾아온 사람들이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까닭에 교육이 쉽지 않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숫자나 그림만으로도 교육이 가능한 '보드게임'에 눈을 돌렸다는 것입니다. 프랑스 역시 전국에 보드게임도서관인 '루드테크'를 만들어 확산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지역 보드게임제조업체 '우보펀앤런'의 정희권 대표는 "우리나라에 처음 보드게임을 도입해 즐긴 사람들은 멘사(세계 수재들의 모임) 커뮤니티였고, 처음 유행한 곳도 서울대 앞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바탕으로 보드게임 시장은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서구 국가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국내 유통되는 보드게임이 2700여 종인데 비해 이들 국가에서는 15배인 4만여 종에 이릅니다. 우리나라도 늦기는 했지만 최근 보드게임 활성화에 나섰습니다. 부산에서는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지난해부터 4, 5개 초등학교에 정규수업 및 방과후 프로그램에 교구재와 강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수학 정규수업에 보드게임 과정을 도입한 부산 해운대구 반산초등학교에 찾아가 봤습니다. 반 학생들 모두 '도블' 게임을 하는 중이었는데 손님이 온 줄도 모르고 빠져 있었습니다. 보드게임 강사는 "아이들이 규칙을 잘 지키고, 의외로 다투지도 않고 잘 조율하면서 게임을 이어간다"고 말했습니다. 자, 오늘 보드게임 한판 어떠신가요?


◇ 국내 대표 보드게임 4선

- 숫자 ·그림과 씨름하니 두뇌 '쑥쑥'…가족과 판을 벌여라

처음 보드게임을 접하게 되는 분들을 위해 국내 대표적인 보드게임 4가지를 소개한다. 게임 도구는 인터넷쇼핑몰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 렉시오 (제조사-우보펀앤런)

어린이들과 청소년, 성인 등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보드게임인 렉시오를 즐기고 있다..

- 60개의 타일 똑같은 수로 나눠 가진 뒤
- 가장 먼저 패를 다 내려놓는 사람 이겨

[게임 소개]

타일을 똑같은 수만큼 나눠가진 후 가장 먼저 내려놓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으로 주어진 수를 전략적으로 잘 조합하고, 언제 낼 것인지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게임 구성] 해, 달, 별, 구름 각 숫자 1~15까지의 총 60개의 타일

[게임 방법]

렉시오에 사용되는 타일들. 우보펀앤런 제공

①선은 자신이 원하는 패를 앞에 내려놓는다. 하나를 내려놓을 수도 있고, 두 개나 세 개를 내려놓을 수도 있다. 이때는 모두 같은 숫자여야 한다. 다섯 개를 내려놓을 때는 조합을 만들어야 한다. 조합은 포커의 조합과 동일하다.

②다음 사람은 앞 사람이 낸 조합과 같은 개수이면서 동시에 더 강한 패만을 낼 수 있다. 낼 수 있는 조합이 없다면 다음 사람으로 순서가 넘어간다.

③한 사람이 가장 먼저 패를 전부 내리게 되면 라운드가 끝나고 점수를 계산한다.

④처음에는 별도 점수 계산 없이 먼저 내려놓은 순서대로 등수를 결정한다.

⑤게임이 익숙해지면 렉시오 정식 룰에 따라, 한사람이 자신의 패를 모두 내려놨을 때 남아있는 타일의 개수만큼 서로 점수를 주고받는다.


# 루미큐브 (놀이속의 세상)

- 숫자 조합으로 14개 타일 먼저 털어내야
- 80년 역사…3년마다 월드챔피언도 뽑아

루미큐브.

[게임 소개]

루미큐브는 1930년대 초 이스라엘에서 개발된 보드게임으로 역사가 깊다. 특히, 루미큐브는 3년에 한 번씩 월드루미큐브챔피언쉽이 열릴 정도로 전 세계인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으며 클래식, 셀렉트, 트래블, 퍼니백 등 12가지의 다양한 형태로 즐길 수 있다.

[게임 구성] 1~13까지의 숫자타일 104개(빨강, 주황, 파랑, 검정 각 2세트), 조커 타일 2개, 타일 받침대 4개, 모래시계 1개

[게임 준비]

①모든 타일을 뒤집어서 잘 섞는다. 각 플레이어는 타일을 하나씩 뒤집어서 가장 높은 숫자를 뒤집은 사람이 선(先)이 된다.

②뒤집어본 타일은 다시 집어넣어 잘 섞은 후, 1인당 14개씩의 타일을 가져가 자신의 타일 받침대에 정리해 놓는다.

(TIP)더블(같은 색깔의 같은 숫자 2개)을 3쌍 가진 사람은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게임을 새로 시작할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

[게임 방법]

①처음 테이블에 세트를 내릴 때는 반드시 자신이 가진 타일로만 해야 하며, 그 세트들의 숫자 합이 30이상이어야 한다. 이것을 '등록'이라고 한다.

(TIP)

-숫자 1은 가장 낮은 숫자이므로 숫자 13뒤에 붙일 수 없다.

-숫자의 합 30이상으로 등록이 어려운 저학년일 경우 등록 기준수를 없애거나 숫자의 합을 20이상으로 바꿔 줄 수 있다.

②등록을 할 수 없거나 다음에 하기로 결정했다면 타일 더미에서 타일을 1개 가져가고, 자신의 차례를 마친다.

③처음 등록을 마친 이후엔 이미 내려놓아진 타일과 조합해 세트를 만들 수 있으나, 1분 이내에 게임자가 테이블 위의 조합을 완성하지 못했다면 모든 타일을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하며 벌칙으로 3개의 타일을 가져간다. 원위치 시키지 못한 타일은 타일 더미에 반납한다.

④숫자 조합 : 이미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많은 타일을 이용해서 재정렬하거나 붙여서 세트를 만든다. 단, 남아있는 타일이 3개 이상이어야 하며 짝이 없는 타일이 남지 않아야 한다. 숫자 조합은 등록을 함과 동시에 가능하며 등록 후라도 숫자 조합이 안 되어 다음에 하기로 결정했다면 타일 더미에서 타일을 한 개 가져가고 자신의 차례를 마친다.

[게임 종료]

①자신이 가진 타일을 다 내려놓고 "루미큐브" 라고 외치면 게임은 종료되고, 다른 플레이어들은 자신이 가진 타일의 숫자를 모두 더한다.

②만약, 가져갈 타일이 없다고 해도 게임은 계속 진행된다. 단,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차례에 적어도 1개의 타일은 내려놓아야 하며 1개의 타일도 내릴 수 없는 플레이어가 생기면 게임은 끝난다.

③아주 드물게 타일을 모두 가져갔는데도 아무도 "루미큐브"를 외친플레이어가 없이 게임이 끝날 경우 각 플레이어가 가진 타일의 숫자 합이 가장 낮은 사람이 게임에서 승리한다.


# 컬렉션(매직빈)

- 귀여운 재활용품 캐릭터 활용한 놀이
- 카드 수집·교환으로 토큰 많이 모아야

[게임 소개]

귀여운 재활용품 캐릭터들을 종류별로 분류, 적당한 양을 모으면 토큰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수집중인 카드를 그냥 버리면 벌금을 내야 한다. 환경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수거차가 지나가며 회수를 할 수 있으니 조심!

[게임 구성] 재활용품 카드 99장(9종류 11장씩), 수거차 카드 8장, 점수토큰 40개

[게임 방법]

①플레이어는 카드를 교환하거나 수거차 카드를 사용한다.

- 카드 교환 시:한 장 또는 두 장을 앞면이 보이지 않게 뒤집어 내면서 한 장 또는 두 장이라고 외친다. 교환을 원하는 한 사람과 카드를 교환한다.

- 수거차 카드 사용 시:자신의 수집된 카드 종류 중 한 종류를 수거차 카드와 함께 더미 옆에 버리면 다른 사람들도 플레이어가 버린 카드와 같은 종류의 카드를 모두 더미 옆에 버린다.

(TIP)첫 라운드에는 수집한 카드가 없으므로 분리수거 차 카드 사용은 하지 않는다.

②수집한 카드를 토큰으로 교환한다.(같은 종류카드 3장=2점, 5장=5점)

(TIP)첫 라운드에는 수집한 카드가 없으므로 이번 액션은 패스.

③가지고 있는 카드와 교환한 카드 중 내려놓을 수 있는 카드를 내려놓는다.

(TIP)카드 수집은 같은 종류별로 3가지를 할 수 있다.

④만약 수집한 카드 중 한 종류를 버리고 다른 카드를 모으려면 카드를 버리면서 벌점으로 2토큰을 내야 한다.

⑤더미에서 카드를 보충하고 차례를 마친다.(손에 항상 5장 유지)

⑥왼쪽 사람에게 차례를 넘긴다.

⑦더미가 모두 없어지면 게임이 종료되고 수집한 카드와 손에 든 카드를 종류별로 분류한다. 수거차 카드는 장당 1토큰, 재활용품 카드는 같은 종류가 3장 이상이면 2토큰을 받는다.

⑧토큰의 합이 많은 사람이 승리한다.


# 젬블로(젬블로)

- 육각형 보드 위서 벌이는 전략게임
- 18개 보석 블록 움직여 '땅 따먹기'

젬블로를 즐기고 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제공

[게임 소개]

18개의 보석 블록을 보드 위에 올려 공간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추상 전략 게임이다.

[게임 구성] 육각형 게임판 1개, 6색의 각 18개 블록(총 108개)

[게임 준비]

모든 플레이어들이 블록을 놓기 쉬운 위치에 게임판을 놓은 뒤, 각자 원하는 색깔의 블록 한 세트(18개)를 자신의 앞에 놓는다. 각자 인원에 맞는 영역에서 시작한다.

[게임 방법]

①선 플레이어는 자신의 차례에 자기 블록 중 하나를 올려놓는다. 처음 내려놓는 블록은 반드시 게임인원에 해당되는 시작지점에 놓아야 한다.

②두 번째부터 놓는 블록은 먼저 놓여 있던 자신의 블록과 꼭지점과 꼭지점이 직선으로 연결되도록 내려놓아야 한다.

(TIP)상대방의 블록을 뛰어 넘을 수 없다. 단, 서로 다른 색깔의 타일이 만난 지점은 뛰어 넘을 수 있다.

[점수 계산]

남은 블록의 육각형 총합이 가장 적은 플레이어가 승자가 된다. 동점자가 있을 경우 무조건 상대방보다 큰 숫자의 블록이 한 개라도 있으면 지게 된다. 즉, 똑같이 8점인 두 사람이 있더라도 3개짜리와 5개짜리 블록을 가진 사람이 4개짜리 블록을 2개 가진 사람에게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