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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욱 교수의 배낭여행 <4-1> 우즈베키스탄② 사마르칸트-오아시스와 제국의 영광

동·서양 문화가 교차하는 '모래마을'의 오아시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4-11-06 18:46:51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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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레기스탄 광장에 있는 울루그 베그 마드라사와 틸랴카리 마드라사, 쉐르도르 마드라사. 이들 마드라사(고등교육기관)는 '가장 위대한 이슬람 건축물'로 불린다.
- '물쇼' 펼치는 분수 보며 레기스탄 광장 진입
- 가장 뛰어난 이슬람 건축물 마드라사 구경
- 시욥 시장서 우즈벡 전통식 맛본 뒤
- '살아있는 왕' 뜻 샤흐진다 공동묘지 이동
- 사마르칸트 이슬람 출발 보여주는 유적지

타슈켄트에서 서너 시간 기차를 타고 사마르칸트에 도착한 여행자들은 여정의 중심지 레기스탄 광장으로 간다. 레기스탄은 캐러밴들이 중국 둔황을 벗어나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파미르 고원을 지나서 서역으로 오가는 모래(레기)의 마을(스탄)이다. 그 마을은 바위(사마르)로 둘러싸여 있는 도시 혹은 요새(칸트)의 오아시스이다. 레기스탄 광장에서 아프로시압성에 이르기까지는 '사마르칸트-문화의 교차로'라는 이름으로 200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여행의 출발점은 레기스탄 광장

   
사마르칸트 여행의 출발점인 레기스탄 광장에 있는 분수와 벽화.
여행자들은 레기스탄로가 시작되는 교차로에 있는 아미르 티무르 동상에서부터 여정을 시작한다. 여행자들이 가장 먼저 들르는 곳은 아미르 티무르 공원이며, 영웅의 묘소가 있는 구미에미르 모스크이다. 공원과 모스크를 나와서 레기스탄로를 따라가는 길 곳곳에 분수들이 있다.

티무르 동상에서 레기스탄 광장에 이르기까지 10여 개가 되는 분수들의 물줄기가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면 여행자들은 무더위를 식히면서 물과 음악이 만들어내는 쇼를 즐겁게 구경하면서 길을 재촉한다. 그러다 음악에 맞추어 몸을 흔들어대는 물줄기를 피해 순식간에 달아나다가 다시 제자리로 되돌아오면서 장난을 치는 어린이들의 즉흥 공연도 구경하게 된다. 그 분수가 끝나는 곳에 레기스탄 광장이 있다.

그 광장에서 여행자들은 가장 뛰어난 이슬람 건축으로 일컫는 울루그 베그 마드라사, 쉐르도르 마드라사, 틸랴카리 마드라사를 만난다. 그 가운데 가장 먼저 세워진 마드라사(고등교육기관)는 울루그 베그 마드라사(1420)이다.

울루그 베그(1393~1449)는 아미르 티무르의 손자로, 티무르 제국 문화의 전성기를 이룬 술탄이었다. 그는 1987년 소련의 우표에 '우즈벡의 천문학자이자 수학자, 울룩 벡'이라고 적혀있을 정도로 중세 이슬람 세계의 위대한 천문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그의 이름을 딴 마드라사 건너편에 쉐르도르 마드라사(1636)가 있다. 이 마드라사는 당시 술탄 얄랑투쉬 바하두르가 건립한 것으로, 일반 마드라사와는 다른 구조로 되어 있다. 건물 내부엔 모스크가 없고 뒤쪽에 다르스호나(학생들의 방)이 있다. 정면 아치 위쪽에 있는 사자의 형상과 그 사자 뒤에는 떠오르고 있는 사람 얼굴을 한 태양의 형상이 있다. 또 현관에는 사슴을 쫓는 사자와 태양처럼 빛나는 사람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이슬람 율법에서는 사람 얼굴을 한 태양, 태양처럼 빛나는 사람의 얼굴 같은 우상 숭배, 사슴과 사자 등은 형상의 표현 등은 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 이에 이슬람교도의 반발이 일어나자 술탄 얄랑투쉬 바하두르는 다시 틸랴카리 마드라사(1646)를 건립했다. 이 마드라사는, 보통 건물 입구 양쪽에 등대라는 뜻의 미나렛을 세운 것과는 달리 첨탑을 세워 놓았다. 그 첨탑은 예배시간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 것인데, 틸랴카리 마드라사는 신학교가 아니라 모스크로 사용되었다. 이 모스크 내부에는 작은 가게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레기스탄 광장에 있는 세 개의 마드라사를 둘러보고 상점들이 양 옆으로 늘어서 있는 길을 따라서 가면 여행자들은 아미르 티무르의 세 번째 왕비 중국인 비비하눔을 위해 건립한 비비하눔 모스크와 그 건너편에 있는 가족 묘소도 둘러본다. 내국인의 열 배를 받는 턱없이 비싼 입장료, 가로수 그늘이 전혀 없는 길에 쏟아지는 무더위, 옷자락이나 배낭을 붙잡고 귀찮게 따라오면서 구걸하는 동냥아치, 친절하게 우리말을 하면서 은근히 호객하는 꾼들에게 지칠 무렵 여행자들을 반겨주는 곳은 시욥 시장이다.

■지친 여행자에 활력주는 시욥 시장

   
물건을 사려는 자와 팔려는 자로 활기찬 시욥 시장의 모습.
시욥 시장에 들어서면 여행자들은 너무나 풍부하고 값싼 농산물, 채소, 과일 등을 맛보기도 하고, 직물들을 비롯한 갖가지 소품들을 사기도 하고, 고려인들이 팔려고 내놓은 당근 김치 등 우리 것과 거의 비슷한 식품들을, 식당에서 우즈베키스탄 고유 음식을 먹기도 한다.

그렇게 시장에서 피곤이 가셔지면 여행자들은 '살아있는 왕'이란 뜻을 지닌 샤흐진다 공동묘지를 만난다. 이 공동묘지는 예언자 모하메드의 사촌 쿠삼 이븐 압바스의 전설과 관련 있다. 압바스는 7세기 무렵 이슬람을 전파하려고 사마르칸트에 왔지만 당시 지배자들에 의해서 참수된다. 그때 압바스가 자신의 머리를 들고 낙원의 정원으로 사라지자 사람들은 아직도 그가 살아있다고 믿고 있다. 압바스의 전설이 깃든 공동묘지는 세 개의 건물군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 번째는 11세기에서 12세기에 걸쳐서 건립된 것으로 압바스의 무덤과 모스크로 이뤄져 있다. 두 번째는 14세기에 건립된 것인데, 성직자 아흐마드의 무덤을 중심으로 모스크로 구성돼 있다. 세 번째는 14세기에서 15세기에 이르기까지 건립된 것으로 아미르 티무르와 그 시대 귀족들, 성직자들, 군사 무덤들과 모스크로 조성돼 있다.

제국의 지배자들과 성직자들이 모여있는 공동묘지는 그러나 홀로 고독하게 있지 않았다. 그들은 비록 건축물 속에서 잠들어 있었지만 곁에 일반인의 공동묘지를 두고 있었다. 옛 제국의 지배자와 현세대 일반인들의 공동묘지가 함께 있는 것을 본 여행자들은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죽음에는 귀천이 없다는 것일까? 이슬람이라는 말이 '순종' 혹은 '복종'을 뜻하듯이, 신분의 귀천과 관계없이 순종을 이루면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인가? 아니면 지배자나 성직자와 함께 안장되면 사후에 그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인가?

공동묘지를 나와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유대인 공동묘지가 있음을 안 여행자들은 더 깊고 어려운 질문의 늪에 빠질 것이다. 이슬람교와 유대교는 종교적 뿌리가 같은 것일까, 아닐까? 생전이나 사후에 함께할 수 있을까, 없을까?

끝없는 질문을 생겨나게 한 과거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면 여행자들은 약 3000년 전 아프라시욥 정착지에 이른다. 정착지는 페르시안계 소그드(혹은 스키타이)인이 정착하여 도시국가를 세운 곳이다. 정착지는 8세기 아랍의 침략으로 이슬람교로 개종해 역사적 변화를 겪으면서 오늘에 이른다. 정착지와 함께 샤흐진다 공동묘지는 사마르칸트 이슬람의 출발을 보여주는 유적지이다. 그 유적지를 둘러보고 여정의 출발지 아미르 티무르 동상으로 돌아오면 여행자들은 동서양 문명의 교차로 오아시스에서 이슬람 제국의 화려한 과거를 다시금 되돌아본다.


# 기차표는 현장판매만 가능, 숙박기록증명서 꼭 챙겨야

■ 기차표와 숙박

   
우즈베키스탄의 영웅 아미르 티무르 묘소가 있는 구미에미르 모스크.
우즈베키스탄에서 여행지 사이의 가장 편리한 이동수단은 기차이다. 물론 국내선 비행기나 택시 등이 있긴 하지만 시간적 효율성이나 가격 면에서 기차를 이용한 이동이 훨씬 낫다. 그 편리함만큼 기차 이동의 불편함, 곧 기차표를 예매하는 일이다. 인터넷 예매는 물론 예매대행사도 없기 때문에 기차표 예매는 오직 기차역에서만 가능하다. 그것도 외국인은 여권을, 시민들은 시민증을 보여주어야 가능하다. 여행자들은 역에 도착하자마자 다음 목적지로 갈 기차표를 예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적어도 출발 하루 전에는 기차표를 예매해야 여행지로 이동할 수 있다.

여행지로 이동한 다음 여행자들은 숙소를 구한다. 숙소를 구하면 여행자들이 가장 먼저 제시해야 하는 것은 전날의 숙박기록 증명이다. 그 증명은 여행자들이 숙소에 묵고 떠날 때 받는 'Registration(등록증)'이다. 다음 숙박지에서는 여행자들이 제시한 등록증을 기재하고 되돌려줌으로써 숙박을 허락한다. 만일 공식 허가를 받지 않는 숙박업소에 가거나 민간 가옥에 머물 때 여행자들은 당일 경찰서에 가서 숙박신고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벌금을 내거나 추방을 당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부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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