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5월 6일 처음 전파를 탔던 '무한도전'이 지난 18일 방송으로 400회를 맞았다.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400회의 의미는 지난 100회, 200회, 300회 때와는 달랐을 것이다. 한때 30%를 넘었던 시청률은 10%를 오가며 위기론과 함께 폐지 이야기도 오갔고, 그런 가운데 멤버 길이 불미스러운 일로 하차했다.

그래서인지 이번 400회 특집의 제목은 '비긴 어게인'(Begin Again)이었다. 거창한 내용으로 400회를 꾸미지 않고, 이제 다시 시작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그 첫걸음은 가족처럼 지냈던 멤버들이 서로 더 아는 시간을 만드는 것. 멤버들은 두 명씩 짝을 지어 제작진 개입 없이 24시간을 함께 보냈다.

유재석과 정형돈은 행선지를 정하지 않고 무작정 길을 떠났다. 특유의 우유부단함과 감정 기복의 궁합을 자랑한 두 사람은 부산, 경기도, 강원도 등지를 오갔다. 장소 선정부터 끊이지 않는 불협화음을 보인 박명수와 정준하는 결국 박명수의 리드에 따라 바다낚시를 떠났다. 둘은 티격태격하면서도 차 안에서 함께 음악을 즐기는 등 '하와 수'만의 특별한 '케미'를 보여줬다.

우정을 과시했던 노홍철과 하하. 하지만 하하의 결혼 이후 함께할 시간이 적었던 두 멤버는 '친해지길 바라' 특집을 방불케 하는 어색한 출발로 일정을 시작했다. 이태원을 첫 번째 목적지로 정한 두 사람은 최근 노홍철이 즐겨 찾는 경리단길에서 자유분방하고 이국적인 문화를 만끽했다. 결혼 이후 '프리'한 생활을 하지 못했던 하하는 자유로움을 느꼈다.

멤버들은 방송 분량의 부담을 내려놓고 자연스럽게 행동해 마치 진짜 둘만의 여행을 떠난 것처럼 보였고, 각자의 성격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동안 시청자와 소통하려 애썼던 '무한도전'은 400회를 맞아 멤버 간 소통의 시간을 가지며 새롭게 시작했다. 멤버들이 24시간을 함께한 '비긴 어게인' 2부는 25일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