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 CJ엔터테인먼트 제공(왼쪽), 신세경. 이용우 기자 wylee@kookje.co.kr

아름다운 두 배우가 추석 극장가를 밝힌다. 지난 3일 함께 개봉한 '두근두근 내 인생'의 송혜교와 '타짜-신의 손'의 신세경이다.

두 배우 모두 자신의 이미지와는 다른 억척스럽고, 강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연기변신을 꾀했다.

감동 드라마로 추석 극장가에 눈물주의보를 내린 송혜교와 타짜들의 한판 대결로 긴장감과 웃음을 줄 신세경을 만나 영화 이야기를 나눴다.


■'두근두근 내 인생' 송혜교

- 강동원과 조로증 자식 바라보는 어린 부모 역
- 재미있는 시나리오와 새로운 소재에 끌려 선택
- 조성목 군, 5시간 분장으로 여든 살 얼굴 만들어

송혜교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강동원과 부부로 출연한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눈물샘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송혜교는 17세 어린 나이에 낳은 아들이 조로증에 걸려 늙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젊은 엄마 미라 역을 맡았다. 특히 송혜교는 청순가련형이 아니라 억척스러운 엄마로 등장한다. 게다가 '씨X공주'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학창시절에는 잘 나가던 왈가닥이었다.

(※송혜교는 인터뷰에 앞서 최근 불거진 세금 탈루 논란과 관련 "제 불찰로 생긴 일이고, 모두 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더불어 "많은 분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영화인데 저 때문에 폐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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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 오우삼 감독의 '태평륜' 등 중국 영화에 출연했다. 한국 영화는 오랜만이다.

▶중국 활동 시간이 길었다. 3년 정도를 쉬지 않고 일했다. 어렸을 때는 힘들었는데 30대가 되니 연기가 더 재미있다. 데뷔한 지 17년이 됐다. 연기 재미를 서른 넘어서 느끼는 것 같다. 20대 때는 연기 욕심이 있었던 반면 연기 열정이 크진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서른이 넘고, 거장 감독님들과 작업을 하면서 연기를 대하는 자세가 바뀌었다.

-어린 나이에 낳은 아이가 조로증에 걸려 힘든 상황을 맞는 엄마 역을 맡았다. '두근두근 내 인생' 출연 결정은 어떻게 했나.

▶'태평륜' 마무리 촬영을 앞두고 '두근두근 내 인생'의 제의를 받았다. 이 영화를 연출한 이재용 감독님의 팬이었고, 믿음이 있었다. 시나리오가 재미있고, 소재도 신선했다. 이런 소재의 영화는 신파의 무거운 캐릭터가 등장하기 마련이지만 오히려 명랑 쾌활하고 유머가 있는 캐릭터여서 좋았다.

-고등학생 미라는 욕도 잘하고, 엄마 미라는 억척스럽다. 연기 변신이라고 해도 좋겠다.

▶영화 속 17세 미라랑 실제 17세 송혜교는 정반대 성격이다. 고등학교 때 데뷔하기 전까지는 있는 듯 없는 듯했다. 그런데 데뷔 이후 성격이 외향적으로 많이 바뀌었다. 엄마의 캐릭터는 이 감독님과 이야기하며 잡아나갔다. 캐릭터 자체가 강한 모성애를 보여주는 엄마의 모습이 아니고, 현재 내 나이와 같아서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강동원 씨와 국밥집에서 아들의 죽음이 머지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대화하는 장면이 좋았다. 특히 미묘하게 얼굴 근육을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시사회 때 그 부분을 봤다. 어느 순간부터 감정을 잡으면 근육으로 감정이 표현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강동원 씨는 철이 덜 든 아빠 모습을 보여준다. 갓 데뷔했던 강동원 씨의 20대 초반 때와 비슷했다.

▶신나서 연기하더라. 강동원 씨는 이번 캐릭터가 자신과 매우 비슷하다며 좋아했다. 그런데 강동원 씨 얼굴이 작아서 한 장면에 같이 나오면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

-조성목 군은 늙은 분장을 하고 출연하기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겠다.

▶성목이 얼굴이 예쁘다. 그런데 그 얼굴에다 다섯 시간을 분장해서 여든 살 얼굴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당황했었는데 조금 지나자 그 얼굴이 자연스러워졌다. 다른 꼬마들이 그 모습 보고 놀라며 울기도 했다. 조로증에 걸린 어린이의 아픔을 알게 되고 속상했다.

-추석 시즌에 관객과 만난다. 유독 영화에서는 흥행의 맛을 보지 못했다. 어느 정도 흥행을 예상하는가.

▶가족 관객이 많은 추석이기에 우리 이야기에 공감하고 좋은 기분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타짜-신의 손' 신세경

- 욕설에 과감한 노출 시도… 성숙한 연기 선보여
- 연기부터 분장·의상 등 비주얼도 특히 신경써
- 처음 접한 화투, 영화촬영 두 달전부터 맹연습

신세경의 눈빛이 달라졌다. '타짜-신의 손'에서 주인공 대길(최승현)의 첫사랑이자 오빠 때문에 어둠의 나락으로 빠져 자신을 해코지한 인물들에게 복수하는 미나 역의 신세경은 욕설은 물론이고, 담배를 피우며 과감한 노출을 시도했다. 특히 타짜들의 바닥 인생을 경험한 뒤 사랑에 목숨을 거는 당찬 모습은 신세경의 연기가 성숙했음을 느끼게 한다. 영화를 보면 강형철 감독이 왜 그녀를 두고 "대체불가 배우"라고 했는지 알 수 있다.

	이용우 기자 wylee@kookje.co.kr

-'타짜-신의 손'의 미나는 한국 영화에서 오랜만에 반짝이는 여성 캐릭터였다.

▶미나는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캐릭터다. 당당하고 멋진 모습이 내가 바라는 여성상이다.

-미나는 초반에는 청순한 모습이고, 밑바닥으로 떨어진 후 강단을 보인다. 중간중간에 첫사랑의 이미지가 더해진다.

▶하나의 콘셉트로 일관하는 인물이 아니라서 연기뿐만 아니라 분장이나 의상 등 비주얼적인 부분을 신경 썼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즐기면서 촬영했다.

-화투 치는 오빠 광철(김인권)의 얼굴에 발을 대는데 웃음이 났다.

▶김인권 씨가 흔쾌히 받아줬다. 때리는 것이 맞는 것보다 힘든 것 같다. 맞을 때는 마음이 편하지 않은가. 많이 때려봐야 할 것 같다.(웃음)

-대길과 미나의 멜로가 영화를 풍성하게 한다. 둘이 토닥대는 사랑싸움이 재미있다.

▶강 감독님이 배우들의 실제 모습을 잘 캐치해서 그것에 맞게 대사를 잘 써주신 것 같다. 그래서 미나 속에 나의 모습도 어느 정도 반영됐다.

-최승현 씨와의 호흡은 어땠나. 아이돌 가수와 멜로 연기하는 것에 부담이 있을 법도 했을 텐데….

▶솔직히 연기할 때는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고, 너무 재미있었다. 영화니까 팬들도 다 이해해주실 것이다. 최승현 씨는 내가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디테일하고 섬세하다. 게다가 노력파다.

-화투를 치는 장면이 능숙해 보였다.

▶화투는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 접했다. 영화 촬영 전 두어 달 정도 연습했다. 고스톱이 너무 재미있어서 왜 이제 배웠나 싶었다. 일이 힘들 때 화투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여서 너무 빠지지 않으려 한다. 선배님들과 화투를 치면 주로 최승현 씨가 돈을 땄다. 류해진 선배님은 전혀 못 치고, 오정세 선배님, 고수희 언니가 잘하더라. 고수희 언니는 늦게 치면 "화투 치는 사람 어디 갔느나"고 했다.

-자동차 추격전에서는 직접 핸들을 잡아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운전 실력은 어느 정도인가.

▶이걸 밝혀야 하나…. 장롱 면허다. 그 장면은 세트에서 촬영해 합성했다.

-아귀 하우스에서 속옷 차림으로 화투 대결을 벌이는 장면이 화제다. 이하늬 씨와 함께 속옷만 입고 화투를 치는데….

▶이하늬 언니도 그런 것에 연연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마음 편안하게 찍었다. 처음에 어색했으나 노출 신을 5일 찍으니까 나중에는 편안해졌다. 배가 나오면 안 되니까 굶고 촬영했는데 꼬르륵 소리가 너무 크게 나서 창피했다. 함께 촬영한 남자 선배님들이 찍고 나서 "행복했다"고 말했다더라.

-추석 시즌에 개봉한다.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 영화는 궁극적으로 어떻게 도박을 끊고 행복한 삶을 사느냐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그 안에 다양한 재미가 있어 마음껏 즐기실 수 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