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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브라질의 맛

"오이(안녕), 월드컵!" 음식으로 만나는 브라질

  • 국제신문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14-06-12 19:22:39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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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하스코는 긴 쇠꼬챙이에 다양한 고기를 꿰어 숯불에 구워먹는 요리를 말한다. 굽는 과정에서 기름이 빠지고 숯불향이 배어 맛있는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브라질에서는 슈하스코 전문점을 슈하스까리아라고 부르며 전역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4년마다 열리는 지구촌 축구축제 월드컵이 13일 남미 브라질에서 개막됐습니다. 축구팬들은 월드컵 기간을 축제의 나날로 보낼 것이고,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한동안은 월드컵 얘기만 지겹게 하겠구나'라며 한숨이 나올 겁니다.

축구는 사람들에게 원시적인 즐거움을 주는 스포츠라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사냥을 위해 드넓은 들판에서 끝없이 뛰던 수렵채취시대 때의 인간의 본능을 일깨워준다는 거지요. 공 하나를 두고 뛰고 또 뛰어 온몸이 땀으로 젖었는데도 선수들은 골을 위해 미친 듯이 달립니다. 축구 경기를 보면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 때보다 더 많은 맥주를 마신다네요. TV브라운관을 통해 달리는 선수들을 보면 목이 절로 타는 모양입니다. 이런 걸 마케팅에 이용하기도 하더군요. 어쨌든 한동안은 축구 얘기가 화제의 중심에 오를 듯합니다.

   
축구팬들은 필요 없을지 모르지만 축구에 흥미가 없는 사람들이라면 관심을 다른 쪽으로 약간 돌려보는 건 어떨까요. 월드컵을 조금 다르게 즐겨보는 겁니다. 브라질이라고 하면 삼바와 카니발이 가장 먼저 생각나지만 그 나라를 가장 손쉽게 만나볼 수 있는 건 역시 음식입니다.

브라질 요리로 유명한 것은 브라질식 바비큐인 슈하스코(Churrasco)입니다. 포르투갈어에선 알파벳 R을 'ㅎ(히읗)'으로 발음합니다. 그래서 '슈라스코'가 아니라 '슈하스코'가 되는 겁니다.

슈하스코는 소를 몰던 목동인 가우초들이 모닥불에 커다란 쇠고기를 구워 먹던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브라질에선 슈하스코 전문점을 슈하스까리아(Churrascaria)라고 부르고 브라질 전역에서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답니다.

슈하스코는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을 부위별로 두툼하게 썰어 1m 정도의 쇠꼬챙이에 꿰어 숯불에 구워 만듭니다. 양파, 호박, 파인애플 등을 곁들여 굽기도 합니다. 다른 양념 없이 소금만 뿌려 고기 본연의 맛을 살려냅니다. 숯불에 오랫동안 익히니 기름기가 제거되고 숯불의 향도 뱁니다. 우리와 다른 점은 간이 좀 세다는 겁니다. 브라질 사람의 입맛에 맞추면 한국 사람은 너무 짜서 잘 먹지 못할 정도랍니다. 그래서 국내의 슈하스코 전문점들은 우리 입에 맞게 간을 좀 약하게 한답니다.

   
고기가 있다면 술이 빠질 수 없지요. 목을 축여줄 브라질 칵테일로는 '카이피리냐'가 있습니다. 카이피리냐는 '카샤샤'라는 브라질 럼으로 만듭니다. 카샤샤의 원료는 사탕수수여서 술 자체의 맛은 좀 달고 향은 강한 편이 아닙니다. 하지만 알코올도수는 40도로 중국 증류주만큼 센 편입니다. 카이피리냐는 포르투갈어로 '시골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그만큼 소박하고 꾸미지 않은 맛이라는 의미겠지요. 파크하얏트 부산 리빙룸바 김해동 바텐더는 칵테일 중에서도 만들기 쉬운 편이므로 직접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망고, 파인애플 등 열대과일들과 궁합이 좋은 카이피리냐는 여성들이 마시기에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달콤한 열대과일의 맛이 강한 술맛을 지워주니까요. 하지만 한 잔을 '원샷'하는 것은 자제하는 게 현명합니다. 자칫 '꿈나라'로 직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홈메이드 카이피리냐로 건배하며 "오이(안녕), 브라질!" 하고 외친다면 더욱 흥이 날 것 같습니다.


- 꼬챙이에 꽂힌 아마존…원시의 맛, 슈하스코
- 삼바춤에 취한 칵테일…열대의 맛, 카이피리냐

- 팔길이 만한 긴 쇠 꼬챙이에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 다양한 고기의 부위를 구워내는 바비큐 요리 슈하스코

- 검은콩·소시지·고기와 푹 끓인 대표 전통음식 페이주와다
- 볶음밥과 함께 곁들여 꼭 맛봐야

- 사탕수수 원료 럼주 '카샤샤'에 향긋한 라임·설탕 섞은 브라질 칵테일 카이피리냐
- 망고 파인애플 베리 키위 등 달콤한 과육 향 더해 짜릿

- 쇠고기 튀김만두 '엠빠라다', 영계 튀김 '갈레또 파세린호'
- 망고 살사 곁들인 킹크랩 등 느끼할 듯한 안주와 환상호흡


부산에서 브라질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은 많지가 않다. 하지만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슈하스코 전문점은 해운대에 2곳이 있다. 그중 메르까도에서 슈하스코를 맛봤다. 파크 하얏트 부산은 이달 말까지 브라질 대표 칵테일 카이피리냐를 선보인다.


■고기 마니아들의 천국, 슈하스코

   
슈하스코 전문점 '메르까도'의 브라질 셰프 조와 오르티스가 손님들에게 구워진 고기를 잘라 서빙하고 있다.
슈하스코 전문점인 메르까도(051-743-5303)는 일종의 고기 뷔페다. 1m 정도의 쇠꼬챙이에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꽂아놓고 브라질 셰프가 숯불에 굽는다. 그리고는 쇠꼬챙이 채로 식탁으로 가져가 손님이 원하는 만큼 잘라준다. 그래서 식탁에는 작은 집게가 놓여져 있다. 이 집게로 셰프가 잘라주는 고기를 집어서 자신의 접시 위에 올려 먹으면 된다.

총 8가지의 고기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처음에 맛본 것은 '프랑고'라 불리는 닭다리. 숯불에 구운 닭다리의 껍질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맥주 생각이 절로 났다. 하지만 메르까도에서 권해준 음료수는 '과라나'라는 브라질 탄산음료였다. 과라나는 아마존에서 나는 열매로 새콤달콤한 맛을 낸다고 했다. 과라나에 탄산을 넣어 만든 음료는 맛이 진하지는 않았지만 상큼해 고기와 잘 어울렸다.

   
스트로고노프
이어 쇠고기를 베이컨으로 감싼 '베이콘', 소시지인 '링귀사', 마늘 양념구이 '비페 꽁 알료', 닭염통 '꼬라썽'등이 나왔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있는 부위는 '베이비 비페'라 불리는 등심이다. 등심에서 가장 연한 부위를 이렇게 부르는데 영어식으로는 '베이비 비프'다. 이름대로 무척 연하고 육즙이 살아있어 절로 손이 갔다.

그리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등심 부위인 '삐까냐'도 권할만 하다. 표면은 숯불에 익어서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니까 두 가지 식감을 한 번에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마지막으로 맛본 소의 엉덩이 부위인 '알까뜨라'는 기름기가 없어 마치 햄 같은 느낌이었다. 우리말로는 보섭살이라고 하는데, 부드러우면서 고소했다. 이렇게 8가지를 차례로 먹은 뒤 셰프에게 자신이 더 먹고 싶은 부위를 얼마든지 더 청해서 먹을 수 있다.

   
페이주와다
메르까도에서는 슈하스코와 함께 브라질 대표 요리도 함께 맛볼 수 있다. 검은콩과 소시지, 쇠고기 등을 넣고 푹 끓여낸 '페이주와다'와 생크림을 넣고 끓여낸 '스트로고노프'도 준비돼 있다. 페이주와다는 검은콩 때문에 국물의 색깔이 거무튀튀하다. 익숙하지 않은 모양새라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메르까도의 브라질 셰프 조와 오르티스는 "페이주와다는 브라질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요리다. 볶음밥에 곁들여 비벼 먹어도 좋고 따로 먹기도 한다"며 강력히 추천했다. 볶음밥 위에 올려 먹으니 우선은 구수한 국물맛이 다가왔다. 콩을 끓여냈으니 나는 맛이다. 거기에 소시지와 오래 끓여 부드러운 쇠고기를 씹는 식감도 괜찮았다. 크림맛이 강한 스트로고노프는 고소하고 진한 맛으로 볶음밥의 풍미를 더해줬다.

   
쇠고기와 아몬드를 넣은 브라질식 볶음밥
셰프 오르티스는 "고기와 브라질식 김치인 비내그래찌를 곁들여 먹으면 영양과 맛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비내그래찌라는 이름을 듣고, 비네거는 식초를 뜻하는 영어이니 새콤한 맛이 나는 요리겠구나 짐작했다. 비내그래찌는 양파, 파프리카 등의 채소들을 깍둑썰기해 올리브오일과 식초, 설탕, 파슬리와 버무려 놓았다. 이름 그대로 새콤하고 채소의 상큼함이 살아있어 고기요리를 먹으면서 입을 깔끔하게 하는데 잘 어울렸다.


■달콤하면서 짜릿하게, 열대의 맛

   
브라질 럼 '카샤샤'를 이용해 만든 브라질 국민칵테일 '카이피리냐'. 오른쪽부터 클래식, 키위, 베리, 파인애플, 망고 카이피리냐다.

'카샤샤'는 사탕수수로 만든 브라질 럼이다. 카샤샤로 만든 것이 '카이피리냐'로, 브라질의 대표적인 칵테일이다. 파크 하얏트 리빙룸바 김해동 바텐더는 "카샤샤를 이용해 만들면 카이피리냐라고 하고 러시아 보드카로 만들면 카이피로스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은 카샤샤를 이용한 카이피리냐 5가지를 선보였다. 망고, 파인애플, 베리, 키위, 클래식이다.

클래식은 라임과 약간의 설탕, 카샤샤가 들어간다. 단 맛보다 카샤샤의 술맛이 강하게 느껴져 남성들이 더 선호한다고. 대신, 상큼한 라임 향이 제대로 살아있다. 망고 파인애플 키위는 달콤한 과일인 데다 카샤샤의 강한 맛을 가려주어 여성들이 더 좋아한다는 설명이다. 그 중에서 라스베리와 블루베리를 이용한 베리 카이피리냐는 술인지 음료수인지 모를 정도로 술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과육의 향이 강해서였다.

카샤샤는 주류 전문점에서 1병에 2만5000원 선이면 구입할 수 있다. 많이 비싸지 않은 편이라 직접 구입해 집에서 만들기에도 무리가 없다. 만드는 방법도 아주 간단하다. 팥빙수 얼음보다 크고 각얼음보다는 작은 크기의 크러쉬드 아이스를 준비한다. 망고 파인애플 등 단 맛이 강한 열대과일도 함께 마련해둔다. 크러쉬드 아이스는 각얼음을 믹서기에 조금만 갈면 크기를 맞출 수 있다.

이날 사용된 망고, 파인애플, 키위, 베리 등은 과육 자체가 아주 부드러우므로 따로 갈지 않아도 된다. 조금 작은 크기로 썰어서 머들링하면 된다. 머들링이란 허브나 생과일의 향이 더 강해지도록 으깨는 것을 말한다.

김 바텐더는 "순서도 정해져 있지 않다. 망고 카이피리냐를 만들고 싶다면 잔에 카샤샤를 넣고 망고 과육과 꿀을 넣어 으깨며 섞은 뒤 그 위에 크러쉬드 아이스를 가득 넣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그는 "깍둑썰기를 한 망고를 맨 위에 조금 올려주고 빨대를 꽂아주면 완성이다. 맨 마지막에 넣은 망고는 이 칵테일에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를 알려주는 용도"라고 설명했다. 빨대로 한 모금 마시니 달콤한 망고맛이 시원하게 느껴지고 뒷맛에 약간의 술 맛이 올라와 열대 느낌이 물씬했다.



■카이피리냐와 함께하면 더 맛있는 스낵류

   
카이피리냐와 잘 어울리는 브라질 스낵류. 쇠고기 튀김만두 '엠빠라다'와 영계 튀김 '갈레또 파세린호' 등이 테이블을 채우고 있다.
우리말로 하면 쇠고기 튀김만두라 할 수 있는 '엠빠라다'는 식사나 안주로 적합하다. 쇠고기에 다양한 향신료를 넣은 뒤 미리 볶아 식혀둔다. 그래야 만두를 만들었을 때 속에서 물이 나와 질척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익힌 만두속을 만두피에 넣고 모양을 빚은 뒤 기름에 튀긴다. 속은 이미 익은 상태이므로 약간 높은 온도에서 만두피가 바삭하게 익을 만큼만 튀겨주면 된다.

파크 하얏트 부산의 이재영 셰프는 "브라질 요리는 튀기는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대부분 고기를 사용한 것들이 많고 아주 복잡한 요리방법보다 소박한 요리가 더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엠빠라다는 고기 안에 고수, 정향, 파프리카 파우더 등을 넣어 양념해 이국적인 향을 살렸다. 만두피가 바삭하면서 속의 향신료가 쇠고기와 잘 어울린다. 엠빠라다는 레몬을 넣은 타르타르소스에 찍어 먹으면 부드러움과 상큼함이 배가된다.

영계를 사용한 닭튀김 '갈레또 파세린호'도 별미다. 닭살에 정향, 카샤샤, 코코넛 밀크 등을 넣어 재어두면 잡내가 사라지고 부드러워진다. 이렇게 한 뒤 레몬 껍질을 살짝 긁어낸 레몬제스트와 전분을 섞어 만든 튀김옷을 입혀 튀겨내면 느끼함 대신에 향기만 남는다. 이 셰프는 "닭튀김이야 평범한 요리지만, 이것은 튀김옷에 정성을 들였다"고 강조했다. 바삭하고 부드러워 자꾸 손이 간다. 소스는 레몬을 풍족하게 넣은 과카몰레로, 이 역시 튀김의 느끼함을 잡아준다.

망고 살사를 곁들인 킹크랩 튀김도 맛깔나는 안주다. 킹크랩을 쪄서 살을 손으로 찢은 뒤 동그랗게 만들어 튀겨준다. 그 위에 망고, 고수 등을 넣어 만든 망고 살사를 올리면 쫄깃한 킹크랩 살이 포슬포슬 부서진다. 기름의 느끼함은 망고 살사가 잡아준다.

이들 모두 튀김요리라 느끼하다고 생각되면 상큼한 카이피리냐를 한 모금 마시면 입속이 정리된다. 그러면 다시 고소하고 진한 맛의 스낵류로 손이 간다. 열대과일의 상큼하고 달콤함에 섞인 알코올이 고소한 튀김류 안주들과 잘 어우러진다.

글=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사진=김동하 기자 백한기 선임기자 kimd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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