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골목 부엉이집의 대표 음식인 치킨마크니와 검보누들, 리코타샐러드 등.

# 부엉이집

- 20여 향신료 사용 '에스닉푸드' 가득
- 인도식 카레·미국식 스튜요리 인기

# 몽로

- 숯불로 구워낸 싱싱한 우럭과 쇠고기
- 특제 초장으로 만든 봄나물회무침 별미

부산 남구 대연동 경성대 앞 문화골목은 소극장과 LP(레코드판) 음악카페 등으로 이뤄진 문화복합단지이다. 2008년 부산시의 '부산다운 건축상'을 받아 유명해진 이곳이 최근에는 맛집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문화골목의 2층 '부엉이집'(051-625-0340)은 부산에서 접하기 힘든 '에스닉 푸드'를 선보인다. 이국적 음식을 지칭하는 에스닉 푸드의 종류가 음식부터 주류까지 다양하다. 부엉이집은 정향 월계수 계피 로즈마리 바질 등 20여 가지의 향신료를 사용해 모든 메뉴를 완성한다. 찬 몸을 데워주고 혈액순환을 돕는, 몸에 좋으면서도 음식의 독특한 맛을 살리는 향신료를 조미료 대신 사용해 맛을 낸다.

	문화골목 전경.

이 집의 대표 메뉴는 '치킨 마크니'. 인도식 카레를 갓 구운 토르티야 빵에 찍어 먹는 음식이다. 양파와 토마토에 버터, 생크림 등을 넣어 만든 인도식 카레는 향이 강하지 않으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슈퍼푸드 중 하나인 렌즈콩으로 만든 인도식 카레인 '달'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손님으로 오는 인도인들도 "인도 현지 카레와 맛이 같다"고 칭찬할 정도다. 카레 요리에는 인도식 빵인 난 대신 난보다 얇고 고소한 맛이 더한 토르티야를 낸다.

이 집의 다른 인기 메뉴인 '검보 누들'은 아마 누구에게나 생전 처음 먹어보는 음식일 것이다. 미국식 해산물 스튜 요리로, 삶은 면 위에 검보 소스를 얹어 비벼 먹는다. 검보 소스는 채소 육수에 허브 종류 중 하나로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오크라와 피망 샐러리 양파 토마토 등 갖가지 채소, 새우 등 해산물을 넣어 만든다. 단면이 별 모양인 오크라를 구경하는 것도 음식을 먹는 재미다. 검보 누들 소스는 위장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특유의 기분 좋은 매운맛을 낸다. 진으로 만든 자몽 및 오이 칵테일이나 밀맥주인 일본 에일, 독일 바이엔슈테판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음료가 가득한 것도 이 집의 경쟁력이다. 일반 물 대신 주는 유기농 루이보스차에서는 찾는 이의 건강을 생각하는 세심함이 느껴진다.

김정랑 공동대표는 "마크로비오틱(유기농 곡물과 채소로 짜는 건강식단) 음식에 관심을 갖던 도중 좀 더 저렴하면서도 건강에 좋은 음식을 찾다 향신료로 음식을 만들기로 했다"면서 "손님들이 우리 음식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덕진 김정랑 공동대표가 각각 음악과 미술을 해서 그런지 작품으로 가득 찬 실내와 한 번씩 열리는 살롱음악회는 색다른 문화 체험도 하게 한다. 가격은 종류별로 1~2만 원대.

	몽로의 인기 메뉴인 숯불 생 우럭구이와 광어회무침

1층에 위치한 일본식 주점인 '몽로'(051-625-0736)는 구이요리로 유명하다. 숯불 생우럭구이와 스테이크가 대표 메뉴다. 우럭과 쇠고기를 숯불에 굽는데 소금 후추 등 간을 최소화해서 싱싱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게 특징이다. 숯불 우럭구이의 살이 쫄깃하고 생선뼈 색이 투명해 재료의 신선함을 증명한다. 보통 냉동 저장을 오래 했을 경우 생선뼈 색이 하얗게 변하고 살도 퍼석퍼석해진다.

봄나물 광어회무침도 입맛을 돋우기는 마찬가지다. 광어회에 달래 미나리 부추 깻잎 무 등을 썰어 넣고 초장에 무쳐 완성하는데 특제 초장이 광어회의 맛을 살린다. 마늘 깨소금 등을 듬뿍 넣고 2~3일간 숙성해 만든 특제 초장은 시판 초장보다 깊은 맛이 난다. 사케 술도 이 일대의 일본식 주점보다 저렴하다는 것이 이곳 박진영 대표의 설명이다. 요리별 가격은 2만~3만 원. 오래된 자개농을 테이블이나 벽면으로 재구성한 고풍스러운 실내 장식을 보는 것은 또 다른 재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