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 스트립

- 믿고 보는 '메릴 스트립' 악마 같은 연기 눈길
- 세계 동화작가 싱크로율 100% '엠마 톰슨'
- 잃어버린 아들 찾는 전직 기자 '주디 덴치'
- 가슴 저린 중년의 사랑 그린 '아네트 베닝'

'여배우의 연기란 이런 것이다'.

명품 여배우들의 연기가 4월 스크린을 수놓는다. '어거스트:가족의 초상'의 메릴 스트립, '세이빙 MR.뱅크스'의 엠마 톰슨, '필로미나의 기적'의 주디 덴치, '페이스 오브 러브'의 아네트 베닝이 다음 달 첫 주부터 관객과 만나기 때문이다. 이들은 미국(메릴 스트립, 아네트 베닝)과 영국(주디 덴치, 엠마 톰슨)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다.


■세계가 인정한 명품 연기, 메릴 스트립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메릴 스트립만큼 어울리는 배우가 또 있을까. 메릴 스트립은 1977년 '줄리아'로 영화에 데뷔한 이후 '디어 헌터'로 처음 아카데미상에 노미네이트 된 후 '어거스트:가족의 초상'까지 무려 18번이나 후보에 올랐다.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거머쥐고, '소피의 선택'과 '철의 여인'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아 '아카데미의 여왕'이라 불렸다.

'어거스트:가족의 초상'은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오랫동안 소원했던 가족이 오세이지 카운티에 모이고, 숨겨진 가족사가 드러나는 영화다. 메릴 스트립은 구강암에 걸린 어머니 바이올렛 역을 맡아 약물중독에다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태도로 모든 사람에게 독설을 퍼붓는 악마 같은 연기를 보여준다.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듯 신들린 연기를 보여주는 메릴 스트립은 왜 자신이 '연기의 신'인지 증명한다.

함께 출연한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최고의 배우들이 모여 메릴 스트립의 리드에 맞춰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고 개인적으로도 매우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이완 맥그리거 또한 "저녁 식사 장면의 메릴 스트립 연기는 내 생애 최고의 연기를 본 것이나 다름없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국의 품격을 담은 연기, 엠마 톰슨

	엠마 톰슨

영국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여배우 중 한 명인 엠마 톰슨은 명문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지적인 배우다. '센스 앤 센스빌리티' '러브 액츄얼리'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내니 맥피:우리 유모는 마법사' '맨 인 블랙3' 등 영화와 다양한 셰익스피어 연극을 오가며 맹활약하는 엠마 톰슨은 1993년 '하워즈 엔드'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으며, 1997년 제인 오스틴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센스 앤 센스빌리티'로 각색상을 수상했다.

'세이빙 MR.뱅크스'는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동화 '메리 포핀스'를 영화화하려는 월트 디즈니와 자신의 동화를 뮤지컬 영화화하는 것이 못마땅한 작가 P. 트래버스의 실화를 다룬다. 엠마 톰슨은 세계적 명작 동화 '메리 포핀스'를 집필한 오스트레일리아 출생의 영국 작가 P. 트래버스로 출연해 싱크로율 100%의 연기를 보여준다. 존 리 행콕 감독은 "엠마 톰슨과 함께 일하게 되었을 때 만능 도구 상자를 얻은 느낌이었다. 정말 놀랄 만큼 재능 있는 배우"라고 말했다. 호주에서 자란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디즈니 스튜디오의 사람들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는 트래버스를 연기한 엠마 톰슨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세월을 담은 농익은 연기, 주디 덴치

	주디 덴치

영국 여배우의 대명사인 주디 덴치는 아이러니하게도 1958년 셰익스피어 원작 '십이야'로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데뷔했다. 이후 1961년 런던 왕립 셰익스피어 극단 창립의 주역으로 영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우리에게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상관인 M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필로미나의 기적'에서는 50년 만에 잃어버린 아들을 찾으러 특종을 쫓는 전직 BBC 기자와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꽃할매'로 분해 웃음과 눈물을 선사한다. 특히 건국 초기 미혼모의 아이들을 수출했던 아일랜드의 충격적인 강제입양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이기에 주디 덴치의 연기는 더욱 감동적이다.

함께 출연한 영국의 국민배우 스티브 쿠건은 "세트장에서 주디 덴치의 실제 모습을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을 정도로 그녀는 필로미나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영국의 거장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은 "주디 덴치 최고의 연기를 선보인다. 황홀하다"는 한 마디로 그녀의 연기를 표현했다.


■고전적인 아름다움은 품은 연기, 아네트 베닝

	아네트 베닝

고전적이면서 우아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미국 배우가 아네트 베닝이다. 브로드웨이를 비롯한 각종 무대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녀는 워렌 비티와 함께 연기한 리메이크작 '러브 어페어'에서 데보라 카를 능가하는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발산해 만인의 연인이 되었다. 이후 '대통령의 연인' '아메리칸 뷰티' '빙 줄리아' '에브리바디 올라잇' 등에 출연했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 이어 가슴 애절한 중년의 사랑을 보여주는 '페이스 오브 러브'에서 그녀는 죽은 남편과 똑같은 얼굴을 가진 남자와의 사랑에 혼란을 느끼는 니키 역을 맡았다. 아리 포신 감독은 "한 장면에 다섯 가지 다른 방식의 연기를 요청하기도 했는데, 그녀는 완벽하게 소화했다. 그녀는 연기를 즐기기도 하지만 타고난 배우"라며 농익은 연기를 칭찬했다. 56세의 나이에도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아네트 베닝이 펼치는 설렘과 혼란의 멜로 연기는 관객을 사로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