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를 음료컵에 담아놓아 들고 다니면서 먹거나 포장을 해서 사 갈때 편리하다.

- 계피향 진한 당근케이크 독특
- 커피와 초콜릿을 한입에 품은 오페라

14일엔 화이트데이란 이름으로 많은 연인들이 다양한 디저트를 접한다. 특별한 날 다른 곳에서 맛보기 힘든 독특한 디저트를 접한다면 더욱 특별한 추억이 될 수 있다.

부산진구 서면 고시학원골목의 '스투디(010-9203-9501)'는 다쿠아즈와 컵케이크, 당근 케이크 등이 독특하다. 다쿠아즈는 빵과 과자의 중간 식감으로 생각하면 된다. 먹기 위해서 손가락으로 집었을 때는 겉보기와 달리 폭신한 느낌이 들어 신기했다. 보기엔 아주 딱딱한 쿠키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표면에 설탕을 뿌려 굽기 때문에 바깥은 바삭하면서 말라 보인다. 하지만 속은 마치 빵처럼 촉촉하고 부드럽다. 사이에 발라둔 잼같은 필링은 여러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윗면에 초콜릿 가루가 뿌려져 있으면 속에 초콜릿이 있다는 뜻이다. 가장 입맛에 맞았던 것은 커피 다쿠아즈였다. 커피 원두를 곱게 간 것이 들어있어선지 진한 향이 일품이다. 커피와 함께 더욱 향이 향긋한 것은 초콜릿 맛과 향이 강한 깔루아 때문이다. 오렌지 껍질이 들어간 오렌지필 다쿠아즈에서는 은은한 오렌지 향을 느낄 수 있었다.

컵케이크로 소문났다길래 말 그대로의 컵케이크를 생각했던 것은 오산이었다. 보통의 조각 케익을 1회용 음료컵에 담은 것을 손님들이 컵케이크라 불렀다.

	앞쪽이 오페라. 시트와 초콜릿, 모카크림이 켜켜이 쌓여 무척 부드럽고 달콤하다. 뒤쪽이 당근 케이크.맨 위의 토끼 모양 장식이 당근이 들어간 케이크임을 알게 해준다.

그런데 볼수록 아이디어가 좋았다. 보통의 조각케이크는 아무리 상자에 잘 담는다 하더라고 가지고 가는 동안에 뭉그러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컵케이크는 컵속에 들어가 있으니 들고 가기도 편하고 음료처럼 걸으면서 먹기도 무리가 없다. 혹여 들고 있다 컵을 넘어뜨려도 쏟아져서 옷을 버릴 염려도 없으니 더욱 편하다. 서상호 대표에게 어떻게 생각해냈냐고 물으니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포장 상자가 생각보다 너무 비싸서 한 번 담아봤는데 반응이 좋네요". 때로는 생계형 아이디어가 기발함을 불러온다.

딸기 생크림 케이크는 보이는 대로의 정직하고도 익숙한 맛이다. 탄성을 불러온 맛은 초콜릿 컵케이크였다. 맨 위의 녹진하고 진한 초콜릿은 가나슈를 두껍게 얹어 진하고 달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곳의 당근 케이크가 독특하다. 역시 컵에 담았는데 다른 케이크보다 훨씬 묵직하다. 보통 케이크 속에 들어가는 빵은 중력분이나 박력분을 쓰는데, 여기에는 강력분을 써서 좀더 촘촘한 맛이다. 채칼로 썬 당근이 풍성하게 들어있고 계피향이 무척 진하다. 빵 사이사이는 크림치즈 아이싱으로 부드러움을 더했다. 계피향이 진해서 호불호가 갈리는 케이크다.

오페라는 서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켜켜이 쌓인 시트와 초콜릿, 모카 크림이 입속을 부드럽게 감싼다. 오페라 라는 이름은 파리 오페라 하우스 옆의 빵집인 '달로와요'의 셰프가 만든데서 유래했다. 오페라 가수들이 바쁜 연습시간 동안 최대한 빨리 영양을 섭취하기 위해 케이크를 만들어 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다. 그래서 셰프는 다른 케이크들보다 훨씬 설탕, 버터, 초콜릿 등이 많이 들어간 케이크를 만들었다. 맨 위의 초콜릿 글레이즈 위에는 대부분 금으로 장식을 한다. 그 이유는 오페라 하우스의 지붕이 금으로 도금돼 있어서 거기서 착안했기 때문이란다.

	다쿠아즈는 빵과 과자의 중간같은 식감으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다.

서 대표는 "가게 이름을 지을 때 항상 공부하는 자세를 잃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스투디 라고 정했다. 스투디는 라틴어로 공부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케이크에 대해 가장 많이 하는 오해가 만들자마자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케이크는 적어도 12시간이 지나야 제누아즈(케이크 속의 빵)에 시럽에 스며들고 향도 잘 자리잡아 맛도 숙성되므로 만들어서 하루가 지나야 진짜 제맛이 난다"고 했다. 만들자마자 먹는 것이 가장 신선하고 맛있을 거라는 오해를 거둬달라는 당부였다.

스투디의 마카롱은 무척 쫄깃하다. 그래서 훨씬 맛도 진하게 다가온다. 특히 블랙커런트 마카롱은 상상보다 훨씬 상큼한 맛을 품고 있어 봄에 아주 잘 어울렸다. 블랙커런트 과육이 풍부하게 들어가 있어 새콤한 향과 맛이 눈을 찡긋하게 한다.

커피와 함께 마리아주 프레르의 홍차도 준비돼 있다. 사람들에게 제일 익숙한 마크로폴로와 웨딩임페리얼, 얼그레이 프렌치블루를 맛볼 수 있다. 서 대표는 "다음달에는 인근으로 가게를 이전할 생각이다. 옮긴 곳에서는 손님들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을 좀 더 늘릴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