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사진기자 포토스토리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입력 : 2014-02-27 18:54:09
| 본지 30면


	폐사한 조개껍데기와 게를 들어보이고 있다.

◇ 여수바다 덮친 검은 재앙 검은 눈물 닦는 치유행렬

설날이었던 지난 1월 31일 전남 여수 앞바다에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항내 안전속도를 지키지 않은 채 접안하던 유조선이 원유 이송관을 들이받으면서 원유와 나프타, 유성혼합물 등 16만4000ℓ가 유출된 어처구니 없는 참변이었다.

사고 발생 후 늦은 대응이 더 큰 기름유출을 낳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그 피해는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가족과 함께 설 연휴를 즐기다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한 주민이 돌에 묻은 기름을 닦아내고 있다.

설날부터 시작된 방제작업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원유 속에 포함된 화학물질은 주민들에게 구토와 두통을 불러와 많은 이들이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필자가 속해 있는 한국해양대 신문사 기자단은 주민들에게 작은 도움의 손길이라도 건네고자 지난 2월 12일 피해가 심각한 신덕마을로 향했다. 그곳에 도착해 보니 주민·자원봉사자들이 갯벌과 바위에 묻은 기름을 닦아내고 있는데 악취가 코를 찔렀다. 우리 일행은 미력한 손길이나마 그들과 아픔을 함께하고자 최선을 다했지만, 일정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오는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의 아픔과 상처 입은 바다를 사진으로 전한다.

한국해양대학교 문대성


	자원봉사자들이 헌 옷가지를 이용해 갯바위 등에 묻은 기름을 닦아 내고 있다.


	방제작업 중 하늘을 원망이라도 하는 듯 한 주민이 한숨을 쉬고 있다.


	방제작업에 나선 주민들이 길에 앉아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 환자 앞에서 기타치고 노래 참인술 펼치는 의사 홍경민


	은휼회 회원들이 병원 로비에서 환자들을 위해 노래하고 있다.

부산 대동병원 외과 홍경민(45) 과장은 기타 치며 노래 부르는 의사로 환자들에게 인기가 있다. 병원 내 기독회(은휼회) 회장을 맡고 있는 홍 과장은 매주 수요일 점심 기도모임과 매달 첫째주 목요일 저녁 예배시간이면 기타를 치며 찬송가를 부른다.


	홍경민 과장이 수술에 앞서 기도하고 있다.

지난 주 수술실 앞에서 만난 홍 과장은 환자의 손을 잡은 채 기도하고 있었다. 진지하고 엄숙한 모습으로 환자에게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는 숭고한 직업인으로서의 의사를 만날 수 있었다. 홍 과장은 고등학교 재학 때까지 선교사가 꿈이었다. 하지만 서울대 의대 진학 후 선교사의 꿈을 잊은 채 삶에 안주해갔다. 그러던 홍 과장은 2009년 타의에 의해 끌려가다시피 동행했던 필리핀 의료봉사현장에서 삶의 전환점을 맞았다. 홍 과장의 표현대로라면 그는 그곳에서 예수를 만났다고 한다. 예수는 홍 과장의 방황했던 삶을 질책하기보다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그려 주었다. 홍 과장은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사랑을 전하는 것이 잊어버리고 살았던 선교사의 꿈을 다시 찾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병원으로 돌아온 홍 과장은 이휘영 전도사의 도움과 뜻을 같이 하는 회원들과 함께 기존에 있던 모임을 은휼회라고 이름 짓고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웃을 은(听)'자에 '울 휼(恤)'자를 쓰는 '은휼'은 환자의 아픔에 같이 울고, 환자의 기쁨에 같이 웃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경성대학교 김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