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유 킵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배우인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연과 연출을 맡은 '컴퍼니 유 킵'(5일 개봉)은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 베트남전을 반대했던 과격 반전 조직인 '웨더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던 조직원들이 30년의 세월이 흘러 겪게 되는 한 상황을 그린다.

평범한 주부 샤론(수잔 서랜든)은 어느 날 긴급 체포된다. 그녀는 30년 전 과격 반전조직인 웨더 언더그라운드 활동을 하던 중에 벌어진 한 살인사건의 공범으로 지명수배된 채 FBI로부터 쫓기고 있었다. 그 사건과 관계된 30년 전 인물들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홀로 딸을 키우고 있는 인권변호사 짐 그랜트(로버트 레드포드)에게 기자 벤 셰퍼드(샤이아 라보프)가 찾아온다. 특종을 잡으려는 셰퍼드는 그랜트의 정체를 파헤치고, 그랜트는 어린 딸을 동생에게 맡기고 과거의 동지들을 만나며 도주한다. 그랜트를 향한 셰퍼드의 취재와 FBI의 추적이 계속되면서 30년 전 사건의 진실이 베일을 벗는다.

그랜트와 샤론이 살아온 지난 30년은 마치 빵 하나를 훔치고 평생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장발장의 삶과 같지 않았을까? 학창 시절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 테러도 서슴지 않았지만, 그것이 가슴 한구석에는 멍에로 남아 있는 것이다.

'컴퍼니 유 킵'은 반전이나 과격 테러에 대해서 설전을 벌이는 영화는 아니다. 역사 속에서 함께 아픔을 공유했던 사람들이 있었고, 이들은 과거 과격한 반전 운동가였지만 지금은 한 가정을 지켜야 하는 부모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영화는 30년간 위장신분으로 살아온 한 남자와 특종을 잡기 위해 진실을 파헤치려는 기자의 긴박감 넘치는 추격전처럼 보인다. 하지만 엔딩에 들어서면 가슴 뭉클한 따뜻함이 전해진다. 딸을 생각하는 그랜트의 마음과 30년의 시간을 지켜온 동지애, 그리고 과거의 잘못 때문에 평생 숨죽여 살았을 사람들의 마음 등 다양한 상념이 밀려오기 때문이다. 추적 스릴러였던 영화가 휴먼 드라마로 전환되는 묘미가 엔딩에 담겨 있다. '컴퍼니 유 킵'은 '보통 사람들', '퀴즈 쇼', '흐르는 강물처럼', '로스트 라이언즈' 등 묵직한 영화들을 연출한 로버트 레드포드의 연출력도 돋보이지만, 무엇보다 수잔 서랜든, 줄리 크리스티, 리처드 젠킨스, 크리스 쿠퍼, 닉 놀테 등 노익장을 과시하는 배우들의 농익은 연기는 힘을 발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