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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도반도 암남공원 주차장에서 북쪽으로 바라본 모습. 뚜렷하게 층을 이룬 퇴적암을 볼 수 있다.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영도. |
- 송도해수욕장~암남공원 해안볼레길 1.2㎞
- 중생대 다대포 분지서 만들어진
- 화산암 사이 퇴적층 샌드위치 형태
- 지각 움직여 기울어진 뒤 파도에 침식
- 현재 송도의 바위해변 만들어져
- 퇴적층 뚫고 올라온 마그마 황색으로 굳어
- 퇴적암 색깔로 형성당시 환경 짐작가능
- 2곳의 공룡알 화석과 알껍데기도 있어
- 백악기 때 부산, 건조한 평원 흔적
남쪽으로는 드넓은 바다가 펼쳐지고 동쪽으로는 봉래산을 중심으로 길게 누워 있는 영도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 그 자체로도 기암절벽에 부서지는 파도의 풍광이 절경을 보여주는 곳. 바로 송도반도다. 바다를 품은 빼어난 풍광 덕분에 송도해수욕장에서 암남공원으로 연결되는 해안볼레길은 갈맷길 가운데서도 인기 있는 코스다. 이 코스를 걸을 땐 주변 경치만 볼 것이 아니라 발 아래도 유심히 살피며 걸을 일이다. 해안볼레길 1.2㎞ 구간은 중생대에 형성된 퇴적층으로, 암남공원을 향해 걸어가면서 2000만 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가볍게 1시간 정도의 트레킹으로 2000만 년의 시간여행을 하는 셈이다.
■1.2㎞ 갈맷길 걸으며 과거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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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대포층이 형성되던 시기엔 자주 화산활동이 일어났다. 공룡 등뼈처럼 울퉁불퉁하게 솟아오른 밝은 황색의 암맥도 퇴적층을 뚫고 들어온 용암이 굳은 것이다. |
9000만 년 이상 과거에 부산 일대엔 활발한 화산활동이 일어났다. 그 결과 송도반도 일대엔 화산암이 형성됐다. 이후 이곳의 지각이 갈라지고 벌어지면서 오목한 그릇 모양의 다대포 분지가 만들어졌다. 이곳을 흐르던 강이 범람하며 모래, 자갈 등이 화산암 위에 쌓여 하부 다대포층으로 불리는 퇴적층을 이뤘다. 이후 분지가 깊어지며 호수가 만들어졌고 계속해서 쌓인 퇴적물이 상부 다대포층을 형성하게 됐다. 상부 다대포층 위는 7000만 년 전 다시 활발한 화산활동의 결과로 쌓인 화산암이 덮고 있다.
호수가 있던 시절도 마냥 평온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호수에서 멀지 않은 지금의 장산과 같은 화산에서 날아온 물질이 상부 다대포층 중간 중간에 쌓여 있다. 때로는 소량이 날아오기도 했지만 때로 폭발적인 화산 분출 때는 화쇄류에 의해 운반된 재와 바위가 대규모로 쌓이기도 했다. 크게 봐서 상부와 하부의 화산암 사이에 퇴적층이 끼인 구조의 다대포층은 지각의 움직임으로 기울어진 뒤 해수면 상승으로 바닷물이 차오르고 파도에 의해 해수면을 따라 침식돼 지금 송도의 바위 해변을 만들게 됐다.
송도반도 동쪽 해안선을 따라 송도해수욕장에서 암남공원 주차장으로 가면 7000만 년 전 쌓인 상부 다대포층에서부터 9000만 년 전 이후 쌓인 하부 다대포층까지 2000만 년의 시간을 되짚어 걸어가며 지층의 구조를 살펴볼 수 있다. 이 구간의 갈맷길 1.2㎞는 경치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걸을 가치가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처럼 시간여행을 하며 잠시 눈을 돌려 발아래를 살핀다면 걷는 재미를 한층 더할 수 있을 것이다.
■파도 넘나드는 바위에 남은 공룡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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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도반도 바위해안 중간의 공룡 알 화석. 10m 간격으로 두 군데에 각각 4개와 2개의 알 화석이 있다. |
송도해수욕장에서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나오는 해안볼레길 덱 탐방로를 100m쯤 가서 계단을 내려가면 바위 해변이다. 이곳 계단 바로 아래가 2000만 년에 걸친 다대포층의 퇴적이 끝나고 용암이 이를 뒤덮은 경계다. 경계를 잘 살펴보면 퇴적층이 완전히 굳기 전에 용암이 뒤덮었음을 알 수 있다. 바로 옆의 밝은 황색의 암맥은 마그마가 퇴적층을 뚫고 올라온 흔적이다. 밝은색의 마그마는 철과 마그네슘 성분이 적고 규소(Si) 성분이 많은 것으로 이는 유동성이 낮아 잘 흐르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달리 제주도의 화산암은 어두운색으로 유동성이 높다.
똑같은 바위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관심을 두고 보면 그 색은 제각각이다. 화산암의 색으로 대략적인 구성 성분을 바로 알 수 있듯이 퇴적암 색으로 형성 당시의 환경을 알 수 있다. 1.2㎞의 해안 길을 걷다 보면 중간쯤에서 퇴적층 바위가 어두운색에서 약간 밝은 붉은색으로 확연하게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퇴적층이 만들어질 때 하부는 범람원에서 퇴적돼 산소가 풍부한 환경에서 만들어졌고 상부는 호수 아래의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퇴적됐기 때문이다.
볼레길 중간쯤 덱 탐방로가 잠깐 끊어지는 지점에서 해안으로 내려가면 붉은 암석 중간에 공룡 알 화석이 숨어 있다. 파도가 거세게 치는 날이면 바닷물에 뒤덮이는 위치다. 구명동의를 비치한 지점에서 바다 쪽으로 4~5m 내려가면 2개의 공룡 알 화석이 있다. 알껍데기의 흔적도 알아볼 수 있다. 10m 남쪽에는 먼저 발견된 4개의 공룡 알 화석이 있다. 부산대 손문(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화석 주변의 암석을 보면 옛날 둥지가 호숫가의 적색 모래질에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곳 붉은 바위는 형성 당시 수면 위로 드러났던 범람원 지역으로 공룡 둥지 화석은 대부분 이런 지역에서 발견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송도반도의 공룡 화석은 9000만 년~7000만 년 전의 지층에서만 발견된다. 상부 다대포층을 덮었던 화산활동 이후로는 공룡의 흔적이 사라진다"고 덧붙였다.
■백악기 부산은 건조한 평원
빙하를 수직으로 시추해 분석하면 과거의 기후와 이산화탄소 농도 등 옛 환경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지층을 분석하면 과거의 기후 조건이나 퇴적이 이루어진 환경을 알아낼 수 있다. 또 화석을 통해서도 당시의 환경을 유추할 수 있다.
송도 해안의 지층인 하부 다대포층에는 탄산칼슘 성분이 많다. 이는 퇴적층 형성 당시 부산지역이 건조한 기후의 평원이었고 강의 범람으로 물에 잠겼다가 다시 드러나기를 반복했다는 증거다. 또 공룡 알 화석도 일대가 범람원이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퇴적암이 쌓인 모양을 살펴보면 형성 당시 물이 흐른 방향을 알 수 있다. 퇴적암에는 퇴적물의 성분이나 크기, 색깔에 따라 뚜렷한 층이 생긴다. 평행한 줄무늬처럼 보이는 이것을 층리라고 한다. 얕은 호수와 강에서 퇴적된 모래 성분의 사암은 물이 흐른 방향에 따라 기울어진 층리(사층리)가 만들어진다. 상부 다대포층의 사층리를 보면 퇴적층 형성 당시 대략 서쪽에서 동쪽으로 물이 흘렀다고 한다. 넓은 범위의 지층을 분석하면 하부 다대포층 형성 당시의 다대포 분지의 형태를 알 수 있다.
화산암과 퇴적암 경계, 공룡 알 화석, 사층리 외에도 송도반도에는 지질학적으로 흥미로운 곳이 여럿 있다. 볼레길이 끝나고 주차장으로 내려서면 볼레길 안내판 왼쪽에 뚜렷한 단층구조가 보인다. 그 왼쪽 밝은색의 역암 중간에는 우리나라에서는 드물지만 일본에서 흔히 발견되는 처트 자갈이 박혀 있다. 이는 당시 한국과 일본이 분리되지 않고 연결돼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증거다.
# 두도·두송반도 ·몰운대, 풍부한 공룡화석
- 독특한 지진의 기록, 지질학 교과서로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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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도반도 끝자락에서 바라본 두도.. |
부산의 해안선 대부분은 바다 가까이 산지가 이어져 있다. 그 때문에 해안 근처의 수심이 깊고 파도의 작용으로 깎여 나간 침식지형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태종대와 몰운대 등 바다로 튀어 나간 부분의 절벽은 절경을 이루고 안쪽으로 들어간 지역엔 자갈이나 모래가 쌓인 해안이 만들어졌다. 해안 절경 가운데 송도반도 앞에 떠 있는 작은 무인도 두도와 몰운대, 두송반도도 뛰어난 경관과 함께 지질학적 가치로 지질공원 후보지로 꼽힌 곳이다.
송도반도 끝자락, 암남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바로 눈앞에 보이는 작은 섬이 두도다. 무인도인 두도는 면적 0.019㎢로 높이 57m에 불과한 작은 섬이지만 독특한 생태와 다양한 지질을 보여주는 곳이다. 동백과 해송이 자생하는 두도에는 해안 절벽을 따라 백악기 말에 퇴적된 하부 다대포층과 화산암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 또 8000만 년 전 시기의 공룡 알 화석을 비롯해 발자국 화석, 뼈 화석, 배설물 화석 등 다양한 공룡 화석과 양치식물, 나무둥치 화석 등 다양한 화석이 발견된다. 6곳의 공룡 알 둥지에서는 알 크기 40㎜에서 150㎜에 이르는 25개의 공룡 알 화석이 발견됐다.
송도반도 서쪽의 두송반도는 공룡 전성기였던 백악기 말 부산지역을 뒤흔든 지진의 기록이 뚜렷하게 남아 있는 곳이다. 보통 마그마가 지층을 뚫고 지나며 암맥을 이루지만 이곳엔 이암층 사이에 퇴적암인 사암으로 된 암맥이 있다. 이는 암석으로 굳기 이전 물을 머금고 있던 모래가 지진의 충격으로 유체 같은 성질로 변해 상부의 암석 내 빈 틈으로 주입된 뒤 굳은 희귀한 지질기록이다. 서쪽 해안의 백악기 퇴적층은 건기와 우기가 뚜렷이 구분되던 당시의 기후를 잘 보여준다. 공룡이 몰려들었던 건조한 범람원의 저지대였던 두송반도에는 공룡 알 둥지와 파편 화석이 발견된다.
낙동강과 가까운 몰운대는 지질학의 교과서와도 같은 곳이다. 다양한 형태의 단층과 암맥, 화산암, 사층리뿐만 아니라 화석과 과거 지진의 흔적까지 다양한 지질현상의 기록을 간직하고 있다. 몰운대는 과거에는 섬이었다가 낙동강에서 밀려온 모래가 쌓여 1600년대에 육지와 연결된 곳으로 독특한 육계도 지형을 보여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