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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지 따라 이야기 따라 <17> 창원 최윤덕 유적지 복원

세종이 '나의 제갈량'이라 부른 창원출신 장상… 생가지 복원 활발

  •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
  •  |   입력 : 2013-08-15 18:48:29
  •  |   본지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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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덕 장상의 동상.
- 왜구·여진족 격퇴 큰 공 세워
- 재상의 반열에 오른 장군

- 고향 창원엔 묘소 한 곳 있을 뿐
- 변변한 기념지 전무

- 창원시 최근 성역화 작업 추진
- 북면의 마을·묘소
- 道지정기념물 등재
- 2015년까지는 생가지 복원

정렬공 최윤덕 (1376~1445) 장상은 창원출신으로 태종~세종때 이르기까지 영토확장을 통해 조선초기 나라의 기틀을 세운 인물이다.

무인출신인 최 장상은 명칭에서 보듯 장군이면서 재상의 반열에 올랐다. 그의 가장 큰 공은 남쪽으로는 왜구들을 격퇴하는 한편 북쪽으로는 여진족을 몰아내고 4군을 개척 했다는 것이다.

틈만나면 임금에게 외적의 침입에 대비해 성을 쌓자고 진언하는 등 국방을 튼튼히 하는데 주력해 왔다. 세종은 그를 무인으로서 지략과 인품을 흠모해 '나의 제갈공명'이라고 불렀다고도 전한다.

이종무 등과 함께 대마도의 왜구를 격퇴하는 과정에서 놀라운 지략을 발휘해 항복시킨 사실은 유명한 일화다.

이처럼 많은 공을 세운 인물이지만 고향 창원에는 묘소만 있을뿐 변변한 생가 하나 없다.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작업이 미진한 탓이다.

하지만 최근 몇년새 그에 대한 재조명 작업이 한창이다. 시청앞에 동상이 세워지고 학교에서 그의 무용담이 강의되는 등 최 장상의 나라사랑 정신을 일깨우는 작업이 시작되고 있다.

■무인 집안서 출생, 왜구 격퇴로 유명해져

   
창원시 북면에 있는 최 장상 생가지.
공업도시 창원시청 옆 용지공원에는 신도비(공을 기려 세운 비석)가 하나 있다. 지난 1996년 창원시가 세운 최윤덕 장상 신도비다. 신도비에는 최 장상의 기개와 나라사랑 정신이 빼곡히 적혀있다. 후세들에게 새로운 리더십을 전수하고 있는 셈이다. 최 장상은 1376년 고려 무왕 2년 창원에서 참판승추부사를 지낸 최운해 장군의 아들로 태어났다. 현 창원시 합성동의 군영에서 근무하던 최운해 장군이 인근 창원 이씨와 결혼, 최 장상을 낳았다.

하지만 최 장상은 6살때 어머니를 여의면서 고아나 다름없는 신세가 돼 양수척(백정)집에 맡겨져 어린시절을 보낸다.

최 장상이 21살 되던 무렵, 병사 신분으로 왜구와 교전을 벌이게 되는데 빼어난 활 솜씨로 왜구를 격퇴해 과거 시험을 거치지 않고 부사직(초급 장교격)에 임명된다. 그는 10년후 정식으로 과거를 봐 무과시험에 당당히 합격했다. 이후 그는 부친의 뒤를 이어 평생 왜구나 북방 오랑캐를 몰아내는 일에 전념하게 된다.

그에게 꼬리표 처럼 따라다니는 '축성대감'이란 별명도 이때쯤 붙여졌다. 세종실록에는 세종이 자신을 찾은 최 장상에게 "공은 또 나에게 성을 쌓으라고 진언하러 왔구료"라며 굳은 신뢰를 보내는 대목이 등장한다. 왜구침입 등으로 어지러웠던 시절 그는 성 축조야말로 국방을 튼튼히 할 수 있는 지름길임을 강조해 왔다.

■외적 정벌의 선봉에 서다

   
최 장상의 묘.
이성계가 나라를 세운 조선초기는 왜구와 북방 오랑캐의 빈번한 침입때문에 서민들의 삶이 피폐해지던 때였다. 1419년 대마도 정벌은 이러한 배경속에 세종의 명으로 이뤄졌다. 이종무 등과 함께 이뤄진 대마도 정벌은 그의 기백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사건이었다.

박동백 창원문화원장은 "그는 전쟁에 나서기전 일본인 집단 거주지가 있던 웅천(지금의 진해) 제포에서 21명의 일본인들을 참수하며 왜인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게 된다"고 전했다. 대마도 왜구들과 내통할 수 있는 위험인물을 제거, 정보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대마도 정벌대는 전함을 이끌고 대마도에 도착했지만 처음에는 고전하게 된다. 이때 그는 현지인들로 부터 얻은 정보를 토대로 식량보급로 주변에 성을 쌓았다. 이른바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는 길을 택한 것이다. 이 계략은 적중해 대마도주는 정벌대가 도착한지 15일 만에 항복하기에 이른다.

당시 정벌대에 참여한 유정현(삼도도통사)은 상왕인 태종에게 "전하, 이번 작전은 최윤덕의 운주(뛰어난 지략)함이 절묘해서 얻어진 것입니다"고 밝혔을 정도였다.

이후 그는 압록강 지류인 파저강 전투에서 여진족을 몰아내 4군을 개척한다. 뒷날 세종 때 문신인 김종서가 설치한 6진과 함께 영토를 넓히고 국가의 토대를 닦는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태종이후 왕위를 이어받은 세종은 그의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성역화 작업 활발 불구 남겨진 과제 많아

창원시는 뒤늦게 최 장상의 인품을 기려 성역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가 태어난 곳으로 추정되는 북면의 한 마을과 묘소를 경남도지정 기념물 145호로 등재했다. 1997년 당시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3월의 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지난 2010년 10월에는 시청 옆에 말을 탄채 활을 쏘는 최 장상의 모습이 역동적으로 표현된 높이 12m의 동상(청동브론즈)이 들어섰다. 외적을 향해 부릅뜬 그의 눈매에서 애국애족 정신을 읽을 수 있다.

창원지역 각급학교에서도 최 장상의 나라사랑정신이 책으로 엮어져 강의되고 있다.

시가 주력하는 것은 최 장상 생가지 복원사업이다. 시는 50억 원을 들여 2015년까지 의창구 북면 내곡리 4271㎡일원에 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생가와 사랑채는 물론 평소 최 장상이 즐겨 마셨던 정승샘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시는 최근 생가지 복원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완료한데 이어 토지매입을 추진중이다. 창원시 배경민 문화관광과장은 "역사적으로 추앙받는 최 장상의 생가지를 복원해 충절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최 장상 유적지가 창원을 대표하는 문화 관광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최윤덕 장상 30년 연구 박동백 창원문화원장

- 인품까지 훌륭했던 최 장상
- 세종의 신뢰 한몸에 받아

- 한양에 살았지만 고향인 창원에 묻히기 원해

   
박동백 창원문화원장은 자타가 인정하는 최윤덕 장상 전문가다. 최 장상의 일대기를 발굴, 현재의 위상을 찾게 한 일등공신이다.

박 원장이 최 장상과 인연을 맺게된 것은 30년 전. 창원대 사학과 교수시절, 한 지인이 "위대한 인물이 초야에 묻혀 있다. 자네가 빛을 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어느 날 그가 짬을 내 북면의 한 야산을 오르자 허물어진 봉분하나가 나타났다. 박 원장은 "한 시대의 영웅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초라한 묘와 묘비를 보고 호기심이 발동했다"고 회고했다. 최 장상 흔적이 담긴 사료를 닥치는대로 더듬어 나갔다. 그는 "한마디로 깜짝 놀랐다. 그에 대한 세종의 신뢰가 지극했으며, 높은 벼슬을 하사했지만 계속 사양하는 구절이 실록이 담겨 있었다"고 밝혔다. 최 장상은 전투에 임하면서 부하 장졸들에게 부녀자나 아이를 다치게 하지말고, 남의 물건을 가로채지 말며, 항복하는 적을 무자비하게 대하지 말 것 등을 당부하기도 했다. 당시 전투에서는 이긴 자가 전리품은 차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 장상은 달랐다. 한마디로 적의 인권까지 생각한 민주주의적 인물이었다. 또 한양에 살면서도 일찍 여읜 모친을 잊지 못해 자신의 묘도 고향 창원에 써도록 유언할 정도였다.

경북 문경새재 한 마을은 현재 최 장상을 모시는 사당을 차려놓고 제사를 지내고 있다. 마을 사람들이 그에게 "올해는 비가 옵니까"라고 물으면 사당 내에 있는 대나무에서 '딱딱딱'소리가 나면서 '그렇다'라고 답을 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원장은 올 가을께 그간의 연구성과를 집대성한 최 장상 관련 책을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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