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도용복의 라틴기행 <13> 멕시코

미스터리문명 마야, 홀연히 사라져 안타까움만 남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7-11 18:47:33
  •  |   본지 3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치첸이트사의 매머드급 피라미드인 카스티요 신전. 사면의 계단이 모두 91개씩 있고 꼭대기로 올라가는 계단이 1개 있어 모두 합치면 365개로 1년에 해당한다.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유적도시 '욱스말'
- 서기 600년께 주민 5만 번성했다 사라져
- 살기힘든 밀림 한가운데 세워져 호기심

- 치첸이트사의 25m높이 카스티요 신전
- 1100년전 만든 2400만평 석조 피라미드
- 365개 계단, 당시 천문학 수준 알수 있어
- 매년 1명의 심장 제물로 바치는 인신공양
- 독특한 풍습·건축기술 모두 사라져

멕시코는 '태양의 대륙' 라틴(Latin)의 정열이 살아 숨 쉬는 곳이자 기원전 2000년 미스터리 문명 '마야'의 중심지였던 땅이다. 유카탄반도를 따라 거대한 신전과 현재도 불가해한 건축술과 천문학을 자랑하던 마야는 지금은 알지 못하는 미지의 문명이 되었다. 인류문명의 한 기원으로서 1000년 전까지만 해도 면면히 존재했던 마야는 역사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이에 대해 학자들은 스페인 등 외부 세력의 학살이 그 원인이라는 설과 마야 내의 무분별한 개간이 '흑사병'에 맞먹는 병충해를 불러 급작스럽게 소멸했다는 주장까지 제기한다. 심지어 미확인 비행물체(UFO)에 의해 우주인에 끌려갔다는 '믿거나 말거나' 추측도 있다.

■사라진 문명의 흔적, 욱스말

   
유카탄 반도의 끝, 마야문명의 출발지 메리다를 거쳐 내륙 밀림으로 들어서면 유적도시 '욱스말'이 나타난다. 욱스말은 마야 말로 '풍성한 추수'라는 뜻이다. 서기 600년쯤 동서 600m, 남북 1㎞에 걸쳐 조성된, 주민이 5만 명에 달할 정도로 큰 도시였다.

도시 내부엔 이례적으로 타원형으로 돌축을 쌓은 마법사 신전과 지평선 위로 금성이 내려앉은 지점을 정확히 직선으로 바라보며 만든 총독 궁전이 세워져 있었다. 하지만 이렇듯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던 욱스말은 뭔가 알지 못할 이유로 300년 만에 홀연히 사라졌다. 돌무더기와 울창한 정글만 남긴 채 종언을 고했다. 유네스코는 욱스말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미국에서 황량한 사막을 건너 멕시코로 들어가기보다는 과테말라에서 멕시코로 가는 길이 훨씬 운치가 있다. 멀리 자그마한 집들이 보이고 가로로 길게 늘어선 산을 따라 중턱쯤 광산 갱도가 군데군데 뚫린 것이 전형적인 중앙아메리카 풍경이다. 하지만 그것은 엘도라도를 꿈꾸던 정복자가 원주민을 착취해 금맥을 캐던 역사의 아픔이 서린 정경이다. 그렇게 세계사에 간섭하며 닿은 멕시코의 첫 국경 마을이 치아파스 어꼬신고였다.

사람들 소리에, 마이크 소음에 마을은 초입부터 시끌벅적했다. 이 소리를 쫓아 들어가니 한 초등학교에 다다랐다. 맨발의 아이들이 할아버지 가면을 쓰고 지팡이를 들고 음악에 맞춰 춤추는, 다소 어설프지만 귀여운 학예회가 열리고 있었다. 1년에 두 번, 학기가 끝날 때면 열린다고 한다. 워낙 가난하다 보니 학예회가 곧 마을 축제였다. 이날은 부모나 아이 모두에게 특별한 날이었다. 생활은 비록 가난하지만 행복이 물씬 풍기는 웃음이었다. 달리기며 릴레이, 오자미 던지기로 온 가족이 한껏 신 났던 우리네 1970~80년대 그 시절 가을 운동회처럼.

■신의 선물, 천혜의 해변

   
칸쿤의 아름다운 바다. 칸쿤은 해변의 모래가 밀가루처럼 부드러운 것으로 유명하다.
치아파스 어꼬신고를 벗어나면 멕시코만과 카리브해, 태평양을 따라 신이 멕시코에 내린 선물인 천혜의 해변들이 곳곳에서 이어진다. 세계적인 관광지인 아카풀코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다.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지에서 수많은 인파가 휴양을 위해 찾아든다. 최근엔 캄페체주가 유명하다. 과거 스페인 요새가 있던 곳으로 아름다운 풍광과 풍부한 바다 자원 때문에 주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됐다.

특히 휴양지로 유명한 칸쿤은 해변의 모래가 마치 밀가루처럼 부드럽다. '행운의 모래'라고 소문이 나 수많은 관광객이 밀려들고 있다. 40여 년 전 칸쿤은 주민이 채 100명도 안 되는 작은 어촌이었다. 1960년대 말 멕시코 정부가 공사를 시작해 새로운 휴양지로 조성했다. 그 덕에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방문객도 급증하면서 지금은 최고의 리조트 해변으로 변모했다.

여기서 의문 하나. 왜 마야는 뜨거운 태양과 따뜻한 해수(海水)가 있는 해변을 놔두고 사람이 살기 전혀 적합하지 않은 밀림 한가운데에 욱스말이란 도시를 만들었을까? 작물을 기르기 어렵고 우기면 몇 달간 끊임없이 비가 내리며 웅덩이의 벌레가 전염병을 퍼뜨리는데다 맹수와 독충마저 우글거리는 위험천만의 정글에다 왜 삶의 터전을 만든 것일까?

■치첸이트사에 남은 인신공양 유적

밀림 속 욱스말의 마야가 사라질 무렵 유카탄반도의 중앙 석회암지대엔 새로운 유적지 '치첸이트사'가 세워졌다. 약 8000만㎡(2400만 평) 면적에 종교의식을 행하던 곳이다.

대표적인 유적은 높이 25m의 매머드급 피라미드인 '카스티요 신전'. 건축 연대를 추정해보면 서기 900년쯤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100년 전, 돌을 쌓아 그렇게 거대한 신전을 만들었다는 게 기이하다. 안으로 들어가면 지구의 공전주기에 맞추어 전체 계단의 숫자를 365개로 한 것에 다시금 놀란다. 당시 천문학이 현대에 버금가는 수준이었음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치첸이트사는 이전의 마야와는 다른 새로운 역사를 새겼다. 해마다 한 사람씩 죽여 신에게 제물로 바치고 그의 해골을 판에 찍어 유적 벽면에 붙인 것이다.

제물로 바칠 인물은 지금의 축구와 비슷한 경기를 통해 결정했다. 유적의 한쪽 벽면에 축구 골대 넓이로 구멍을 뚫고 길이 165m 경기장에서 팀당 7명씩 선수를 편성해 작은 고무공을 이리저리 패스하며 골대에 집어넣는 '펠로타'라는 공놀이가 그것이다. 선수들은 갑옷과 투구를 걸치고 마치 전사처럼 경기에 임했고 이긴 팀원 중 가장 건강한 사람의 심장을 신에게 바쳤다.

당시 사람들은 제물이 되는 것을 가장 큰 영광으로 생각해서 경기에 이기려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고 한다. 치첸이트사의 유적들은 골대를 걸었던 구멍과 맞은편 벽면에 새겨진 경기 장면을 통해 당시 모습을 제법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무분별한 식민지 개척과 금광전쟁, 나아가 일부 국가의 제국주의 야망이 수천 년을 이어온 마야를 송두리째 없애버린 건 인류의 엄청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마추픽추의 잉카와 더불어 인류는 그렇게 두 개의 문명을 잃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제주 천지연폭포서 사진 촬영 중 추락…50대 관광객 숨져
  2. 2부산·울산·경남 흐리고 일부 지역은 비
  3. 3올해 초과세수 '최소 50조원'…내년 미래대응기금 200조원대
  4. 4만남 거부했다고 차에 감금 후 고속도로서 여자친구 때린 60대
  5. 5충남 부여 남서쪽서 규모 2.6 지진 발생
  6. 6[속보] 박홍근 “호남 반도체, 기업 팔 비틀기 아냐…성과 내야 해”
  7. 7“죽여버리겠다” 음주운전 출소 나흘만에 신고자 협박한 60대
  8. 8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9. 9李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후 귀국…한미회담 등 성과 점검
  10. 10‘서해피격 공무원 월북’ 수사 발표 해경총경, 직위해제 취소소송 승소
  1. 1李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후 귀국…한미회담 등 성과 점검
  2. 2오세훈 “李대통령 실거주 이어 실경작 집착…국민 싸울 대상 아냐”
  3. 3장동혁 “국민 분노 폭발 직전…재산 약탈중지하라”
  4. 4“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의심 신고 3년 새 46배 증가”
  5. 5[속보] 靑, 우크라 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에 “원칙 따라 대응”
  6. 6군·유엔사 ‘DMZ 지뢰 추정 폭발’ 현장 조사 절차 시작
  7. 7조희대 대법원장 '재제청 거부' 여진…여야 공방 계속
  8. 8李대통령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조속 재개해야”
  9. 9국힘, DMZ 지뢰사고 공세 지속…“증거유실 기다리나”
  10. 10[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1. 1올해 초과세수 '최소 50조원'…내년 미래대응기금 200조원대
  2. 2[속보] 박홍근 “호남 반도체, 기업 팔 비틀기 아냐…성과 내야 해”
  3. 3"미래기금 사업 131건 중 95%는 부처 요구대로…감액 6건 불과"
  4. 4숙박업 세금체납 4년간 3.4배↑…주요 업종 중 최대폭 증가
  5. 5“문제 없을까?”… 공정위 퇴직자들, 대형 로펌에 대거 취업
  6. 6‘말로만 자율주행 기술 육성’… 관련 부처 예산 오히려 삭감돼
  7. 71243회 로또 복권 1등 12명…당첨금 각 25억 9252만 원씩
  8. 8음주로 목숨 잃은 여성 10년새 증가…50대 유독 늘어
  9. 9빠르게 느는 '10대 마약밀수범'…올해 적발인원, 작년 넘어서
  10. 10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1. 1제주 천지연폭포서 사진 촬영 중 추락…50대 관광객 숨져
  2. 2부산·울산·경남 흐리고 일부 지역은 비
  3. 3만남 거부했다고 차에 감금 후 고속도로서 여자친구 때린 60대
  4. 4충남 부여 남서쪽서 규모 2.6 지진 발생
  5. 5“죽여버리겠다” 음주운전 출소 나흘만에 신고자 협박한 60대
  6. 6‘서해피격 공무원 월북’ 수사 발표 해경총경, 직위해제 취소소송 승소
  7. 7추석 연휴 마지막날 정체 시작…부산→서울 5시간
  8. 8올해 7개월간 ‘사이버 도박’ 검거 10대 267명…작년 전체보다 많아
  9. 9소주 탄 분유 먹이고 딸 강제추행…자녀 3명 학대한 40대 징역 7년
  10. 10중국 최고지도자 상호 중식당 테러…용의자 모두 중국인
  1. 1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2. 2[속보] 한국, 아시안게임 e스포츠 대전격투 첫 금메달
  3. 3남자 사브르, 일본에 45-44 역전승…아시안게임 단체전 4연패
  4. 4한국 야구, 중국 꺾고 결승 진출…27일 일본과 금메달 결정전
  5. 5한국 남자핸드볼, 중국 꺾고 8년 만에 아시안게임 4강
  6. 6[속보] 여자농구, 일본 꺾고 12년 만에 금메달…남녀 동반 우승
  7. 7[속보] ‘평균대 유망주’ 황서현,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금메달
  8. 8한국 여자 축구, 우즈벡에 6-3 승리로 준결승행
  9. 9류지현호, 일본에 0-5 영봉패
  10. 10이민성호, 베트남 4-0 완파하고 준결승 진출
부산 야구장 미래는
사직 역사성 있지만 대체구장 부담…북항 돔은 재원 관건
부산 야구장 미래는
비오면 그라운드·관중석 물난리…구단 시설 보강도 한계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