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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지 따라 이야기 따라 <9> 창원 성산패총·야철지

박정희 대통령 단숨에 달려오게 만든 '고대 철기 산업단지'

  •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
  •  |   입력 : 2013-04-11 18:43:30
  •  |   본지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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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패총 유물관에 보존하고 있는 야철지의 모습. 사진 한 가운데 울퉁불퉁한 흙이 있는 곳이 철을 만들어 낸 야철지다. 박동필 기자
- 선사시대 먹다버린 조개껍데기 패총
- 1974년 창원공단 부지조성 때 발견

- 철기 만들어 수출한 창원 기계공단 원조
- 야철지 유구 나와
- 철과 불의 도시로 新철기 꽃피워

창원국가공단 부지조성이 한창이던 1974년 바쁘게 움직이던 육중한 중장비들이 야트막한 야산 앞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 조개 더미 퇴적층이 발견된 것이다. 공사는 중지되고 고고학자들이 투입됐다. 조사 결과 이곳은 선사시대인들이 주식으로 먹고 버린 조개껍데기와 생활쓰레기가 쌓인 거대한 패총이었다. 사적 240호 성산패총은 이렇게 세상 속으로 나왔다.

하지만 더 중요한 보물은 패총 서남쪽 아래 유적지에 감춰져 있었다. 조심스럽게 조개 더미를 걷어내자 쇳물을 부었던 야철지 유구(유적지)가 얼굴을 내밀었다. 잊혔던 옛 야철지에 금속공업을 중심으로 한 창원공단이 자리 잡고 국가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 것이 우연만은 아닌 셈이다.

최근 창원시는 이런 의미를 담아 '철과 불'의 이미지를 문화적,역사적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전국 최초의 산업사박물관 건립추진과 국제 철기문화 박람회 준비가 그것이다. 선사시대부터 공업도시로 이어진 무궁무진한 '철과 불'의 이야기가 세상 밖으로 걸어나올 날이 머지않았다.

■패총과 야철지

   
야철제례행사 때 쇳물을 녹일 불을 만들기위해 채화를 하고 있다.
창원국가산업단지 중심부인 창원시 외동에는 작은 고깔모자 형태의 야트막한 야산(해발 73.5m) 이 있다. 공장건물에 가려져 애써 찾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곳이다. 이 야산이 바로 창원시와 국가공단의 발상지다.

선사시대 패총퇴적층 아래에 나온 야철지는 당시 고고학적으로 흔치않은 발굴이었다. 남해안의 가야시대 이전 문명이 철기를 만들고 이웃나라들에 수출까지 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귀중한 발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고고학자들은 조개껍데기 아래 기다란 진흙층 위에 아로새겨진 흔적들의 정체를 곧바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마치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물이 흘러내려 간듯한 이 '울퉁불퉁'한 이 유적은 학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기에 충분했다.

박동백 창원문화원장은 "당시 야철지 흔적의 용도를 놓고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미국 하버드대 출신 서울 모대학 교수가 충분한 검증과 조사를 토대로 '야철지'라는 주장을 내놓았고 결국 공인을 받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국내 최대 기계공업 공단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그 원류격인 야철지가 발견됐다는 언론보도는 국민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현장을 방문했을 정도로 야철지 유구발견은 일대 사건이었다.

이와함께 패총에서는 민무늬토기, 반달돌칼, 돌도끼 등이 쏟아져 나온 것은 물론이고 중국 한나라때 만든 오수전이라는 화폐도 나왔다.

창원시는 이후 야철지에 비가 들어오지않도록 보호각을 만들고 관련 패총유물관을 만들어 2세들의 교육장으로 활용중이다.

■세계로 향하는 철과 불의 도시

창원시는 해마다 7월 시민축제를 하면서 전야제 행사로 야철제례 행사를 한다. 바로 성산패총에서 철기 제조가 시작된 창원의 역사를 기념하기 위함이다. 또 통합시 창원은 창원국가공단외에 마산자유무역지역, 봉암공단, 진해 마천주물공단 등을 갖춘 명실상부 철을 중심으로 하는 공단 도시이기도 하다.

시장과 유림대표 등이 참석하는 제례 성격상 철기 제조의 핵심요소인 불은 야철제에서는 신성하게 다뤄진다.

제례행사는 창원 성산패총과 마산 이산미산과 진해 웅천 자매산 등 철 생산지 3곳에서 채취한 흙을 성산패총 야철로에서 합토하면서 막이 오른다. 이어 창원공단 철 생산 기업체 근로자들이 부싯돌로 불씨를 채화하고 장인이 쇳물을 헌납하는 등 옛날 선사시대 철을 생산하던 모습을 재연하게 된다.

이 행사에는 삼한시대 질 좋은 철을 생산, 중국과 일본에까지 수출한 데 이어 국내 기계공업의 요람지로 성장한 창원시민의 자부심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이 같은 역사성을 토대로 창원시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것이 국내 최초의 산업사박물관이다. 창원공단 인근에 부지를 마련해 철의 도시 창원의 과거역사와 근대, 현대, 미래의 모습을 재연할 예정이다.

이 박물관은 2017년까지 성산구 외동 3만5000㎡부지에 732억 원을 들여 공업도시 창원을 홍보하는데 일조할 전망이다. 특히 성산패총 야철지의 모습과 역사를 스토리텔링화해 박물관 내에 재현할 예정이다. 이어 박완수 창원시장은 올초 '신철기문화 창조 박람회'를 개최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16년에 철기와 관련된 문화를 내용으로 하는 국제수준의 박람회를 창원에 개최해 국제적 철문화의 산실로 떠오르는 공업도시 창원의 명성을 국내외에 알릴 야심 찬 계획을 추진중이다.


# 창원 산업사박물관 무엇 전시하나

- 대장장이 애환 등 스토리텔링
- 최첨단 기술 접목 체험장 활용

   
창원산업사박물관 조감도.
통합시를 대표할 창원 산업사박물관에는 어떤 내용이 담길까.

창원시는 산업사박물관에 성산패총 야철지에서부터 현재의 공업단지 건설에 이르기까지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는데 초점을 맞춘다는 복안이다. 박물관에는 지금까지 발굴된 철 관련 자료나 보석 같은 유물이 전시된다. 하지만 시가 역점을 두는 것은 창원의 철기역사를 스토리텔링화해 박물관에 담는 것이다. 야철지와 선사시대 창원 지역에 숨겨진 수많은 야사도 수집하고 정리될 예정이다. 쇳물을 녹여 철기를 만든 대장장이의 애환과 철을 일본과 중국에 수출했던 이야기 등이 대상이다.

박물관 구성도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탐방객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모든 시설을 최첨단 IT기술을 접목한다. 이 모든 구상은 오는 2016년 '신철기문화 창조 박람회' 개최에 맞춰 창원을 대표하는 핵심 시설로 주목받게 하기 위한 것이다.

   
창원시 성산구 성산패총(야산)을 하늘에서 바라본 모습.
현재 박물관 예정지는 창원시 성산구 창원병원 옆 일대로 창원공단과 인접한 곳이다. 박물관은 부지면적 3만 5000㎡, 건축연면적 1만 7500㎡,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내년부터 기본설계를 시작으로 2014년 착공, 2016년 완공 목표로 추진될 예정이다. 박물관을 교육 및 미적 가치를 모두 갖춘 명품시설로 조성해 창원지역을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랜드마크 건축물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박물관 건립사업은 300억 원 이상 사업비 투입될 예정으로 안전행정부 투융자 심사를 최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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