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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지 따라 이야기 따라 <7> 양산 박제상 효충사와 총체극

죽어서 다시 사는 들풀처럼 대서사극으로 부활한 신라 만고의 충신

  •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
  •  |   입력 : 2013-03-14 18:50:16
  •  |   본지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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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삽량문화축전 행사 중 열린 총체극 '충신 박제상'에서 배우들이 열연을 하고 있다. 극단 양산 제공
- 서기 362년 지금의 양산 상북서 태어나
- 왕의 두 동생 구출하고 왜에 잡혀 순국
- 기다리다 망부석 된 아내, 전설로 남아

- 市, 삽량문화축전에 '충신 박제상' 올려
- 음악·노래·무용·연극 아우르는 총체극
- 웅장한 오케스트라, 화려한 복식 눈길

- 백 군데 기운 옷 입어 '백결 선생' 불린
- 아들 박문량 청빈낙도 생애도 문화유산

'죽어서 다시 사는 들풀처럼 맑은 햇살로 삽량에 내려 천태산 천성산에 끝없이 이어지는 님의 노래, 박제상'. 신라 충신 박제상의 일대기를 담은 총체극 '충신 박제상'의 주제가 가사 가운데 일부분이다.

경남 양산시는 2011년부터 지역 축제인 삽량문화축전에 '충신 박제상' 총체극을 마련한 데 이어 지난해 처음으로 주제곡을 선보였다.

시는 현재 지역의 대표적인 유적지와 인물을 현장 복원 외에 문화예술로 승화시키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 첫 번째 작품이 박제상과 총체극이다. 삽량문화축전은 주 테마를 박제상이라는 인물에 맞추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축전은 지역의 대표적 유적지인 박제상의 혼을 모신 효충사에서 시작한다. 박제상의 혼불을 모셔오는 고유제가 축전의 서막인 셈이다.

■신라 만고 충신 박제상

   
충신 박제상과 그의 아들 박문량을 봉안한 효충사. 경남 양산시 상북면 소토리에 있다.
양산 도심에서 울산 방면으로 국도 35호선을 따라가다 보면 왼쪽 편에 양산천을 가로 지르는 상북면 효충교가 있다. 다리를 건너 어곡터널 진입 직전 우측으로 빠져 마을 길을 따라 300m 정도를 가면 작은 사당이 자리잡고 있다. 박제상을 봉안한 효충사(경상남도 기념물 제90호)다.

박제상은 서기 362년 삽량주 수두리(지금의 양산시 상북면 소토리)에서 태어났다. 각종 벼슬을 거쳐 34세에 삽량주의 간(干·수장)이 되었다. 호는 관설당(觀雪堂)으로 대아찬이란 벼슬이 추증됐으며, 영해 박씨의 시조가 됐다.

익히 알려진 대로 박제상은 고구려와 왜에 각각 볼모로 잡혀있던 신라 제19대 왕인 눌지왕의 동생인 복호와 미사흔을 구출했다. 그러나 박제상은 왜왕을 속이고 미사흔 구출에 성공했지만 자신은 붙잡혀 고문 끝에 순국했다. 또 그의 아내는 두 딸과 함께 남편과 아버지를 그리워하다 울산 울주군 두동면 치술령에서 망부석이 됐다는 사연이 전해지면서 후세에 숱한 전설과 이야기를 남겼다.

효충사는 근년에 지어진 탓에 유서깊은 유적지를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1960년 지역 독지가가 박제상의 생가터로 알려진 땅을 사들여 지은 30㎡ 정도의 사당이기 때문이다. 이후 자치단체와 기업, 양산춘추계 지원으로 지금의 건물로 개축됐다.

■총체극으로 되살아 난 박제상

만고 충신의 위상에 비해 이를 모신 사당의 유적지가 다소 초라해 아쉽다면 예술로 승화된 박제상을 만나보자. 삽량문화축전에서 박제상을 기리는 대표 행사는 단연 총체극이다. 총체극은 음악과 노래, 무용, 연극을 아우른 가무악으로 뮤지컬의 전 단계다. 이전에도 박제상을 주제로 한 연극, 무용행사는 있었지만 총체극으로 꾸며진 것은 지난 2011년 축전 때부터다.

대부분 자치단체는 지역 인물과 유적지 복원을 위해 시설분야에 치중하는 경향이 높다. 하지만 양산시는 유적지 복원은 물론 문화예술 무대를 통해 유적지의 스토리텔링화 사업에도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양산지역에서는 박제상은 물론이고 이를 무대예술로 승화시킨 총체극에 대한 자부심도 높다.

총체극은 지역 극단인 '극단 양산'이 맡고 있다. 35명에 이르는 배우와 스텝 등 모두 50명이 투입된다. 공연시간은 1시간 정도이다. 지난해 무대에 올린 총체극에는 뮤지컬 요소를 더한 박제상 주제곡을 새롭게 선보였다. 기성 작곡가가 쓴 멜로디에 '극단 양산' 송진경 단장이 노랫말을 붙였다. 여기에 배경음악 역시 오케스트라 연주로 웅장함을 더했다. 무대 의상도 신라 시대의 복식을 그대로 재현, 화려함과 극적인 요소를 가미하는 등 해마다 총체극의 내용과 규모를 늘리고 있다.

시는 총체극과 함께 유적지에 대한 정비도 추진하고 있다. 효충사와 문화관, 전시실 등 3동의 건물을 새로 짓고 효충사 일대를 역사 체험장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유적자산 백결 선생, 징심록

효충사에는 박제상 외에 또 다른 인물을 봉안하고 있다. 박제상의 아들인 박문량이다.

아버지의 명성에 가려졌지만 박문량의 생애 역시 지역의 문화유산이자 유적으로 손색이 없다. 그는 백 군데나 기운 옷을 입어 백결 선생으로 불릴 만큼 청빈낙도의 삶을 살았다. 명절을 앞두고 이웃의 떡 방아 찧는 소리에 가난을 탄식하는 아내를 위해 거문고로 방아 소리를 내 위로한 일화는 유명하다. 하지만 왕에게 간신을 멀리하라는 6장의 상소문을 올린 뒤 미련없이 벼슬을 버린 점과 박문량의 아들이 삼국통일을 이룬 김유신의 스승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또 박제상이 집필한 것으로 알려진 '징심록'과 아들 박문량이 기술한 것으로 알려진 '금척지'는 현재까지도 국내·외 역사학계와 종교계의 연구대상이다. 현재 효충사 터를 놓고 일부 학계에서는 박제상이 징심록 집필을 위해 지었던 '징심헌'으로 주장하고 있다.

양산지역 박제상 유적지는 현재까지는 첫 발을 뗀 수준이다. 하지만 앞으로 개발과 재조명 방향에 따라 무궁무진한 유적 가치를 지닌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 '충신 박제상' 연출 송진경 대표

- "창작곡 수 지금보다 늘려 제대로 된 뮤지컬로 만들 겁니다"

   
"무대와 음향 등의 한계는 있지만 제대로 된 뮤지컬로 만들어 나갈 겁니다"

'극단 양산'의 송진경(54·사진)대표는 총체극 '충신 박제상'의 성장 가능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 이 총체극에서 시나리오와 연출, 주제가 작사까지 도맡았다.

그는 "첫해에는 주제가가 없이 연극형태로 시작했는데, 야외무대여서 대사 전달 등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지난해 처음으로 주제가를 직접 작사해 작곡가에게 맡기면서 뮤지컬을 만들기 위한 첫 발을 내딛뎠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단지 주제가가 한 곡 늘었다고 해서 뮤지컬이라고 말할 순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곡 수를 점차 늘려 더욱 풍성한 무대를 꾸밀 생각"이라고 말했다. 뮤지컬을 위해서는 한 무대에 적어도 10~13곡의 창작곡이 올려져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송 대표는 특히 예술을 통해 지역의 유명 유적지와 정체성을 알린다는 점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소도시 축제에서 뮤지컬을 표방한 총체극을 하는 곳은 드물기 때문에 어깨가 더 무겁다고 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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