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오초 리오스는 카리브 해가 품은 천혜의 해변 휴양지다. 관광객들이 해변에서 여유롭게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
- 킹스턴→오초 리오스 해안도로 장관
- 바다와 맞닿은 도로…자동차 뛰어들 듯
- 인구 280만 중 70%가 기독교인
- 엄숙함보다 동네잔치처럼 흥겨운 예배
- 카리브해·크루즈항 조화 '오초 리오스'
- 무릎 깊이 바다엔 작은 물고기 바글
- 던스리버 폭포 걷기 체험 이색적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초록빛 나라. 오전 8시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햇살에 살이 익어갈 정도다. 아프리카 대륙의 열기와는 또 다른 햇살. 킹스턴을 벗어난 뒤 카리브 해안을 따라 오초 리오스로 향했다.
킹스턴에서 오초 리오스로 가는 해안도로는 정말 장관이다. 바다와 맞닿아 있는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가 금방이라도 바다로 뛰어들 것 같다. 자메이카는 카리브 해의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울창한 원시림을 가지고 있는 나라다. 한쪽엔 녹음이 우거진 수목과 다른 한쪽엔 청푸른 캐리비안의 바다를 두고 달리는 동안은 미지의 세계로 빠져드는 신비로움을 느낀다.
■흥겨움 넘치는 이색적인 교회 예배
한 시간쯤 달려 잠시 머문 작은 마을에서는 크리켓 경기가 한창이었다. 차를 타고 오면서 여러 번 경기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한때 영국의 식민지였던 탓에 이곳 자메이카에선 가장 대중적인 경기라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로 알려진 우사인 볼트도 어렸을 때는 크리켓 선수였고, 이곳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크리켓을 배운다. 야구와 비슷한 듯 보이지만 전혀 다른 경기 방식이다. 경기장의 모습도 마름모꼴이 아닌 원형인데다 그 원형의 경기장 가운데에 투수와 타자가 있고 그 주위로 글러브를 끼지 않은 수비수들이 경기장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 상당히 길게 이어지는 경기임에도 많은 사람이 둘러앉아 구경하는 것을 보니 크리켓의 대중적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마을 가운데 있는 오래된 듯한 교회에도 사람들이 가득하다. 이색적이게도 교회 주변에 가꾸어진 정원엔 묘지가 만들어져 있다. 자메이카의 기독교 역사는 식민지 역사와 함께 시작되어 지금은 280만 명 인구 중 70% 이상이 기독교를 믿고 있다. 이곳의 대부분 행사가 기독교 의식으로 시작하고 끝날 만큼 종교가 가지고 있는 비중이 크다.
한국의 예배 모습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성스럽고 엄숙한 예배라기보다는 아주 자메이카스러운 교회 음악과 춤과 노래가 어우러져 흥겨움이 넘친다. 교회라는 울타리가 아니면 동네잔치가 열렸다고 생각했을 듯하다. 행사를 주관하는 목사님은 음악 중간중간 외치는 할렐루야라는 말만 없으면 클럽의 디제이 같다. 하지만 참석한 사람들은 정장과 드레스로 한껏 차려입은 모습이다. 묘지를 끼고 있는 교회에서의 경쾌한 예배와 단정하게 차려입은 자메이카인들의 모습을 한눈에 보는 것이 어울리지 않은 배색의 그림 같지만 묘하게도 멋들어져 보인다.
■옥빛 바다 뒤로 초록의 열대림
| |  |
| 자메이카는 카리브 해에 있는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울창한 원시림이 있다. 사진은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야자나무. |
다시 한 시간을 더 달려 도착한 오초 리오스(Ocho Rios). 전형적인 해변 휴양지이다. 자메이카의 북부 해안 정중앙에 자리 잡은 오초 리오스는 8개의 강이 흐르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산 중턱에는 고급주택으로 보이는 별장들이 늘어서 있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아름다운 크루즈 항과 해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초 리오스는 북미와 유럽에서 출발하는 카리브행 크루즈의 대표적인 정박지이다. 멕시코 칸쿤과 쿠바, 도미니카로 이어지는 카리브 해 크루즈 여행은 이곳 자메이카에서 정점을 찍는다고 할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호수처럼 느껴질 만큼 잔잔한 카리브 해안을 들여다보면 무릎까지 잠기는 얕은 물에도 손가락만 한 물고기가 바글바글하고 넓지 않은 해안 뒤를 둘러싼 초록의 숲에는 야자수를 비롯한 론니, 악키, 블랙프룻 같은 열대과일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문명과 접하지 않고 태초의 인간의 모습으로 살았다면 먹을 것이 풍부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가진 이곳이 낙원이지 않았을까. 수풀 사이로 부는 바람이 강렬한 햇살 아래 익어버린 얼굴을 식힌다.
■카리브 해로 흘러드는 183m 폭포
| |  |
| 300여 개의 바위가 계단 모양으로 층을 지어 있는 던스리버 폭포. |
오초 리오스의 해변을 따라가다 보면 폭포가 하나 나온다. 자메이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인 던스리버폴(Dunn's River Fall)이다. 몬티고베이와 오초 리오스의 해변을 제외하곤 특별한 관광지가 없는 자메이카에서 던스리버 폭포는 아주 특별한 곳이다. 해변에서 바라보면 그저 평범한 숲으로 보이지만 계곡 안으로 들어서면 300여 개의 바위가 계단으로 층을 지어 폭포를 이루고 있다. 사실 낙차가 큰 폭포는 아니지만 석회암이 층을 이뤄 계속 이어진 것으로 이것의 전체 높이가 55m에 길이는 183m에 달하며, 흘러내린 물은 카리브 해의 해변을 지나 곧장 바다로 들어가는데 그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
입구에 들어서면 관광지답게 눈을 사로잡는 많은 기념품이 진을 치고 있다. 수작업으로 나무를 깎아서 만든 생생히 살아있는 듯한 얼굴 조각은 작품을 만들었다는 조각가와 똑 닮았다.
던스리버 폭포를 즐기는 방법은 조금 특별한데 단순히 눈으로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체험하는 것이다. 입구에서 바위에 미끄러지지 않게 해주는 고무신발을 빌려 신고, 일행 모두 서로서로 손을 잡고 폭포를 거슬러 올라간다. 중간중간 가다가 수영하기 좋은 곳이 나오면 물놀이도 하고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한다. 우거진 수풀 사이로 간혹 보이는 도마뱀도 구경하면서 자연을 즐기며 천천히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면 최고 높이까지 두 시간 정도 걸린다. 뜨거운 카리브 해의 태양도 시원한 폭포수와 우림에 둘러싸인 이곳에서는 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