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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지 따라 이야기 따라 <4> 진주 촉석루 논개

승전에 취한 왜군 사기 떨어뜨려…순국 147년만에 '의기'

  •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
  •  |   입력 : 2013-01-31 19:51:31
  •  |   본지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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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때 논개가 왜장을 껴안고 투신한 의암은 경남 진주를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크기는 가로 3.65m, 세로 3.3m다.
- 진주 관기 신분으로 왜장 안고 투신
- 순국이야기 구전되며 28년 후 기록
- 선비 정대륭, 바위에 '의암' 글 전각
- 1740년 조정 허락 받아 사당 건립
- 매년 논개제 개최·뮤지컬 제작도

'충효의 고장'으로 불리는 진주를 대표하는 유적지가 바로 진주성(사적 제118호)이다.

남강 절벽을 따라 쌓은 성곽은 진주성의 위엄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그 성의 중심에는 촉석루가 자리잡고 있다. 강가에 뾰족하게 솟은 바위 위에 만들어진 누각이어서 촉석루라 불리게 됐다. '북쪽에 평양 부벽루가 있다면 남쪽에는 진주 촉석루가 있다'는 말이 돌 정도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진주성은 임진왜란 때 두 차례에 걸쳐 왜군과 전투가 벌어졌던 역사의 현장이다. 진주성을 떠올리면 촉석루의 역사적 깊이를 더하는 한 여인의 순절을 빼놓을 수 없다. 그 주인공이 바로 의기 논개다.

■왜장 안고 강물에 빠지다

임진왜란이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던 1593년(선조 26년),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진주성을 재차 공격했다. 1차 전투에 이어 1년도 지나지 않은 이 전투로 관군과 의병 등 모두 7만여 명이 희생됐고 성은 결국 함락됐다. 승리에 도취한 왜군은 촉석루에서 자축 술판을 벌였고, 이 자리에 있었던 논개가 술에 취한 왜장 게야무라 로쿠스케를 촉석루 아래로 유인해 함께 강에 몸을 던졌다. 이를 계기로 왜군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

이로부터 28년 후인 1621년 논개의 순국이 기록으로 남게 된다. 유몽인은 어우야담(於于野談)에 "논개는 진주의 관기였다. 계사년에 창의사 김천일이 진주성에 들어가 왜적과 싸웠으나 성이 함락되자 군사들은 패배하였고 백성들은 모두 죽었다. 논개는 몸단장을 곱게 하고 촉석루 아래 가파른 바위 위에 서 있었는데, 오직 왜장 하나가 당당하게 앞으로 나왔다. 논개가 미소를 띠고 맞이하자 왜장이 그녀를 꾀어내려 하였다. 그러나 논개는 왜장을 끌어안고 강물에 함께 뛰어 들어 죽었다"고 실었다. 향토사학자 강동욱(경상대 강사) 박사는 "진주 백성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논개 순국 이야기가 28년 후 유몽인의 어우야담에 기록되었고, 그 후 진주 선비 정대륭이 논개가 순국한 바위에 의암이란 글을 전각하면서 비로소 역사적 사실로 인정받게 됐다"고 말했다.

■147년 만에 의기 논개 되다

   
진주 의기사에는 논개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논개의 순국이 사실로 밝혀졌으나 당시 엄격한 신분체제로 인해 관기였던 논개는 어떠한 포상도 받지 못했다. 전쟁터에서 왜병 한 명의 목만 베어도 공을 인정해 벼슬까지 내려주었던 당시 상황에 비추어보면, 논개의 순국은 당시 지배 계층으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국가가 논개의 순국을 외면하면 할 수록 진주 사람들은 논개에 대한 포상을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논개의 죽음은 사후 꽤 오랫동안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런 안타까움 때문에 진주 사람들은 해마다 논개의 혼을 위로해 왔다.

영조 14년(1738년) 남덕하가 경상우병사로 부임하자 논개 포상문제가 제기됐다. 남덕하는 진주 사람들의 건의를 수렴해 조정에 논개 사당과 사당 이름을 내려주도록 글을 올렸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거둬 마침내 1740년 조정의 허락을 받아 촉석루 경내에 논개를 위한 사당인 의기사가 건립됐다. 논개 순국 후 147년 만에 진주 사람들의 바람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후로 관기였던 논개는 의기 논개로 널리 알려졌다.

■스토리텔링을 통한 상품화

진주시는 매년 5월 의기 논개의 순국 충절을 스토리텔링화해 축제를 열고 있다. 우리의 역사와 진주 정신을 되살리고자 역사성과 전통에 초점을 맞춰 구성했다. 여기에 역사적인 의미를 더하고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행사로 승화시켰다.

지난해에는 '교방예술을 찾아서'란 주제로 11회 진주 논개제를 개최했다. 논개제는 진주성지 순의단에서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전투에서 순국한 7만 명의 민·관·군을 위로하는 헌다례와 논개 신위를 모시고 제사를 올리는 신위순행으로 시작된다. 이어 논개의 충절정신을 노래와 춤으로 표현한 의암별제가 펼쳐지고 남강 의암바위에서는 논개 순국 재현극이 이어진다. 의암별제는 왜장을 안고 순국한 논개의 넋을 기리는 것으로 300명의 기녀가 음악과 무용으로 사흘 동안 제를 치렀다는 기록을 근거해 복원됐다. 또 논개가 왜장을 끌어안고 의암바위에서 떨어진 모습을 전문배우를 동원해 40분에 걸쳐 상황극으로 연출하는 논개 순국 재현극은 관람객의 찬사를 받고 있다.

논개제는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제례'로 지금까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매우 특별한 의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극단 현장(감독 정대균)은 2000년에 뮤지컬 논개(윤대성 작, 조구환 연출)를 진주정신 찾기 시리즈 1탄으로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 논개 사당, 의기사

- 촉석루 뒤편 자리잡아 의암 움직인다는 전설도

   
의기사 입구.
촉석루 뒤편에는 논개의 넋을 기리는 사당인 의기사가 자리하고 있다. 의기사에 봉안된 논개 영정은 가로 110㎝, 세로 180㎝ 크기로 비단에 천연채색을 한 정면 전신입상이다.

지난 2008년 2월 윤여환 충남대 교수가 2년 여의 산고 끝에 제작한 것으로 국가표준 영정 제79호로 지정됐다. 조선시대 전통 영정기법으로 제작된 영정은 얼굴 형태와 복식이 수차례 수정되고 가채머리에 대한 보완이 이뤄진 것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심의를 거쳐 완성됐다.

촉석루 앞 남강에는 의기 논개가 왜장을 안고 투신한 바위 의암이 자리하고 있다. 의암에서 바라본 촉석루는 성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1593년(선조 26년) 6월 29일 임진왜란의 제2차 진주성 전투에서 진주성이 함락되고 7만 명이 순절하자, 논개는 왜장을 끌어안고 이 바위에서 남강에 뛰어들어 순국했다.

이 바위는 임진왜란 전에는 위험한 바위라 하여 위암(危巖)이라 불리웠다. 그러나 논개가 이 바위에서 왜장을 껴안고 투신한 후 '의리를 세운 바위'라하여 의암이라 부르게 됐다. 의암은 가로 3.65m, 세로 3.3m로 강에서 솟아 있다. 의암 윗면은 어른 10여 명이 설 수 있을 정도로 넓다. 관광객들도 의암에 올라설 수 있지만 물살이 강해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의암은 오랜 기간 동안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조금씩 움직여 촉석루 아래 암벽 쪽으로 다가갔다가, 때로는 반대편인 강으로 가서 암벽에서 건너뛰기가 어려울 정도로 떨어진다고 전해 온다. 진주에서는 이 바위가 암벽에 와 닿으면 국가 재난이 일어난다는 전설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의암이 암벽에 붙었다는 기록은 없다. 단지 전설로 전해 올 뿐이다. 향토사학자 강동욱 박사는 "진주와 관련한 옛 문헌을 살펴봐도 의암이 암벽에 붙은 적이 있다는 기록은 없다. 지역에서 전설로 전해져 오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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