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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김해시 한림면 화포천 습지 생태공원. 초겨울을 맞아 습지 전체가 은빛으로 물들고 있다. |
- 생활하수·공장 폐수 등 오염 극복
- 민·관합동 복원, 670여 종 서식지로
- 보트이용 습지 생태체험 인기몰이
- 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자주 찾던 곳
낙동강 수계인 경남 김해시 한림면 화포천 일대 습지는 천연기념물 제323호인 황조롱이와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인 노랑부리저어새 등 다양한 동물과 식물이 서식하는 자연생태계의 보고이다.
화포천은 김해시 진례면 신안리에서 발원해 진영읍을 거쳐 한림면 금곡리에서 낙동강과 연결되는 하천으로 길이가 21.2㎞에 이른다. 유수지만도 316만7000㎡에 달하는 국내 최대 내륙 습지이다.
요즘 화포천 습지는 물억새가 습지를 뒤덮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물이 줄면서 군데군데 웅덩이가 생기고, 습지에는 다양한 생명체가 겨울나기 준비에 한창이다.
■습지 속속 체험, 전국 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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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 화포천 습지 탐방객들이 보트를 타고 수중생물 탐사를 하고 있다 |
화포천은 국토해양부가 주최하고 한국하천협회가 주관한 ' 2012년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 선정된 곳이다. 내륙 습지의 아름다움을 간직하면서도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해 전국 3885개 하천 가운데 생태적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화포천 습지 역시 수년 전까지만 해도 생활하수와 인근 공장 오·폐수 등으로 심한 몸살을 앓았다.
한림면 어은리 저습지(5만6000㎡)의 경우 지난 1985년 특정업체가 환경기초시설도 없이 산업폐기물을 매립, 맹독성 침출수로 수질오염이 가중됐다. 인근에 가동 중인 공장만도 50여 개에 달한다. 이 같은 각종 개발에 따른 매립으로 35만㎥ 규모의 저습지가 잠식당했다. 또 수질악화로 희귀 동·식물이 사라지는 등 큰 위협을 받았다. 그러나 김해시와 주민들의 노력으로 생태계 보전대책이 잇따라 마련되면서 화포천도 회생의 길을 찾았다.
김해시는 한림면 퇴래리 316의 346 일대 화포천 습지에 60억 원을 들여 화포천 습지생태공원과 생태학습관을 마련했다.
80㏊에 이르는 습지생태공원에는 너비 3m 길이 4.5㎞의 생태관찰로와 두 갈래로 나눠 조성한 생태수로, 탐방 및 관찰 덱 7개소 등 각종 습지 체험시설이 설치돼 있다. 인근 논 1595㎡에는 생태체험장 5개소를 마련했다. 산책로 주변으로는 쑥부쟁이, 털부처꽃, 꽃창포 등 초화류와 왕벚나무 210 그루가 심어져 습지 자생종인 노랑어리연꽃, 갈대, 물억새, 애기부들, 버드나무 등과 어울려 화포천 습지만의 고유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습지생태공원 입구에 마련된 습지학습관은 지상3층 연면적 657㎡로 습지 교육장, 수중생물과 습지 디오라마관, 노무현 전 대통령과 화포천 습지 사계를 담은 전시관이 들어 서 있다. 3층에는 망원경으로 습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외부 전망대도 있다.
이같은 시설 설치로 화포천 습지는 덱을 통해 습지 깊숙히 들어가 희귀생물들을 관찰하고, 보트를 이용해 습지생태를 마음껏 체험할 수 있는 생태체험장으로 탈바꿈했다. 이는 민·관이 합심해 일궈낸 귀중한 결실로, 평일에는 100∼200명, 주말에는 400∼500명의 탐방객이 몰리는 등 지금까지 1만5000여 명이 이곳을 찾았다. 개장한 지 2개월도 안돼 거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습지 탐방, 예약 필수.
화포천 습지에는 식물 352종, 곤충 165종, 어류 15종, 양서류 9종, 파충류 7종, 조류 53종, 포유류 15종 등 670여 종에 달하는 생물이 서식한다.
이 중에는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1급인 귀이빨대칭이와 수달, 2급인 노랑부리저어새, 큰기러기, 독수리, 큰고니, 개구리매, 흰목물떼새, 삵 등도 살고 있다.
덱 아래를 자세히 살펴보면 귀이빨대칭이가 하천 바닥을 전진하며 남긴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선을 따라 가면 어김없이 귀이빨대칭이가 있다. 화포천 습지 생태공원 곽승국 관장은 "10분에 5∼6마리를 채집할 정도로 많다"며 "화포천 습지를 제대로 탐방·체험 하려면 한나절 시간의 여유를 두고 찾을 것"을 당부했다.
넓은 목초지로 변한 습지 상류부는 큰 기러기의 주 무대다. 겨울이 되면 3000∼4000 여마리가 무리지어 여유롭게 노니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습지학습관 인근에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노랑부리저어새를 비롯 큰고니, 각양 각색의 오리류, 사냥감을 노리는 말똥가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습지 하류부에는 노랑어리 연꽃과 창포가 널려있다. 퇴래천과 화포천이 합쳐지는 습지 최하류부에는 물억새가 많이 서식해 물억새뜰로 불리운다. 바람에 흔들거리는 물억새의 흰 빛 물결은 마치 눈을 뿌리는 듯 황홀감 마저 느끼게 한다.
자연생태지도사와 함께 하는 습지생태체험 프로그램도 인기다. 이 프로그램은 15∼20명 단위로 이뤄지는데 단순 설명에 그치지 않는다. 탐방에 나선 어린이들과 1시간 30분 동안 잠자리채로 곤충을 직접 잡고 물고기와 게아재비, 왕우렁이, 가시연꽃 등 수생 동식물도 관찰하는 등 그야말로 생생한 현장 체험이 이뤄진다. 시기별로 특별한 주제를 갖고 자연생태전문가나 지역 예술·문화 전문가와 함께하는 특별 체험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지난 10월 말에는 백윤하 어류 전문가와 함께 탐방객 17명이 보트를 타고 습지 곳곳을 누비며 어류 이동경로 등을 살피는 체험을 가졌다.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곽민준(11) 군은 "자연체험을 여러번 했지만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를 한 곳에서 보고 체험하기는 화포천 습지가 최고"라며 "외래종인 베스도 많아 이들이 생태계를 파괴하기 전에 빨리 잡아야 할 것 같다"고 체험담을 피력했다.
■봉하마을이 지척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매주 2∼3회 자전거를 타고 화포천 습지를 찾을 정도로 애착을 보였다. 화포천은 봉하마을과는 1.2㎞ 떨어져 있다. 철도 아래 설치된 콘크리트 박스 통로를 통해 화포천 습지와 봉하마을을 바로 오갈 수 있다.
습지학습관 3층에 마련된 망원경으로 보면 사자바위도 또렷하게 보이고 봉하마을의 집들도 확연하게 볼 수 있다.
# 곽승국 습지생태관 관장
- "자라나는 아이들 자연 통해 사랑·행복 배워나갔으면…"
"우리 아이들을 행복의 길로 이끌려면 지금부터라도 자연으로 나가게 해야 합니다."
경남 김해시 한림면 화포천 습지생태관 곽승국(40·사진) 관장은 "자연 체험이 자연에 대해 마음의 문을 열게 하고, 종국에는 흠뻑 빠져들게 한다. 자연 체험이 행복한 삶과 자연 사랑의 모태이다"고 강조했다.
곽 관장이 화포천 습지와 인연을 맺은 지도 어언 5년이 지났다. 람사르총회가 준비되고 습지의 가치가 알려질 즈음부터다. 1990년대 화포천 습지는 오·폐수가 흐르 던 '죽음의 하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를 비롯한 환경 전문가와 김해시의 노력으로 화포천이 습지 회생의 모델로 본 모습을 되찾았고, 생태공원에는 자연을 느끼고 보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곽 관장은 "아이들에게 가까운 곳에서 습지 등 자연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연중 내내 습지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 아이들 탐방객이 자연의 세계를 만끽하고 배울 수 있게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화포천 습지가 덱이나 보트를 통해 습지 속으로 깊숙히 들어가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체험할 수 있는 전국 유일의 습지생태공원으로 거듭난 것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는 "김해시의 경우 급속한 인구증가와 개발 가속화로 도시 이미지가 자연과는 거리가 있었다"며 "하지만 화포천 습지의 자연 친화형 생태공원화로 자연 친화도시로 탈바꿈 하게 됐다"고 자랑했다.
곽 관장의 자연사랑은 어릴 때부터 시작됐다. 그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는 과학반, 고등학교 때는 생물반에서 활동했다. 또 대학교는 생물학과, 대학원에서는 생태학을 전공했다. 그는 지난 2000년에는 자연과 환경을 위한 사업체인 '자연과 사람들'을 만들어 화포천 습지생태공원 운영의 토대를 구축했다.
곽 관장은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쏟을 수 있어 너무 좋다"며 "자라나는 아이들이 자연을 통해 사랑과 행복을 배워 건강한 시민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